신장 및 간 기능은 NOAC의 대사 및 배설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NOAC 사용 및 용량 결정에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6.1. 만성 신질환에서의 경구 항응고 요법

심방 세동은 만성 신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유발하며, 만성 신질환 환자에서 신기능이 저하될 수록 심방 세동의 유병률 및 발생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질환을 동반한 심방 세동 환자는 색전증 및 심각한 출혈 위험도 모두가 증가하여 이환율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위험도 예측 및 치료가 쉽지 않다. 현존하는 4개의 NOAC 모두 일정 부분 신장을 통해 배설되는데, 그 비율은 다비가트란 (80%), 에독사반 (50%), 리바록사반 (35%), 아픽사반 (27%) 순이다 (표 4).

만성 신질환을 가진 심방세동 환자에게 경구 항응고제를 처방하기 전 신기능의 평가하기 위해 여러 공식이 사용되고 있는데, 각각의 공식 마다 장점과 단점들이 있다.

CKD-EPI 공식은 National Kidney Foundation에서 권장하는 공식으로, 모든 범위의 만성 신질환 단계에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155. 그러나 NOAC 사용에 있어서는 Cockcroft-Gault 방식을 이용한 신기능 계산 (Creatinine Clearance; CrCl)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대부분의 NOAC 3상 대표 연구들에서 이 방식이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신기능의 계산이 어떤 공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보다 급성 신기능 저하가 있는 상태가 아닌 안정적인 상태에서 신기능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NOAC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신기능 저하에 대한 조기 감지를 위해 최소한 1년 간격으로 신기능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신기능 저하가 이미 존재하는 경우 (CrCl <60 mL/min) 에는 더 짧은 간격의 신기능 평가가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환자의 CrCl를 10으로 나눈 값이 신기능 검사의 간격 (CrCl/10 개월)으로 권장된다 (예: CrCl 30 mL/min의 경우 3개월에 한 번씩 검사 권장). 또한 환자가 고령, 노쇠, 다양한 동반질환 등 추가적인 위험인자들을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추가적인 주의 및 짧은 간격의 신기능 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며, 특히 다비가트란의 경우 신장 배설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 와는 반대로, 신기능이 평균 이상으로 높은 환자 (CrCl > 95 mL/min) 에서 에독사반 (60 mg 1일 1회) 의 경우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그 효능이 감소한다는 관찰 결과가 발표된 바 있어 주의가 요구되며, 미국 FDA에서는 2015년 에독사반을 CrCl이 높은 (>95 mL/min) 환자 군에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다른 NOAC으로 변경하여 사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122. 하지만, 흥미롭게도 이러한 결과는 리바록사반 이나 아픽사반과 같은 Factor Xa inhibitor 계열의 NOAC 들에서 모두 유사하게 확인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연구들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NGAGE AF 연구의 사후 분석에 결과 신기능에 따라 에독사반의 안전성 및 전반적인 임상 혜택은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일관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점158,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들의 체격 및 CrCl이 서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앞서 언급한 서구의 연구 결과를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높은 신기능 환자에 대한 추가적인 권고 사항은 아직 없다.

6.2. 경도 및 중등도의 신질환 (CrCl≥30 mL/min) 에서의 경구 항응고제

비타민 K 길항제가 경도 및 중증도의 신질환을 동반한 심방 세동 환자의 뇌경색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와 유사하게 4개의 NOAC 모두 3상 임상 연구들에서 경도 및 중증도의 신질환 환자 군에서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일관적인 효능 및 안전성을 보이고 있다158,163-166. 특히 ARISTOTLE 연구의 분석 결과에서는 CrCl 값이 낮은 환자에서도 아픽사반의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뇌경색 감소 효능은 유지되면서 출혈 위험도 감소의 정도가 더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반면 다비가트란 110 mg 1일 2회 용법에서 보였던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출혈 위험도의 감소는 CrCl <50 mL/min 미만의 환자에서는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에독사반의 경우 각각의 3상 무작위 대조 연구들에서 신기능에 따라 용량을 감량하였던 것에 비해 다비가트란의 임상연구인 RE-LY 연구에서는 신기능에 따른 감량 없이 150 mg 1일 2회 용법과 110 mg 1일 2회 용법을 무작위 배정하여 그 임상결과를 비교하였으며, 현재 약품 처방 설명서에서는 CrCl <50 mL/min 이면서 출혈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110 mg 1일 2회 용법을 권장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여 대한부정맥학회 심방세동 항응고제 선택 및 용량 권고 지침 에서는 이 환자 군에서 110mg 1일 2회 용법을 권고하고 있다 (그림 5).

한편 적절치 못한 용량의 NOAC 사용은 대규모 ‘real-world’ 환자 군에서 좋지 않은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신기능 저하가 명확하지 않은 환자 군에서 적절치 못한 저용량 NOAC의 사용시 출혈 감소의 장점은 뚜렷하지 않으면서 뇌경색 위험성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적절한 용량 결정은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할 수 있겠다.

 

6.3. 중증 신질환 (CrCl 15-29 mL/min)에서의 경구 항응고제

대부분의 NOAC 무작위 대조 연구들 에서는 CrCl <30 mL/min 환자 군들을 제외하였기 때문에 (단, 아픽사반의 경우 소수의 CrCl 25-30 mL/min 환자군 포함) 이 구간의 신기능 저하를 가진 환자 군에 대한 무작위 대조 연구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비타민 K 길항제 또한 이 구간의 환자 군에서 전향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는 상태이다.

이 환자 군에서는 다비가트란의 경우 투여 금기이며, 이를 제외한 리바록사반, 아픽사반, 그리고 에독사반의 경우 감량하여 사용하는 것이 승인되어 있다 (그림 5). 각 약제의 약력학/약동학 및 신배설 비율, 신기능 저하 환자 군에서 확인된 안전성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는 아픽사반 또는 에독사반의 사용이 선호되고 있으나 추가적인 무작위 대조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6.4. 말기 신질환 (CrCl <15 mL/min 또는 투석치료)에서의 경구 항응고제

말기 신질환을 가진 심방 세동 환자에게 비타민 K 길항제의 효능과 임상적 이익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많은데, 이는 비타민 K 길항제의 뇌경색 감소 효과는 분명하나 출혈 위험성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159,160,162. 투석을 받는 환자 군에서의 비타민 K길항제의 효용성을 조사한 유일한 등록관찰연구에서는 사망률 등을 포함하여 전반적인 임상 혜택이 확인되지 않았다159. 말기 신질환 환자에서 유의해야 할 사실은 비타민 K 길항제가 말초 동맥 등 혈관에 석회화를 유발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말기 신질환 및 투석 환자 군에서의 NOAC의 효능과 안전성 역시 입증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 이러한 환자 군에서 NOAC의 사용은 금기이다. 최근 투석환자에게 (FDA 승인 없이) 처방된 리바록사반 및 다비가트란의 경우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입원률 및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

반면 미국 (유럽은 해당 없음)에서는 약력학/약동학 연구 결과를 참고하여 신배설 비율이 가장 적은 NOAC인 아픽사반의 5 mg 1일 2회 용법이 현재 투석 환자군 사용에서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상태이다. 그러나 5 mg 1일 2회 용법에 비해 2.5 mg 1일 2회 용법이 더 혈중 농도가 합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172. 반면 최근에는 5 mg 1일 2회 용법이 뇌경색/전신색전증 위험도 및 사망률을 비타민 K 길항제 대비 감소시킨다는 후향적 연구가 발표된 바 있어173, 아직까지 적절한 용량에 대한 답은 없다. 다른 NOAC의 경우, 말기 신질환 환자에서의 적절한 혈중 농도를 보일 수 있는 약물의 용량을 에독사반 의 경우 15 mg 1일 1회, 리바록사반의 경우는 10 mg 1일 1회 용법으로 보고한 연구들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혈중 농도 및 관찰연구 결과는 참고자료에 불과 하며, NOAC을 말기 신질환 환자에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를 통한 임상적 이득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아픽사반을 대상으로 한 2개의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주목된다.

신 이식을 받은 환자 군에서의 NOAC 사용은 현재까지 데이터가 없으며, 이러한 환자군에게 NOAC을 처방할 때에는 신기능에 맞추어 용량을 결정하되 대부분의 환자들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약제 간 상호작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6.5. 간질환에서의 NOAC 사용

진행된 간질환은 출혈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혈전 생성을 촉진시킬 수 있다. 또한 간 배설 및 약물 대사에 영향을 주어 약물 반응을 변화시키며 약물 유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진행된 간질환 및 응고 장애를 가진 환자는 INR 수치가 자체적으로 상승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비타민 K 길항제를 처방할 경우 적절한 용량 조절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명백한 활동성 간질환을 가진 환자군, 즉 간 경변이 있거나 지속적인 간수치 및 황달 수치의 상승을 보이는 경우는 대규모 NOAC 3상 무작위 대조연구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므로 4개의 NOAC 모두 Child-Truscott-Pugh C의 간 경변 등 응고 장애 및 높은 출혈 위험성을 가진 간질환에서는 금기이다 (표 5). Child B 간 경변 환자의 경우 리바록사반 사용으로 간 수치 상승이 보고되었기 때문에 금기이며, 다비가트란, 아픽사반, 그리고 에독사반의 경우는 주의 하에 감량하여 투여할 것이 권고된다. 2006년에 간 독성으로 인해 ximelagatran이 시장에서 퇴출되었기에 NOAC의 간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NOAC 연구들에서 간독성에 대한 보고는 없었기에 실제적인 NOAC의 간 독성은 와파린보다 낮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침제공 : 대한부정맥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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