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 피임의 날’을 맞아 바이엘 헬스케어가 후원하고 11개의 국제 NGO 단체가 함께한 ‘피임: 미래를 내다보다(Contraception: Looking to the future)’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아시아 여성들이 출산을 늦추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에 반해 피임에 대한 계획과 올바른 지식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여성의 경우, 첫 성경험 연령과 첫 출산 희망 연령 간의 차이가 평균 10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어 가족계획을 위한 피임이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응답자의 많은 수가 피임을 하지 않거나(27%), 체외사정(24%)과 같은 불완전한 피임법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아시아 지역의 20~30대 연령층의 피임과 가족계획에 대한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실시되었으며, 한국인 100명을 포함한 아시아 8개국의 20~35세 남녀 800여 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아시아 여성들의 첫 성경험 연령은 평균22세였으며, 임신을 원하는 여성 중 첫 출산을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30세로, 첫 성경험과 출산 희망 시점 간에는 약 8년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설문에 참여한 남녀 4명 중 1명 이상이 자녀계획이 없거나 아직 미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첫 성경험 연령은 18~23세로, 평균 21.5세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첫 출산을 희망하고 있는 평균 연령은 31.9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첫 출산 희망 연령은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아 장기간의 가족 계획을 위해 충분한 피임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가족 계획에 따른 철저한 피임계획의 필요성에 비해, 조사결과 실제 피임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거나 피임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불완전한 피임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남녀 응답자 중 67%가 피임계획 없는 성관계를 한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첫 성경험 시에는 응답자의 14%가 피임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피임방법을 물은 질문에 대해서도 27%의 응답자가 ‘피임을 하고 있지 않다.’라고 답했고, 24%는 피임법으로 체외사정을 선택하고 있다고 답해 효과적인 피임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기적 가족계획을 위한 피임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남성콘돔 (48%), 경구 피임약 (15%)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별도의 피임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16%에 달해 20~30대 한국인들의 가족계획과 피임실천에는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콘돔이나 체외사정과 같은 남성 의존도가 높은 피임법 외에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 선택할 수 있는 호르몬 피임법 중, 한국 여성들은 경구 피임약(34%)을 매일 복용하는 방법을 가장 선호하는 피임법으로 꼽았다. 그러나, 실제 경구 피임약을 현재 피임법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2%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한산부인과 학회 김선행 이사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피임법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피임이 필요한 남녀라면,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극단적인 결과를 예방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바람직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각 피임법의 피임효과와 장단점에 대해 이해해 두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현재와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적합한 피임법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피임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원할 때 어려움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 남녀 응답자 중 절반 이하인 46%가량 만이 어려움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답해 다른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피임법에 대한 정보전달과 공유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법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 주요 이유로는 ‘피임에 대해 묻기 쑥스러워서(48%)’, ‘학교에서는 성에 관한 질문을 편하게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46%)’, ‘어디서 정보를 얻어야 할 지 몰라서(44%)’, ‘우리사회에서 피임이나 성교육에 대한 대화는 터부시 되므로(31%)’ 등이 꼽혔다. 특히, ‘피임에 대해 묻기 쑥스러워서’라는 응답은 전체 조사대상국 중 한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여, 한국 20~30대 가 피임에 대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공유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엘 헬스케어 문희석 전문의약품사업부 총괄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성에 관한 가치관과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지만, 아시아 국가 20~30대의 피임에 대한 지식과 인식은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면서 “특히 한국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한 대표적인 국가인 만큼, 출산을 희망하는 연령이 점차 높아져 가족계획을 위한 효과적이고 올바른 피임법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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