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청일

 

감염(infection)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로, 백신(vaccine)을 사용하게 되어 감염 이후의 치료가 아닌 감염의 발생을 예방하고 발병을 약화시키는 의학의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왔다.

백신 접종(vaccination)은 개인의 감염 예방과 더불어 개인이 속한 집단내의 감염 저항을 강화시켜 전염성 감염에 대한 무리면역(herd immunity)을 향상시켜 감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개인의 삶의 질 저하를 방지 할 수 있게 해 준다. 류마티스질환은 크게 염증류마티스질환(inflammatory rheumatic diseases)과 비염증류마티스질환(non-inflammatory rheumatic diseases)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염증류마티스질환의 경우 면역저하의 상태가 동반되어 감염의 발생이 증가하고 그 결과 또한 심각한 경향을 보인다.

각 나라마다 의료 상황에 따른 예방접종 권장지침을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대한감염학회에서 정기적으로 권장예방접종표를 발표하고 있다. 일반인과 비염증류마티스질환의 경우에는 권장예방접종표의 접종지침을 따르면 되겠으나 염증류마티스질환과 관련된 면역저하 상태의 환자에서는 또 다른 권장예방접종 지침이 필요할 것이다. 염증류마티스질환에서의 감염 현황과 예방접종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다른 나라의 권장예방접종 지침과 우리나라의 대한감염학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특수 상황별 세부 지침을 비교해 보도록 한다.

 

예방 접종(Immunization)에는 백신을 이용한 능동면역화(active immunization)와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을 직접 투여하는 수동면역화(passive immunization)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지속적 감염 저항을 만드는 데에는 백신을 이용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백신은 감염력을 가진 생균을 이용한 생약화백신(live attenuated vaccine)과 면역력을 일으키는 병균의 일부 항원을 이용한 불활성화백신(inactived vaccine)으로 나누어 볼 수 있고, 세균 독소(toxin)를 가공하여 독소 저항을 가져오는 톡소이드(toxoid)가 있다. 감염 저항을 만드는 것에는 직접 감염시키거나, 생백신(live vaccine)을 이용한 약화된 감염을 일으키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지만, 실제 세균감염으로 인한 유해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불활성화백신에 aluminum이나 biopolymer, 시토카인(cytokine), 다른 세균 항원 물질을 첨가하여 항체 생성을 촉진하는 방법을 이용하게 된다. 현재 사용중인 주요 생백신과 불활성화백신은 Table 1과 같다.

 

 


회색질척수염(poliomyelitis)과 장티푸스(typhoid)의 경우 예전에는 생백신을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불활성화백신을 사용하고 있다.

백신의 효율은 해당 감염증의 호발 연령에 사용할 경우 비용 대비 효과가 커서, 각 나라마다 연령에 따른 권장예방접종 지침을 제시하고 있는데 권장 접종 주기를 따르는 것이 백신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두 종류 이상의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은 가능한데, 두 종류의 생백신을 접종할 경우에는 약 4주간 띄우는 것을 권장한다. 부득이한 경우 제조 회사가 다를 경우에도 중간에 교체 투여할 수 있으며, 각 백신별 권장 접종 부위를 사용할 것을 권고 하고 있다.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인플루엔자(influenza)와 황열병(yellow fever) 백신은 사용하지 않으며, 이전 동일한 백신에 알레르기가 있었던 경우에도 같은 백신은 사용하지 않는다.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진 경우와 임산부의 경우 생백신은 사용하지 않는다.

 

염증류마티스질환의 감염 위험

염증류마티스질환 자체가 감염 위험을 증가시킨다. 609명의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와 동일한 수의 대조군을 비교한 연구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약 1.5배 정도 감염 빈도가 증가하였고, 감염관절염(septic arthritis)의 경우에는 15배까지 증가되었다. 전신홍반루푸스(systemic lupus erythematosus) 환자의 경우에는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mortality)이 7∼69%까지 높은 것으로 보고가 되었다.

염증류마티스질환의 치료 과정에 의한 면역억제효과가 감염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Non-biologic DMARDs(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s)와 스테로이드(corticosteroids) 사용자의 비교 연구에서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경우에만 중증 감염의 위험도가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cyclophosphamide의 경우 폐렴을 포함한 중증 감염의 빈도를 2∼3배 증가시켰으나 methotrexate와 hydroxychloroquine의 경우에는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Anti-TNF biologics인 etanercept, infliximab, adalimumab과 non-TNF biologics인 anakinra, rituximab, abatacept의 경우 일부 임상 연구에서 중증 감염의 발생이 보고된 바가 있다. 지금까지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본다면 hyroxychloroquine, sulfasalazizne을 제외한 non-biologic DMARDs와 biologic DMARDs는 감염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볼 수 있다.

 

염증류마티스질환의 예방접종 현실

백신으로 발생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서 외국의 관련 단체에서 예방 접종 권장안을 제시하고 있는데(Table 2) 실제 일반인보다 접종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어서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pneumococcus)의 경우 감염 고위험군의 경우 접종률이 4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낮은 접종률의 원인으로는 환자가 백신의 필요성을 몰랐던 경우가 49%,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18%를 차지하고 있어서 의사와 환자간에 예방접종에 대한 소통의 부재가 문제점으로 제기되었다.

 

백신의 안전성

생백신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충분한 면역력을 만드는데 실패하고, 실제 감염을 발생시킬 수 있어 가능한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경구 로타바이러스(rotavirus) 백신의 경우 염증류마티스질환자와 접촉하는 아기에 사용하는 것도 금기하고 있으나, 수두 대상포진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의 경우 위험-효과 측면에서 심한 면역억제 상태가 아닌 경우에는 사용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Table 2).

백신 접종으로 인한 질병 악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플루엔자의 경우 전신홍반루푸스와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질병의 활성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폐렴구균과 B형간염(hepatitis B)의 경우에도 전신홍반루푸스와 류마티스관절염의 질병 활성도를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 이후 류마티스관절염을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의 발생 예가 보고된 바가 있으나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위원회에서는 B형간염 백신과 류마티스관절염의 발병 관련해서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백신의 효과

Non-biologic DMARDs인 methotrexate, azathioprine, cyclosporine을 사용하는 경우 B형간염백신 효과는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Biologic DMARDs는 위의 세 백신 모두 효과가 떨어진다.

 

염증류마티스질환의 예방접종 권장안

Table 2에서 언급한 예방접종 지침과 함께, 2011년 EULAR(The European League Against Rheumatism)에서 발표한 성인과 소아 염증성 류마티스질환의 백신 사용 지침, 대한감염학회에서 2012년 발표한 권장 성인 예방접종표(http://www.ksid.or.kr/file/2012_vaccine.pdf)를 참고로 염증 류마티스질환의 예방접종 지침 안을 제시해 본다. 다른 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각 국가별 예방접종 권장 지침을 기본으로 면역저하자의 특수성을 감안한 수정안을 제시하는 경향이다.

1) 염증류마티스질환의 초기 진료 시에 환자의 기본 예방 접종 상황을 알아 두고 가능한 기본 예방접종은 환자의 질환의 활성도가 안정화된 이후에 시도하기를 권장한다. 불활성화백신의 경우 대한감염학회 권장 예방접종표를 따른다.

2) 생약화백신은 염증류마티스질환의 면역저하상태에서는 사용을 가능한 피하도록 한다. 소아 염증성 류마티스 질환자의 경우 고용량의 DMARDs (sulfasalazine: >40mg/kg per day or 2 g/day, cyclosporine: >2.5 mg/kg per day, azathioprine: >3 mg/kg per day, leflunomide: >0.5 mg/kg per day, cyclosphosphamide: orally >2.0 mg/kg per day), 고용량의 스테로이드(≥2 mg/kg or 20 mg/day for 2 weeks or more), 생물학제제(Biologic agent)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홍역볼거리풍진 백신(MMR [Measles Mumps Rubella])과 같은 생약화백신의 사용을 자제하기를 권장하고 있으나 백신에 의한 감염 발생과 실제 감염 발생의 위험도를 비교해서 사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3) DMARDs와 anti-TNF agent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도 백신 사용은 가능하다. Rituximab과 같은 B cell depleting biologics를 사용할 경우에는 치료 시작 전에 백신을 주기를 권장한다. 이미 rituximab 치료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전 투여 후 6개월 이상 지나고, 다음 투여 4주 전에 주도록 한다.

4) 인플루엔자는 성인과 소아 모두 매년 접종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5) 폐렴구균 백신은 성인과 소아 모두 사용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면역 지속성과 효과 측면에서 23가 다당화(23-polyvalent polysaccharide) 제형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평생 1회 접종하는 일반인과 달리 5년 뒤 추가접종(booster injection)을 하도록 한다. 65세 이전에 접종하였으나 이미 5년 이상 경과 하였고 65세가 넘었다면 재접종을 고려한다.

6) 대상포진 백신은 생약화백신이기는 하나, 감염 발생으로 인한 개인과 사회적 손실을 고려해 볼 때 염증류마티스질환에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의 2012년 권고안에서는 생백신으로 고려하여, 면역저하자에게 “금하여야하는 백신”으로 언급이 되어 있으나, EULAR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발표 추세로 보아 조만간 염증류마티스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변경될 여지가 있다. 백신투여로 인한 일차감염 발생을 막기 위해 대상포진 항체검사가 양성임을 확인하고 투여한다.

7) 사람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의 경우 25세 이전의 루푸스 환자는 실제 감염이 되면 만성화하여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커지므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8) 저보체혈증(hypocomplementemia), 진성과 기능성 무비증(real or functional asplenia)의 경우 인플루엔자와 폐렴 구균 백신과 더불어 인플루엔자균(hemophilus)과 수막구균(meningococcus) 백신도 함께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9) A형간염(hepatitis A)과 B형간염 백신의 경우 고위험군에서 사용하기를 추천한다(Table 3).

10) 해외여행을 계획할 경우에는 대한감염학회 등의 지침을 따르면 되며, 황열병 백신 등의 생약화백신의 사용은 가능한 피하도록 한다.

 

 


결 론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감염의 종류와 백신 사용지침을 잘 알고 환자를 교육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적용하게 되면 환자 의사 관계를 개선하고 환자의 삶의 질도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

수두대상포진 백신을 제외한 대다수의 생백신은 염증류마티스질환의 면역억제상태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권장하며,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백신의 사용은 적극 추천한다. 향후 한국의 질병 상황을 반영하는, 염증류마티스질환자를 위한 예방접종 권장지침을 만들고, 가능하다면 성인과 소아 환자별 한국형 예방접종 지침을 제시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논문협조 - 대한류마티스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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