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면역학회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대표 학회로 발돋음한다.

최근 제42대 대한면역학회 회장으로 취임한 이상일 교수(경상국립대병원 류마티스내과)는 올해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0년을 향한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Cytokine & KAI 2024’라는 2500명 규모의 국제학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대한면역학회가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을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국제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주력하겠다는 다짐이다.

 

올해 창립 50주년…미래 100년 향한 비전 마련

“지난 50년 동안 선배 및 원로 면역학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면역학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100년을 향한 비전 마련을 위해 모든 회원들의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이 회장은 올해 학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대한면역학회 50년사를 개정 발간하는 한편, 창립 50주년 기념 춘계학술대회에서 100년 미래를 향한 새로운 비전과 미션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미션과 비전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오는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5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74년 창립한 대한면역학회는 5000여 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면역학 분야 최대 규모 학회다. 이 회장은 지난 50년간 학회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키워드로 ‘통합’을 꼽는다. “대한면역학회는 2001년 한국BRM학회와 통합하면서, 기초와 임상 면역학을 아우르는 새로운 학회로 재탄생 했다”며 “두 학회의 통합으로 임상면역학과 기초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융합과학을 추구하는 면역학으로 거듭 태어나게 된 것”이라고.

이후 2005년 국내 면역학회 최초로 국제학회를 유치하며 더 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것은 대한면역학회가 대한천식및알레르기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 사이토카인 학회(International Cytokine Society, ICS) 학술대회이다. “이 대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40여 명의 연자를 초청해서 최신 연구 동향과 신개념 치료법을 토론하는 연구발표의 장이 되었으며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대한면역학회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학술 교류를 활발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이밖에도 학회의 국제화, 세계화를 위해 2001년에는 학회지의 이름을 ‘Immune Network’로 변경하고, 영문으로 된 학술지를 발간하며 학회의 큰 발전과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올 가을에는 전 세계에서 2500명 이상이 참가하는 추계국제학술대회(Cytokines & KAI 2024)가 서울코엑스에서 열린다”며 “이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향후 대한면역학회가 실질적으로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학회로서 위상을 높이겠다”면서, “이와 함께 세계면역학회 학술대회인 ‘IUIS 2031’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연구소-사업단-기업’ 연결할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 추진

면역학 연구가 최근 급격히 발전하면서, 면역질환 연구 분야도 자가면역질환, 감염질환에서 종양, 대사질환 등 더욱 다양하고 광범위해지고 있다.

학회는 이런 변화에 맞추어 면역학을 공부하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6일, 실험 고수들에 의한 최신 면역학 실험기법 프로토콜 설명과 함께 다양한 연구 분야에 걸친 새로운 흐름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동계연수강좌를 진행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처럼 “면역학은 실제 모든 바이오 의학 학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고, 기초 연구 성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치료제로 쓰이는 기간이 제일 짧은 분야이기도 하다”며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에 긴요한 역할을 하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업체도 그 근간이 바로 ‘면역학’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다른 학문 분야에 비교해서 면역학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적다. 그래서 학회가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현재 국내 면역학 연구자는 최대 5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전체를 아울러 면역 연구의 거점 역할을 수행할 기관이 없어 소규모의 개별적 연구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 “국립면역학연구원이 허브 역할을 하고 기존의 대학, 연구소, 사업단, 기업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다면 R&D가 효율적으로 진행돼 연구원 하나로 수백 개의 사업단과 맞먹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에 학회에서는 지난해 개최된 국제학술대회(KAI 2023)를 통해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립면역학연구원의 구조는 국가 면역연구 정책·전략 수집과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면역 원천기술 개발, 그리고 연구 인프라 구축 및 지원으로 구분되며, 면역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기초과학부터 임상 연구,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체계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어 “공청회 이후 여러 지자체에 공문을 보냈고 몇몇 지자체에서 관심을 보여 현재 수요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국립면역학연구원 설립을 추진해 국제적으로 면역학 연구를 선도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연구회 전폭적 지원 및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

“그동안 닦아놓은 면역학 연구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각 연구회의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또한 국제 면역의 날 행사와 연수강좌 개최 등을 통해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면역학에 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할 예정입니다.”

현재 면역학회에서는 대사성염증연구회, 백신연구회, 이식면역연구회, 점막면역연구회, 자가면역연구회 등 12개의 산하연구회가 있다. 특히 그동안 코로나19로 잠정 중단됐었던 연구회 활동이 지난해부터 재개되어 각 연구회 별로 다양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예로 건양대학교 중점연구소와 생식면역연구회에서는 ‘임신 합병증에서 면역세포 대사조절 이상’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함께 개최했고, 자가면역연구회에 심포지엄에서는 ‘자가면역질환의 임상 스펙트럼과 자가면역질환의 질병 발생 기전’을 주제로 열띤 학술 토론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신설된 연구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원들 간의 연구 노하우 및 리소스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회원들 간의 연구협력을 실질적으로 증대해서 향후 국립면역학 연구원 설립의 내용적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면역학은 새로운 치료제의 근간이 되는 만큼, 산학연의 협력도 중요하다. 실제 여러 면역학회 출신들이 직접 기업을 설립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 기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그 한 예로 성영철 교수(POSTECH)가 주식회사 제넥신을 설립하여 면역학회에서 ‘제넥신 학술상’을 제정하기도 했다”며 “이를 통해 회원의 사기를 고취시키고, 면역학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이뤄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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