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방법이 없었던 중기 무릎관절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무기가 등장해 관심이 높다. 작년 7월 골수 줄기세포 주사치료가 신의료기술을 통과하면서 모든 연령대의 무릎 관절염 2~3기(중기)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것. 그동안 시술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개선율 및 만족도를 조사한 힘찬병원의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의 모든 것을 들어보았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

 

항염 효과로 통증 줄여…부수적으로 연골재생 효과도

“무릎관절염은 교정절골술, 관절내시경 수술 후 말기 관절염에 이르기 전까지는 특별한 치료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신의료기술에서 치료대상과 적응증이 확대되면서 중기 무릎관절염에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골수줄기세포치료가 새로운 치료는 아니다. 지난 2012년 신의료기술이 결정돼 이미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된 바 있기 때문. 다만, 당시 인정 대상이 ‘연골결손 환자’에만 한정됐고, 인정 항목도 치료연령은 15세 이상부터 50세 이하, 외상으로 인한 연골손상 크기는 2~10㎠ 이내였다. 그런데 작년 7월 주사치료가 신의료기술을 통과함으로써 모든 연령대의 무릎 관절염 2~3기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것.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자가줄기세포는 현재 골수줄기세포가 유일하다. 자가줄기세포치료는 골수나 지방 등 환자 본인의 조직을 이용해 줄기세포를 추출해 치료하는 방법으로 골수 외의 다른 조직은 아직까지 보건복지부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무릎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법은 마취 후 약간의 절개를 통해 제대혈(타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도포하는 수술적 방식으로 수술 후 3~6주 정도 체중부하를 제한해야 하고, 절개에 따른 상처치료도 필요하다. 또 연골결손면적이 2~9㎠에만 치료가능하며 비용부담도 큰 편이다. 반면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는 마취나 절개 없이 주사로 시술하기 때문에 치료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연골결손면적에 제한이 없고, 비용도 제대혈 줄기세포 치료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주사시술이기 때문에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어 바로 일상복귀가 가능하지만 환자의 상태 체크를 위해 하루 정도 입원하기도 한다. 환자의 상태나 관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러 최신 논문에 의하면 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골수줄기세포의 어떤 작용이 무릎관절염에 효과를 보이는 것일까?

이에 대해 이 원장은 “무릎관절염은 마찰에 의해 염증 반응이 생기고, 이에 따라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라며 “골수줄기세포는 항염증에 탁월하기 때문에 염증을 가라앉혀서 통증이 줄어들고 걷고 굽히는 기능을 개선시킨다”는 것. 이어 “가장 궁극적 목적은 염증을 줄이는 것이지만, 부수적으로 재생 효과도 갖고 있다”며 “논문들에 따르면 대략 15% 내외에서 부분적으로 연골재생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시술 3개월 후 78% 통증 감소, 특허 분리기로 효과 극대화

신의료기술 통과 이후 목동 소재 힘찬병원은 지난 2월 말까지 1300여 건의 시술을 진행, 재단 산하 힘찬병원 모두를 합치면 2천 여건에 이른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시술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술 3개월 후 시술 전보다 통증이 약 7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2023년 8월부터 11월까지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중기(2~3기) 무릎관절염 500건(399명, 평균연령 62.7세)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 399명 가운데 100명(평균연령 63세)을 대상으로 일대일 설문조사한 결과,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감소와 관절기능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슬관절 점수는 시술 전 평균 83.4점에서 시술 1개월 후 평균 93.3점, 시술 3개월 후 평균 96.1점으로, 시술 전에 비해 시술 3개월 후에는 약 15.2% 좋아졌으며, 기능 점수는 시술 전 66.3점에서 시술 1개월 후 73.8점, 시술 3개월 후 81.7점으로, 시술 전에 비해 시술 3개월 후에는 관절의 기능이 약 23.2% 개선되었다.

시술과정은, 골반에서 골수를 대략 60cc를 뽑아 원심분리기로 돌리면 혈장, 줄기세포, 적혈구 등으로 층이 나뉜다. 다른 성분의 유입을 최소화하고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 약3cc를 추출해 시술한다. 이때 다른 성분이 많이 들어가면 몸이 붓거나 통증이 더 심해지는 등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원장은 “힘찬병원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사람의 손이 아닌 특허받은 분리기를 사용하여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손으로 추출하게 되면 추출하는 사람에 따라 줄기세포의 손실이 불가피한데 기계를 이용하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다량의 줄기세포와 성장인자가 포함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골수 농축물을 추출한 후 액티베이터(Activator)라는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기구를 통해 줄기세포와 성장인자들의 움직임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활성도가 높아질수록 줄기세포의 조직재생능력도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힘찬병원은 골수 농축물의 유실 위험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주사기와 기존 액티베이터의 결합강도를 높인 프로액티베이터 플러스(PRO ACT+)를 제조사와 공동 연구개발하여 지난 1월 식약처 허가를 통과했다.

“우리 병원은 관절에 특화돼 있다 보니 테크닉이 뛰어나 채취부터 시술까지 40분 안에 이뤄진다”며 “또한 특화된 활성화 기구를 통한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노력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시술과정① 환자의 골반뼈에서 골수혈액을 채취한다.②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특수키트에 담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있다.③ 원심분리 후 특허받은 줄기세포 분리기로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한다.
시술과정① 환자의 골반뼈에서 골수혈액을 채취한다.② 환자로부터 채취한 골수혈액을 특수키트에 담아 원심분리기에 넣고 있다.③ 원심분리 후 특허받은 줄기세포 분리기로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추출한다.
④ 추출한 골수 농축물을 특허받은 액티베이터에 연결해 골수 농축물이 액티베이터를 통과하게 한다. ⑤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한다.
④ 추출한 골수 농축물을 특허받은 액티베이터에 연결해 골수 농축물이 액티베이터를 통과하게 한다. ⑤ 다량의 줄기세포를 포함한 고농축된 골수 농축물을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한다.

 

중기 무릎관절염 환자에서 ‘수술’의 대안

“신의료기술 통과 후 골수줄기세포 시술을 하면서 관절경 시술이 5분의 1 가량 줄었습니다. 결국 무릎관절염 중기 환자에서 환자에게 부담이 큰 수술에 준하는 치료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현재는 골수줄기세포 치료를 더 많이 권하고 있습니다.”

무릎을 못 펴거나 다리 변형이 심한 경우, 감염성 관절염을 제외하고는 중기 관절염에서 골수줄기세포 주사치료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 관절경 시술에 비해 환자 부담이 적고, 항염 작용으로 인해 관절염 진행을 늦출 수 있어서 결국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효과 지속 기간에 대해서는 “논문에는 효과가 2년간 지속된다고 돼 있는데, 2년 후 다시 염증이나 통증이 생길 경우 재시술이 가능하다”며 “해외 논문에 따르면 환자 90%가 효과가 떨어지면 다시 주사를 맞겠다고 답했다”는 것.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통증이 심한 말기 퇴행성관절염이라면 인공관절수술만이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여 골수 채취 과정을 생략하고 간편히 혈액 채취만으로 시술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는 바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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