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위상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더 큰 도약에 나선다.

최근 취임한 대한간학회 김윤준 신임 이사장(서울의대 소화기내과)은 간염 퇴치 사업에 주력하는 한편, 학술지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이와 함께 회원들의 고른 연구 참여와 학술발전을 위해 역대 최다 지역의대 이사진과 여성 임원진을 구성하고 새로운 항해에 나섰다.

 

간염 퇴치 사업에 주력…학술지 ‘CMH’ 세계적 위상 높일 것

“임기 동안 간염 완치사업에 주안점을 두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젊은 연구자들의 임상 연구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강화하고, 학회지 CMH를 IF 15점 이상으로 발전시켜서 다국가 연구들을 발표시킬 수 있는 장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임기 동안 가장 주력할 사업으로 ‘간염 퇴치’를 꼽은 김 이사장은, 우선 C형 간염의 전국민 검진이 올해 안에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C형 간염의 국가검진 포함은 학회가 6년 이상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질병관리청도 ‘제1차 바이러스 간염(B형C형) 관리 기본계획(2023-2027)’에 따라 C형간염의 국가건강검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비용 대비 효과성은 인정하지만 국가건강검진 항목 포함 요건인 유병률 5% 기준 미달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지난해 11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미뤄진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정부에서는 전체 연령층이 아닌 축소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있는 상태”라며 “올해 안에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B형 간염과 알코올 지방간, 간암의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서도 주력할 방침이다. “B형 간염은 진단에 비해 치료까지 연결되는 비율이 낮아서 치료 연결을 위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알코올 간질환, 지방간질환도 많은 문제가 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비롯해, 간암 진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간학회 학술지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CMH)의 국제적인 위상 높이기에도 나선다.

“현재 저널 Impact Factor(IF) 8.9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는 CMH가 올해 국내 1위 학술지로 등극을 앞두고 있다”며 “이 기세를 몰아 IF 15점 이상으로 발전시켜서 다국가 연구결과들도 발표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간질환 가장 큰 이슈는 ‘C형 간염 완치’…지방간 치료제도 도입 임박

1981년 ‘한국간연구회’를 기반으로 1995년 창립된 대한간학회는 40여 년 동안 큰 학술 발전을 이뤘다. 김 이사장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로 C형 간염의 완치와 B형 간염의 효과적인 조절 등 간염 치료의 획기적인 발전을 꼽는다. 이 밖에도 간암 치료와 간이식의 발전, 전신 항암치료제의 발전으로 간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급격히 높아진 점도 중요하게 꼽는다.

“예전에는 진행된 간암의 경우 3~4개월 안에 사망했지만, 지금은 5년 생존율이 30~40% 이상까지 높아졌다”며 “이러한 간질환 치료 발전에 간학회가 많은 공헌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특히 WHO에서도 간암이나 간염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간염의 조기 치료와 간암의 조기 진단율이 높아지면 간암 생존율은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이사장은 앞으로 발전 방향으로는 현재 세계적으로 집중되고 있는 ‘B형 간염의 완치제 개발’과 ‘지방간 치료제 개발’을 꼽는다.

“지방간 치료제가 올 3월쯤 FDA 허가 예정이고, 국내에는 올해 말이나 내년쯤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지방간 유병률이 3~40%로 높기때문에 약제가 도입되면 국민건강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전신 항암치료제들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보험급여가 일부만 적용되고 있어서 학회는 급여 확대를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현재 간암 전신치료제의 삭감이 많은 것을 문제로 꼽는 김 이사장은 “삭감의 가장 큰 이유는 중요한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이 간 전문의와 심평원에서 심사하는 종양학자들과의 시각차 때문으로 보인다”며 “서로 만나는 창구를 만들거나 학회원들이 심사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젊은 연구자 및 지역회원 연구 참가 기회 넓힐 것

“필수의료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후속 세대 양성도 중요합니다. 젊은 연구자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지역 회원들도 다양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넓히겠습니다.”

젊은 세대가 원활히 연구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국내 임상 및 다국가 임상 진행을 위한 간학회 중심의 플랫폼을 학회 홈페이지 내에 만들 방침이다. 또한 믿을 만한 CRO와 업무협약을 통해 간학회 지원 연구비 사업 등 연구도 지원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간학회 산하 연구회는 그동안 많이 발전했고, 지역 지부도 많이 활성화 되어 있다”며 “서울 위주의 학회 활동에서 나아가 지역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고 지부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학회 역사상 최대 인원인 8명의 지역의대 이사와 2명의 여성 이사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외국과의 학술교류와 대국민 홍보도 강화한다.

“올해 미국 간학회인 AASLD 학술대회와 국내 The Liver Week 2024에서 한-미 조인트 심포지움이 열릴 예정”이라며 “특히 AASLD 회장에 서울의대 출신인 Ray Kim 스탠포드대 교수가 취임하여 더 유기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학회는 최근 한국, 대만, 일본이 모인 East Asia Liver Association을 구성하고 1회 학술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으며, 자원이 부족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The Liver Week 참여도 독려할 예정이다.

“올해 The Liver Week는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6월 27~30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라며 “베트남 등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참석할 수 있도록 홍보대사를 파견하여 새로운 지식과 교육을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와 함께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간질환에 대한 라디오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라는 간학회의 다양한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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