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024년을 제약바이오 글로벌 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한 해로 삼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를 위해 제약바이오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은 30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현황과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황 및 성과, 그리고 향후 제약바이오 혁신역량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노연홍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속화하는 자국 우선주의와 경기 둔화의 여파로 세계 각국은 보건안보 확립과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육성지원을 강화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도 확고하다.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한 이후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수립 등 산업 육성기조를 구체화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바이오에 대한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정을 비롯하여 1‧2호 바이오백신 펀드 조성, 범정부 콘트롤타워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출범, 원료의약품 자립화 기반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고.
그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역시 우리 손으로 개발한 혁신 신약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에 이전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신약을 연이어 개발하고 있다"며 "또 의약품 수출을 넘어 현지 기업과 생산시설 인수 및 유통망 구축 등 글로벌 공략을 다변화하고, 대기업 등 타 산업군의 제약바이오분야 진출이 가속화되는 등 국경과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협회는 AI 활용 등 융복합 혁신과 과감한 R&D,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신약개발을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품질관리 시스템 구축과 의약품 공급망 강화,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제약바이오 혁신역량 강화’를 올해의 비전으로 선정하고 총 4개의 주요 사업목표를 수립했다. 구체적으로는 ▲혁신 성과를 창출하는 생태계 확립 ▲의약품 공급망 안전화 및 제조 역량 고도화 ▲오픈 이노베이션 가속화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 준비 등을 토대로 12가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협회는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참여와 메가펀드 조성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민·관 역량을 극대화한다. 또 R&D 선순환 체계 확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제약바이오 디지털 혁신 환경을 적극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원료의약품, 필수의약품의 국내 생산 기반 강화, 미래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한 개발·생산 인프라 구축, 국내 개발·생산 의약품의 제조·품질 혁신을 통해 의약품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제조 역량을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아울러 민·관 협력 맞춤 전략으로 국내 기업·의약품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블록버스터 제품 창출 기반도 마련해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제약바이오의 디지털·육복합화 등 흐름을 선도하는 인재 양성, 의약품 시장 투명성 제고 및 윤리경영 환경 조성, 국내외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 대응방안 마련 등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도 내세웠다.
한편 노 회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노 회장은 "혁신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우수 인력과 연구 역량에도 불구, 규모의 한계로 고도의 선택과 집중이 전제되어야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며 "예측불가능한 약가제도와 불안정한 필수·원료의약품 공급체계로 산업기반도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6위로 평가되는 AI 경쟁력에도 의료데이터 수집-결합-제공시스템 등 산업계가 공동 활용할 AI 신약개발 인프라가 미흡하다"며 "우수한 생산기술과 품질관리 역량도 갖고 있지만 인도나 중국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고 높은 인허가 장벽과 초기 비용 등으로 수출 지역 확장에도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러한 제한적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협회는 정부에 총 10가지의 정책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주도적·안정적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R&D 혁신을 위해 실패를 용인하는 한국형 ARPA-H 투자 확대 ▲기업에 대한 정부 R&D 투자 비중 상향과 후기 임상 집중 지원 ▲민관협력 하에 합리적 규제혁신 지속 ▲R&D 혁신성과에 대한 적정가치 보상과 단순·예측 가능한 약가정책으로 기업 투자 활성화 ▲수입 의존도 높은 필수의약품·원료의약품에 대한 국내 생산 인센티브제도 시행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과 거버넌스 구축 등 정책적 유인방안 마련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AI 기술 집중지원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국가별 맞춤형 전략 수립 ▲임상·인허가 컨설팅, 유통망 구축 등 지원 강화와 해외 제약전문가 인력풀을 확대해 달라고 건의했다.
노 회장은 "2024년은 정부의 지원을 밑거름 삼아 협회와 산업계가 제약바이오 중심국가 도약을 향한 발판을 마련해 나가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