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이 암 환자인 시대. 최적의 항암치료를 위한 연구가 가일층 진행되고 있다.

올해 초 12대에 이어 13대 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으로 연임된 장대영 회장(한림대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지난 임기에 이어 암정복을 위한 국책 과제를 이어 나가는 한편, 국제적 이슈인 새로운 항암 신약들에 대한 최적의 맞춤치료를 위해 다양한 연구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리얼월드 데이터 구축 및 환자 중심 치료법 등 연구 대폭 확대

“연구 규모가 지난 임기보다 더욱 커졌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종양내과 의사들이 항암요법연구회 연구그룹에 속해있으므로, 활발한 다기간 연구를 통해 한국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구축하고, 다양한 국책과제 수행을 통해 암 관련 국가 제도 개선에도 이바지 하겠습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Korean Cancer Study Group)는 1998년 6월 창립한 암 연구기관으로 다기관 연구를 통해 종양학의 발전과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연구 단체다. 현재 110개 의료기관에 속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양내과 전문의 90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회의 고유 역할에 대해 장 회장은 “학회의 기능보다 암 연구자 주도로 암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회의 주요 기능”이라며 “자체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조직이 갖춰져 있어서 다양한 국책 과제 등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이 데이터센터, PRC, 11개의 암종별 질병분과위원회로 구성된 연구회는 CRA(임상시험모니터링 요원), 통계요원을 비롯해 데이터 메니지먼트 등 80여 명의 전문적인 직원들이 연구에 투입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자체 CRO의 역할도 가능한 국내 대표 암 치료 연구기관이다.

실제 연구회는 그동안 많은 연구를 진행해 왔다. 장 회장이 12대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유수의 국책과제와 정부 용역과제를 수주해 KCSG 연구 인프라의 질적·양적 향상을 이뤄내고, 위암·유방암 국내 전수 조사를 통해 성공적인 실사용증거(Real World Evidence, RWE)를 구축하는 성과를 창출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는 자체연구로 진행한 위암, 유방암의 표적항암제에 대한 전국 데이터를 수집한 리얼월드 데이터 구축을 꼽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선진국에서는 암 연구그룹이 정부지원을 받아 약제 연구를 진행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시스템이 전무했었다”며, “이에 정부 부처들에 적극 건의한 끝에 7년 전 처음 연구 수주를 받은 것”이라면서 “우리 연구회가 앞장서서 국내에서 연구 관련 인프라를 향상시킨 예”라고 덧붙였다.

연구회는 이를 이어 또 한 번의 국책 과제를 진행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에 선정돼서 진행 중인 연구로 구체적으로는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으로 주사제와 경구용 약제의 6개월간 병용사용에 있어, 신경독소를 줄이기 위해 3개월은 병용으로, 3개월은 경구제만 사용하여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라고 장 회장은 소개했다.

이어 “또 한 가지 주요 연구로 항암제 사용 시 발생되는 빈혈 부작용을 수혈에 의존하지 않고, 적혈구 촉진인자와 고용량 철분 주사의 병용요법으로 대체하여 수혈하는 양을 줄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연구회는 다양한 국책 연구를 비롯해, 외국 신약들에 대한 한국인에서의 효과 검증을 위해 외국 암 연구기관들과 활발히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항암신약 개인맞춤 연구 및 콤비네이션 연구 활발

매년 연구회는 미국임상종양학회의(ASCO) 발표내용을 분석하여 공개하고 있다. 올해 발표한 ASCO 2023 분석 자료에 따르면, 암 치료에 있어 개인맞춤형 정밀의료의 효과와 차세대 면역항암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내용이 다수를 이뤘다. 이러한 면역항암제의 개념에 대해 장 회장은 “흑색종, 신장암 등 일부 암은 면역항암제 단독으로 치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고형암은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에 면역치료제를 추가적으로 사용하여 항암효과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러한 면역치료제나 표적치료제의 비용이 워낙 고가이다 보니 환자를 잘 선별해서 타겟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직은 타겟 선별에 있어 바이오 마커를 충분히 못 찾아내고 있는 상황인 것. 이에 “제한된 리소스에서 타겟을 선별하는 정밀의료가 국내외 모두에서 화두”라며, 또한 “항암신약이 기존 적응증이 아닌 다른 암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밝히는 연구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또한, “외국에서 임상을 진행한 항암제가 우리나라 환자들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혹은 용량은 적절한지 임상을 통해 재정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연구에 정부와, 제약사, 의사 모두가 관심을 높게 갖고 있는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에 있어 기초의학 등 다학제의 중요성도 강조하는 장 회장.

“항암요법 연구에 있어 임상의학 뿐 아니라 기초의학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중요한 요소”라며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콤비네이션 연구 시 약물의 임상적 효과 이외에도 기전을 밝히고, 병용요법에 따른 상충적인 부작용을 알아내기 위한 동물실험, 세포독성에 따른 안전 용량을 밝혀내기 위한 기초의학자와 통계학자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연구회는 교육위원회를 통해 종양내과 의사 간의 정보교류 및 연구 협력의 장을 마련하고, 암 임상시험 전문 인력인 연구간호사, CRA, 제약업계, 통계학자 등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항암치료, 수명 연장 뿐 아니라 암환자 삶의 질 높여

“항암치료는 암 환자의 수명 연장 뿐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줍니다. 수명 연장 기간이 길지 않은 반면에 부작용은 크다는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암이 진행하면서 커지는 고통을 덜어주어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도 모든 항암치료의 기본이죠.”

항암치료 결정은 환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과학적으로 입증된 항암치료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 확인된 치료”라고 강조하는 장 회장.

그러나 “항암치료도 비교적 상태가 좋을 때 할 수 있다”며 “상태가 좋을 때 항암치료를 해보고 효과적이면 계속 진행하고, 그렇지 않으면 멈추는 것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후회가 없을 것”이라면서 “또한 노인 환자 등에는 약한 항암치료도 있기 때문에 부작용 걱정으로 항암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기대수명까지 살 경우 3명 중 1명이 암환자인 시대에 한국인들에게 맞는 최적의 항암치료를 찾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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