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위암학회가 국제학술대회 개최 10년을 맞으며 글로벌 리더로 나선다.

대한위암학회 류근원 신임 이사장(국립암센터)은 국제 학술대회 개최 이후 지난 10년간 높아진 학회 위상에 맞게 학술지 인용지수 향상과 가이드라인 개정 주기를 좁히는 등의 노력으로 위암치료를 세계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다. 또한 필수의료의 한 분야인 후학 양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구상해 나갈 방침이다.

 

위암 치료 급발전…가이드라인 개정 주기 4년에서 2년으로

“국제학술대회 10년 만에 학회 위상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와 함께 위암 치료의 가이드라인 개정 주기를 좁히고, 학술지 영향력을 더욱 높여서 그동안 일본이 주도하던 위암 학술 분야를 한국이 주도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회는 2014년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를 시작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초기에는 국내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외국 참가자들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 지난 9월 열린 10주년 학술대회에도 총 800명 참가자 중 해외 참가자가 300명이 넘은 가운데, 온라인 강의 참여까지 합치면 외국인이 참여율이 매우 높아진 것.

이에 대해 류 이사장은 “그동안 위암은 세계적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강했지만, 일본은 일본어로 강의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를 공식 언어로 진행하기 때문에 이제는 한국을 더 많이 찾고 있다”며 “이같이 부쩍 높아진 KINGCA Week의 위상과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일환으로 대한위암학회 공식학술지인 Journal of Gastric Cancer의 인용지수 향상에 나설 방침이다. “학술지도 기존 일본이 전 세계를 주도했는데, 한국에서 임상연구를 많이 하면서 연구업적이 많아지다 보니 임팩트 팩터(IF)가 3.7까지 올라갈 정도로 영향력이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연구업적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가이드라인의 개정 주기도 기존 4년에서 2년으로 간격으로 좁힐 방침이다. “수술이나 내시경 분야는 4년 간격이면 연구결과들을 반영할 여유가 있지만, 항암치료는 신약과 임상 결과가 빠르게 나오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기에는 주기가 길다”며, 이에 “2년 마다 항암치료 위주의 부분 개정을 한 번 더 진행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추후에는 일본 가이드라인 보다 우리나라 가이드라인을 세계적으로 더 많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밖에도 그동안 5년 간격으로 진행된 수술 전국자료 조사를 임원진 임기 및 Journal of Gastric Cancer 인용지수 유효기간을 고려하여 4년 간격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또한 수술전국자료 뿐 아니라 내시경 치료의 전국자료 조사도 새롭게 진행할 예정이다.

“위암 수술 전국자료 조사는 한국의 실제 위암 수술 현황을 볼 수 있는 한국 리얼월드 데이터로서 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이를 집행부 임기에 맞게 4년 단위로 변경하고, 최근 부쩍 늘어난 내시경 시술 데이터도 모으려고 한다”면서 “이를 위해 상부위장관학회 소화기내과 전문의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암치료 트렌드는 최소침습과 맞춤 치료, 그리고 ‘다학제’

최신 위암 치료의 트렌드로 ‘최소침습’과 ‘맞춤 치료’, 그리고 다학제를 꼽는 류 이사장.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개정한 ‘한국위암진료가이드라인 2022’에서는 조기위암과 진행위암 모두에서 개복수술 보다 복강경 수술을 높은 수준으로 권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존에는 개복수술이 표준이었지만, 흉터와 통증이 적은 복강경 수술의 장점이 부각 되면서 생존율이 관건이었는데, 다기관 3상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결과 두 수술의 생존율이 차이가 없었다”는 것. 이에 “필요에 따라 개복 수술도 하지만, 복강경 수술을 우선 추천하도록 개정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새로 권고된 부분으로 ‘크기가 작은 조기위암에서 위 절제가 아닌 위보존 수술을 조건부적으로 할 수 있다’는 내용도 새로 권고된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위암 치료에서 또 다른 중요한 이슈는 ‘다학제 치료를 이용한 치료 성적 향상’에 대한 부분이다. 최근 4기 위암에서도 항암치료 후 수술을 하거나, 표적 및 면역 항암치료를 하는 것이 이슈다.

항암치료에 있어서는 “새로운 약제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더 생존율이 높고 독성이 적은 약제를 추천하는 것을 원칙으로 가이드라인이 바뀌고 있다”며, 이같이 “현재는 비침습적이고 환자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치료가 대세”라고 전했다.

이같이 위암 치료에서 다학제 치료가 중요해지면서 학회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대한위암학회는 ‘위암’이라는 질병 중심으로 모인 학회라 다학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류 이사장은 “학회 초창기에는 외과 중심이었지만, 내시경 환자군이 많아지면서 소화기내과와 항암치료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번에 회장직도 처음으로 소화기내과이준행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가, 부회장에 류민희 교수(아산병원 종양내과)가 맡았다”고 전했다.

 

후학 양성 위해 ‘필수의료 살리기’ 공조 및 다양한 사업 진행

“그동안 회원들의 공헌으로 위암수술은 세계적으로 발전했지만, 문제는 후학이 없다는 것입니다. 후학 양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가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제반 여건이 바로 잡혀야 합니다. 이와 함께 학회 내부적으로는 후학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필수의료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위암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위암 수술을 배우려는 외과 의사들이 줄어들어서 지난해 위암 세부분과 전문의 배출은 3명이 전부”라며 “우리 세대가 정년퇴임을 하고 나면 앞으로는 정말 외국에서 외과의사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정말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후학 양성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수가가 바로잡혀야 한다고 강조하는 류 이사장. “위암 뿐 아니라 외과 전체가 문제라 상위 외과학회 및 의협과 공조하여 상황 개선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또한 “학회 후학들에게 화합과 유익한 사업들에 대해 이사들과 논의하여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위암 치료의 세계적인 선도를 위해 학술의 빠른 업그레이드와 함께, 줄어드는 후학 양성을 위해 모색을 하는 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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