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가 신기술을 해외에 전수하는 등 학회 세계화에 본격 나선다.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는 올해 처음 독자적인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힘입어,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내 척추 수술을 해외 의사들에게 전수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정기 회장(여의도성모병원 신경외과)은 이를 통해 척추수술의 종주국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외국의사 척추수술 전수 위한 교육 플랫폼 추진

“올해 처음 독자적인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학회 위상에 걸맞은 교육 및 인증 프로그램과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회원 뿐 아니라 해외의 척추외과 의사들에게 참여의 장을 만들어 주는 등 학회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학회는 그동안 한국, 일본, 대만이 공동으로 개최하던 국제학술대회를 올해 처음 우리나라만의 독자적인 학술대회인 ‘NeuroSpine Congress 2023’으로 지난 9월 성공리에 개최했다. 학회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매년 독자적인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조정기 회장에 따르면 척추 수술은 크게 절개해 맨눈으로 하던 수술에서 수술용 현미경을 거쳐 내시경 수술로 변화해 왔으며, 현재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내시경 척추 수술 분야에서 전 세계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이러한 수술들을 개발하고 선도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개도국 위주의 외국인들이 수술을 배우기 위해 많이 찾아오고 있다”며 “현재 주로 큰 척추전문병원들 위주로 기술 전수와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양성화 시키고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기기 회사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고, 글로벌 스파인 학술단체에서도 소정의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이수증을 발급해 학회 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척추 내시경 수술을 선도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뒤처질 수 없다”며 “현재는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 병원을 알아보고 배우고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학회가 이러한 니즈를 모아 적절한 병원을 찾아주는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는 것.

특히 이는 “금전적 이득이 아닌 국내 척추신경외과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플랫폼을 만들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척추수술의 종주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준비 위원회를 발족하여 내년 9월 총회에서 인준을 받은 후 회칙을 만드는 등 과정을 통해 다음 집행부에서는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방침이다.

 

국내 척추수술 세계 선도…2500명 회원 학회로 거듭난다

현재 척추신경 수술에서 가장 학술적 이슈가 되는 부분으로 ‘양방향 내시경 수술’을 꼽는 조 회장. 내시경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 가운데, 과거에는 주로 단방향 내시경이 이용됐다. 이는 한 군데만 절개하여 카메라와 수술 기구와 물이 하나의 통로로 들어가 수술하는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작은 기구밖에 들어갈 수 없고, 움직이는 각도도 제한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국내 의사들이 처음 시도하여 정착시킨 것이 양방향 내시경이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단방향에 비해 적용 범위가 넓고 양손을 다 쓸 수 있어서 배우기도 쉽다”며 “또한 기존 수술에 모두 적용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내시경도 일반 관절경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적고 여러 질환에 적용하기가 용이하여 빠른 속도로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양방향 내시경 수술법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양방향내시경 척추수술학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 7월 서울에서 첫 번째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9월에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제26회 인도척추신경외과학회’에서 특별 초청 강연을 진행하여 현지 의사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내시경 수술 이외에도 척추질환 치료의 발전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복잡한 경추수술이나 노인 환자의 척추변형, 골다공증 치료 및 합병증, 척추변형 등의 치료도 우리나라가 많이 앞서 있는 편”이라며 “척추질환의 내시경 수술뿐 아니라 균형 잡힌 치료 발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학회 산하에는 경추연구회, 척추기초연구회, 척추변형연구회, 척추종양연구회, 골다공증연구회와 학회로 승격한 최소침습척추학회를 통해 고른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조만간 양방향 내시경연구회도 최소침습연구회 산하로 편입을 준비 중”이라며 “그러면 척추신경외과학회는 산하에 5개 연구회와 1개의 학회에 총 2,500여 명 회원과 2개의 국제 학술지를 발행하는 큰 학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이같이 새로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이를 임상에 적용하는 심평원 고시기준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예를 들어 내시경 척추유합술의 경우 임상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지만 고시를 받지 못하여 소모품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

이에 “기존 심평원 고시기준 협의체가 없어졌다가 최근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며 “신경외과학회와 정형외과학회가 참여해 심평원 고시가 현실에 맞게 따라올 수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고시를 합리화하는 것도 척추를 다루는 의사들의 공통된 숙제”라고 전했다.

미래 발전 키워드…‘최소침습‧로보틱스‧바이오 매트리얼’

“척추수술의 미래 발전 방향은 내시경 최소침습, 로보틱스, 바이오 매트리얼 이 세 가지가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신기술 발전을 위한 전제조건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도 세계를 선도하며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척추수술의 미래 발전 방향은 내시경을 이용한 로보틱 서저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조 회장. 현재 척추수술 로봇도 나와 있고 관련 연구회에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척추수술은 뼈 제거 후 그 밑에 있는 신경이 숨 쉴 수 있게 공간을 만들어야 하기에 손끝 감각이 중요한데, 로봇 햅틱으로는 안 된다”라며 “그러나 AI가 접목되면 햅틱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척추 수술의 로보틱스 발전은 AI와 동반 발전이 필수 조건”이라는 것.

또한 바이오 매트리얼도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이다. 척추유합술의 경우 뼈 이식을 하는데, 과거에는 자가 골 사용에서 동종골 사용으로 변화해 왔다. 그러나 “동종골의 공급에 제한이 있고 비용이 높다 보니 최근에는 세라믹 등의 합성제품으로 대체되는 추세”라며, 이같이 “골형성 촉진 인자도 만들고 유합이 잘 되는 바이로 매트리얼이 발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학회는 이러한 미래 척추 수술의 학술적인 발전을 주도하는 한편, 대국민 척추질환 홍보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척추TV에 이외 카카오 채널,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홍보를 강화해 나갈 받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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