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임상통증학회가 삶의 질을 향상하는 통증치료의 표준화에 나섰다.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통증 치료가 등장하면서 과도한 치료나 근거 없는 치료들의 문제도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임상통증학회 김준성 회장(성빈센트병원)은 재활까지 연계하는 삶의 질에 초점을 둔 표준치료 마련에 주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활 연계하여 근본적인 통증치료 연구

“통증치료를 하는 학회는 매우 많습니다. 우리 학회가 추구하는 것은 통증 치료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약물, 침습적 치료 이외 비침습적인 재활치료와 연결하여, 궁극적으로 통증을 잘 관리하면서 활동적이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000년 창립된 대한임상통증학회는 퇴행성 관절염, 염증성 관절염, 근골격계손상, 스포츠손상, 노인만성통증 등 다양한 임상통증진료 분야에서 재활, 약물, 운동, 시술 치료 등 연구 및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학회 초기에는 근골격계 초음파를 이용한 진단 및 치료에 중점을 두고 발전, 성장하면서 대한신경근골격계초음파학회와 분리되었으며, 현재 임상통증학회는 재활과 연계한 통증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김 회장은 타 통증학회와 차별점으로 “우리 학회는 학회 역사에서 보듯이 기본적으로 초음파에 강점을 갖고 있다”며 “또한 뇌졸중, 뇌성마비, 척수손상을 비롯해 장애를 가진 환자들의 통증에 대한 원인 규명과 치료에 대한 강점을 갖고 있으며, 재활을 같이 연계하여 치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통증을 치료하여 병원에 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한편, 김 회장은 앞으로 임기 동안 코로나 상황으로 다소 저조했던 학술 활동과 학회 내실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3년간 온라인 학술대회로 다소 저조했던 학술 활성화를 위해 오프라인 학술대회의 강의 내용을 심도 있고 흥미 있게 마련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난립하는 다양한 통증 치료에서 근거 중심에 입각한 치료 기준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집중할 부분은 통증의 기본적인 학술을 비롯해 정신사회적 문제나 영향에 대한 최신치료에 대해 학술대회, 연수강좌 및 연 3회 열리는 집담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통증 진단과 치료, 전인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통증은 여러 과에서 치료가 이뤄지고 있지만, 약물이나 시술 위주 치료에 집중돼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통증을 질병 차원에서 원인 뿐 아니라 전인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통증에는 기능적 통증 뿐 아니라 사회심리적 원인 등 여러 원인이 있으므로 환자를 이해하지 못하고 국소적 통증만 치료만 하게 되어 지속적으로 병원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

이어 “특히 문제인 것은 과거 10여 년전과 비교했을 때 체외충격파, 비급여 신물질이나 치료들이 새롭게 시장에 들어오면서 통증 치료의 스탠다드처럼 되는 것”이라며 “한방치료를 포함하여 아직 근거가 부족한 새로운 치료들이 과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요통환자의 경우 매주 주사만 맞고 가는 것이 아니라 재활적인 운동, 자세교정, 심리적 지지 등 내재적인 문제를 해결했을 때 근본적인 통증 해결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섬유근통이나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서도 운동은 근거가 높은 치료임에도, 치료자나 환자 모두 당장의 빠른 치료를 원하다 보니 과도한 치료 상황이 반복된다는 것.

이에 “통증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하고 테크닉만으로 치료하면 근본적인 표준치료에서 멀어진다”며 “새로운 치료, 침습적 치료, 수술 등 빠른 치료만 좋다는 개념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노인 환자의 경우 통증 자체를 없애는 것은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통증을 줄이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활의학적 접근의 또 한 가지 장점은 초음파와 함께 근전도 검사 결과를 함께 보고 종합적으로 통증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초음파와 근전도를 통해 통증의 원인과 신경손상의 정도를 파악하고, 통증의 형태가 명확하지 않고, 이차적 이득을 얻으려는 환자들도 가려낼 수 있다”며 “시간은 걸려도 통증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보고 종합적으로 치료방침을 정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게 되면 노인 통증에 대한 재활의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재활의학과에서는 수동치료와 능동치료를 구분한다”며 “수동치료는 본인이 움직이지 않는 주사, 도수치료 등을 말하고, 능동치료는 자세를 바로잡고 운동을 통해 활동성을 높여 통증을 줄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노인환자에게는 이러한 능동적인 치료와 교육을 통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짧고 잦은 치료 보다 충분한 시간 통한 치료 체계 필요

“현재의 보험체계에서는 짧은 시간에 치료하는 것이 유리한 체계이다 보니 근본적 치료의 제한이 많습니다. 치료 횟수에 따른 보상보다, 충분한 시간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일례로 물리치료의 경우 단가가 낮을 뿐 아니라 중복 치료시 제한이 많다고 지적하는 김 회장. 예를 들어 근막통증후근에서 주사치료와 물리치료를 같이 진행하면 한 가지에만 보험급여가 적용되며, 노인들의 통증치료에서 두 부위를 동시에 치료해도 한 부위만 급여가 적용된다는 것. 이밖에도 “관절 구축, 근력이 약해진 수술 후 환자 등에서도 치료 수가가 매우 낮다 보니 할 수 없이 도수치료로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짧은 시간, 치료 횟수를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 동안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체계로 개선 돼 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임기에서 추진해온 학회지 ‘Clinical Pain’의 한국연구재단 등재와 대한의학회 산하단체로의 등록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Clinical Pain은 과거에 비해 논문 투고 수가 증가하고 내용도 좋아지고 있다”며 “학술 독려를 위해 우수 연구발표에 대해 매년 학술상을 시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대한의학회 가입은 통증 관련 학회 많아서 쉽지 않겠지만, 규정 요건에 맞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내실을 기하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어려워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근본적이고 삶의 질 중심의 통증치료의 연구와 학술을 주도하는 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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