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의 연구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간 R&D 투자를 진행해 온 결과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 것.

이에 본지는 신라젠의 R&D 부문을 이끄는 박상근 전무를 만나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개발 현황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신라젠 R&D 부문장 박상근 전무
신라젠 R&D 부문장 박상근 전무

3개의 주요 파이프라인 개발 순항 중

신라젠은 설립 직후부터 꾸준히 항암제 분야에 R&D 투자를 집중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총 3종의 항암제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임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박상근 전무는 "신라젠 R&D 부문은 항암제에 대한 연구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라며 "현재 3개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후보물질 단계를 넘어 상업화가 가능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3개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약물은 신라젠의 대표적인 항암제 '펙사벡'이다. 항암 바이러스 펙사벡은 신장암, 전립선암, 흑색종, 간전이성 대장직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17년부터 리제네론과 함께 진행해 온 신장암 환자 대상 펙사벡+리브타요 병용요법의 임상 2상 연구를 완료했다. 특히 이 임상은 항암바이러스의 정맥 투여(IV) 방식 및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 대한 연구가 포함되어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무는 "펙사벡은 신라젠의 파이프라인들 가운데 가장 많이 테스트된 약물"이라며 "신장암에서는 현재 다수의 약물들이 병용요법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이 중 펙사벡은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약물이라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그는 "임상의 주요 결과 내용은 오는 ESMO2023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과거와 달리 이제는 환자들의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안전성이 입증된 펙사벡의 시장성은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스위스의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BAL0891’도 기대를 받고 있는 약물이다. BAL0891은 종양을 유발하고 성장하는데 관여하는 트레오닌 티로신 키나제(Threonine tyrosine kinase, TTK)와 폴로-유사 키나제(Polo-like kinase 1, PLK1) 두 가지 인산화 효소를 저해하는 이중인산화효소억제제(Dual Kinase inhibitor)다.

박 전무는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BAL0891은 미국 4개의 센터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2개 센터에서 임상을 진행 중으로, 조만간 국내 1개 기관이 더 추가될 예정"이라며 "1상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내년 중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AL0891 임상에는 전임상 결과를 가지고 있는 파클리탁셀(paclitaxel) 병용 요법도 포함되어 있다"며 "향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항암제를 찾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신라젠은 GEEV(Genetically Engineered Enveloped Vaccinia)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도 개발 중에 있다. GEEV 기술은 혈중 항바이러스 물질을 저해하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직접 발현하도록 설계해 정맥으로 투여해도 항암 바이러스가 생존하게 되고, 더 많은 항암 바이러스가 종양에 도달해 높은 항암 효능을 발휘한다. 무엇보다 플랫폼 기술로서 암 치료 효능을 상승시킬 수 있는 복수의 치료 유전자를 탑재할 수 있어 상업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박 전무는 "SJ-600은 혈중 항바이러스 물질을 저해하는 단백질을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하기 때문에 정맥으로 투여해도 암세포까지 항암바이러스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는 약물"이라며 "SJ-600은 자체적으로도 암 세포에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데다, 서울대병원과 진행한 전임상 연구에서는 함께 투여한 타 약물도 동일한 용량 대비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 개발의 결과 보여줄 것

신라젠은 이같은 항암제 연구 개발 성과를 결과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 전무는 "신라젠의 항암제 파이프라인들에 대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시기가 됐다"며 "회사는 R&D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전념하고 있는 상황로,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다양한 결과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신라젠은 10월에 열리는 ESMO2023에서 펙사벡 연구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11월에는 SJ-600에 대한 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주요 암종에 대한 BAL0891의 임상 연구 확대와 SJ-600의 임상을 위한 GMP 생산도 준비 중이라고. 

박 전무는 "기술수출을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들이 필요한데, GMP 규정에 맞춰 생산된 약물을 가지고 임상을 진행해 유효성을 확인해야 한다"며 "SJ-600의 GMP 생산은 이를 진행하기 위한 시작점으로, 현재 5~6곳의 회사들의 요청을 받아 GMP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라젠이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은 항암제에 대한 네트워크와 경험"이라며 "이를 토대로 현재 진행 중인 항암제 파이프라인 외에도 새로운 물질 개발과 신규 항암제를 도입해 저평가 되어 있는 기업의 적정 가치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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