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사회를 앞두고 노인 신장환자들을 위한 연구와 제도마련을 등 특별한 대책이 ashtor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 산하 노인신장학연구회 제3대 회장으로 최근 취임한 정성진 회장(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신장내과)은, 노인 환자들을 위한 진료지침과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새로운 치료제들의 효과 검증 등을 통해 노인신장질환 환자들의 차별화 된 치료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 일반 환자와 치료 달라야”

“현재 필수의료 위기처럼 노인환자 진료 기피 현상도 생길까 우려됩니다. 연구회는 그동안 신장내과에서도 연구가 부족했던 노인 신장질환 환자들을 위하여 노인에 특화된 연구와 진료지침 개발, 보험정책 제시 등으로 초고령화사회에 대비하고자 합니다.”

초고령화에 따른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의료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노인의학, 노년내과 등 분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노인 환자들은 노쇠에 따라 일반 환자보다 질병 양상이 복잡하고 여러 위험 인자도 많아서 진료에 훨씬 많은 시간과 지식이 필요하지만 진료비 보상은 똑같다 보니 필수의료처럼 기피될 수 있다”는 것.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노인 콩팥병 환자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2019년 대한신장내과 산하에 노인신장학연구회가 창립됐다. 연구회는 노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특성을 바탕으로 급성 및 만성 콩팥병의 예방, 조기 진단 및 치료법 개발, 노인 신대체요법의 선택과 보존치료 결정, 환자와 가족 및 의료진용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짧은 기간 안에도 활발한 학술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구회는, 대한신장학회와 협동연구로 여러 가지 진료지침을 개발 중인 가운데, 최근 ‘2023년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 결정에 대한 지침’의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곧 발간을 앞두고 있다.

이번 진료지침에 대해 정 회장은 “말기콩팥병 환자가 됐을 때 일반적으로 젊은 성인 말기콩팥병 환자는 별다른 고민 없이 신장 이식을 하거나 이식 전까지 혈액 또는 복막 투석을 하지만, 노인환자는 다르다”며 “특히, 초고령 환자는 기대여명이 얼마 안 남고 여러 동반된 질환들로 인하여 투석을 통한 기대여명의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기때문에 일반 성인 환자들과 똑같은 방식의 치료를 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어왔다”는 것. 이에 “이미 외국에서는 기대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투석치료 외에도 보존콩팥관리도 선택할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된 지침에는 이와 같이 고령 환자에서 투석치료 외에 보존콩팥관리의 선택이나 공유의사결정에 대한 내용 등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우선 노인 콩팥병 환자의 투석 진행 결정에 따른 지침을 내놨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는 정 회장. “앞으로는 투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들에게는 약물 치료나 식이요법 등을 포함하는 보존콩팥관리 전략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며 “이 밖에도 노인에서의 급성콩팥손상, 사구체신염 등의 기타 콩팥질환의 경우도 젊은 성인 환자와 똑같이 치료할 것인가 아니면 노인 특성을 반영한 진료지침을 만들 것인가 등 앞으로 연구해 나가야 할 주제가 많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근거 마련을 위한 여러 연구들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보건산업진흥원과 함께 다기관 연구로, 주 3회의 혈액 투석 횟수가 노인 환자에게도 적절한지에 대한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인 환자 위한 ‘보존콩팥관리’ 시스템 마련 필요

2021년 심평원 데이터에 따르면, 건강보험 진료비의 40% 이상을 65세 노인 환자들이 사용했다. 또한 암, 고혈압, 당뇨병, 호흡기 등 12개 만성질환 중 고혈압(700만 명, 진료비 4조 3천억 원)에 비해 만성콩팥병(신부전증) 환자 숫자는 28만 명에 불과하지만 진료비는 2조 4천 억원이나 지출됐다. 이는 만성콩팥병이 12개 만성질환 중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많은 것.

정 회장은 “대한신장학회 말기콩팥병 신대체요법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말기콩팥병 환자의 평균 연령이 67세였다. 또한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만성콩팥병 환자 중 65세 넘은 인원 19만 명으로서 이들에게 사용된 진료비는 1조 4천 억 원”이라고 부언했다.

이같이 초고령화에 따라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진료비 부담은 경제‧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노인 콩팥병 환자들의 치료에 있어서 ‘보존콩팥관리’도 중요한 선택일 수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일률적인 치료가 아닌, 포괄적인 토탈케어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들의 보존콩팥관리를 위해서는 질병 치료 한 가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가족이나 지역사회, 지자체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경제적 궁핍, 우울증, 독거노인 문제 등 보이지 않는 무형적 지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이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콩팥병 신약들 등장…노인환자 대상 효과 검증해 나갈 것

“신장내과 의사들에게는 싸울 무기가 별로 없다는 게 늘 아쉬운 점이었지만, 최근 신약들이 나오면서 약물 선택의 폭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제들이 노인 콩팥병 환자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인지 검증하는 것도 연구회에서 해 나갈 일이죠.”

그동안 치료제가 별로 없었다는 점에서 신장내과 전문의들의 고민이 많았다는 정 회장. 만성콩팥병 치료에서 오랜 기간 동안 레닌-안지오텐신계 제제(ACE억제제 등)가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 신약 중 당뇨병약으로 개발되었던 SGLT2억제제가 당뇨병 유무와 상관없이 콩팥병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혀가면서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SGLT2억제제의 적응증은 만성콩팥병 전체로 확대되고 있지만, 노인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도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또 새로운 약제인 비스테로이드무기질부신피질호르몬수용체길항제(MRA)가 출시되면, 이 또한 노인 환자 대상 효과에 대해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치료제 뿐 아니라 노인 환자의 식이 관리도 중요하다. 통상 만성콩팥병 환자로 진단되면 식이요법 교육을 하지만, 식욕 부진이 많은 노인 환자에게 젊은 성인과 똑같이 적용하면 자칫 영양결핍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이에 “젊은 성인 환자와 차별화된 식이요법 구성과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 밖에도 시각, 청각, 인지기능이 저하되어 소통이 어려운 노인환자와의 소통에 대한 프로세스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노인환자들에 대한 차별화 된 치료지침과 시스템, 제도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노인신장학연구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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