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암 치료에 있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면역항암제들이 기존의 TKI를 뛰어 넘는 연구 결과들을 속속 발표하고 있기 때문. 

먼저 티쎈트릭은 아바스틴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기존 1차 표준치료제였던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는가 하면, 여보이+옵디보는 강력한 효과를 바탕으로 간암 2차 치료 시장에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면역항암제 기반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수의 간암 환자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치료 옵션이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3상 임상인 IMbrave150 연구 참여 전 출혈 위험도가 높은 환자군을 배제하였음에도 상부위장관 출혈이 넥사바에 비해 흔하게 발생했다(7% vs. 4.5%). 따라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투약 전 내시경을 통한 위식도정맥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며 출혈 고위험군이라면 정맥류에 대한 치료가 선행되어야 하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여보이+옵디보 병용요법의 경우에는 넥사바 치료 이후에만 사용이 가능하며, 치료 관련 중증도 이상반응이 53%에 달해 이를 견디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중론이다. 

이러한 와중 최근 항 PD-L1과 항 CTLA-4의 병용요법인 임핀지+이뮤도(성분명 더발루맙+트레멜리무맙)가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하며 환자와 의료진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치료 경험이 없는 진행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소라페닙 단독요법과의 비교 연구인 HIMALAYA 3상 연구를 통해 치료의 유효성이 입증됐다.

HIMALAYA 연구 결과,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은 소라페닙 대비 사망 위험을 22% 개선하며, 1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했다. 3년 시점의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율은 31%, 소라페닙군은 20%였으며,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 중앙값은 16.4개월, 소라페닙군은 13.8개월 로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 중 객관적 반응률의 경우,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은 소라페닙군(5.1%) 대비 약 4배 가량 높은 20.1%로 확인됐다. 또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에서 완전관해(Complete Response, CR)는 3.1% 였으나, 소라페닙 단독요법 군에서는 0%에 그쳤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의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22.3개월, 소라페닙군은 18.4개월로 나타났으며, 치료반응 도달기간의 중앙값은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은 2.2개월, 소라페닙 단독요법군은 3.8개월로 확인됐다.

안전성 측면에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의 약제와 관련성이 있는 3등급 또는 4등급 이상의 부작용 발생률은 25.8%, 소라페닙군은 36.9% 였다. 치료와 관련된 식도 정맥류 출혈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같은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에 대해 의료진들은 '기존 면역항암제 기반 병용요법들의 장점들을 모두 가진 치료법'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상황.

이에 본지는 국내 의료진 가운데 HIMALAYA 3상 연구에 가장 많은 환자를 등록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를 만나 임핀지+이뮤도의 효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

Q: 최근 임핀지와 이뮤도 병용요법이 간암 1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우선 이번 허가의 기반이 된 3상 임상 HIMALAYA 연구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A: HIMALAYA 연구는 이전에 치료를 받지 않은 국소 치료가 불가능한 BCLC B 또는 C에 해당하는 간암 환자 1,171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글로벌 다기관 3상 연구다. 임상은 임핀지+이뮤도 병용 투여군, 임핀지 단독 투여군, 넥사바 투여군 등 총 3개의 군으로 나눠 시행됐다. 연구의 1차 평가변수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과 넥사바를 비교하여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중요 2차 평가변수는 임핀지 단독투여군이 넥사바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Q: 국내에서 HIMALAYA 연구에 가장 많은 수의 환자를 등록한 의료진으로서 이번 임상 연구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HIMALAYA 연구가 가지는 주요 의미는 최근까지 표준치료로 사용되어 온 넥사바 대비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생존율 측면에서 더욱 우월하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넥사바 대비 치료 성적이 우월하다는 점을 입증한 임상은 IMbrave150 연구가 유일했다. 이번 HIMALAYA 연구를 통해 넥사바 대비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우월하다는 것이 증명됨으로써 또 하나의 중요한 1차 치료 옵션이 생겼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Q: HIMALAYA 연구 결과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 투여군의 OS 중앙값은 16.4개월로 넥사바 투여군(13.8개월) 대비 우수함을 보였다. 하지만 두 군간 OS 중앙값 차이가 2.5개월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큰 효과를 보이지는 못한 것처럼 보인다.

A: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으로 생존기간 중앙값을 보고 있지만, 면역항암제에 있어서는 장기 추적결과 역시 중요하다. 최근에는 간암에서도 여러 약제들이 등장하면서 후속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들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OS 중앙값이 후속치료의 영향으로 과거보다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명백한 점은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이 넥사바 대비 연장됐고, 환자들의 장기생존 측면에서도 그 효과가 입증됐다는 점이다. HIMALAYA 연구가 발표된 2022년 1월 당시 데이터를 보면 투약 3년 시점 넥사바군의 전체생존율은 20%였던 반면,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의 전체생존율은 31%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최근에는 HIMALAYA 연구의 4년 장기 추적 데이터도 발표가 됐는데, 4년 시점의 전체생존율에서도 넥사바군은 15%,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군은 25%로 우월성을 보였다. 이렇듯 장기생존율의 차이는 기간이 지나더라도 유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수년 간 시간이 경과됨에도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간암환자의 장기 생존을 꾸준히 유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한 부분이다.

 

Q: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현재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는 티쎈트릭+아바스틴이 3상 임상에서 보여준 효과와 이번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보여준 효과에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A: IMbrave150 연구와 HIMALAYA 연구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이 다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IMbrave150 연구에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반응률은 27%였고, HIMALAYA 연구의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반응률은 20%였다. 이러한 차이는 환자의 병인에 따라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에서는 B형간염으로 인한 간암 발생 환자 수가 많은데, 전반적으로 이러한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이나 치료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IMbrave150 연구에는 참여한 환자의 절반 가량이 B형간염 환자였지만, HIMALAYA 연구의 B형간염 환자 비율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의 리얼월드 연구 결과가 IMbrave150 연구 만큼 좋은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임상에 참여한 환자 특성의 분포 차이로 인해 두 치료법이 성적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Q: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과 유사한 PD-L1+CTLA4 조합인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이 현재 간암 2차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1/2상 임상인 CheckMate-040 연구에서 CTLA4인 여보이를 가장 강력하게 사용한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가 제일 우수했다. 그런점으로 비추어 볼때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 역시 CTLA4인 이뮤도를 보다 강력하게 쓴다면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보인다.

A: 우선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아직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 때문에 2상 연구 결과만을 가지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뿐더러, 해당 2상 임상에 참여한 환자 수도 많지 않아 평가를 하기가 조심스럽다. 또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에서 CTLA4 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에는 부작용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일례로 위암에서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을 포함한 CheckMate-649 연구에서는 CTLA4 억제제의 독성으로 인해 옵디보+여보이 치료군은 임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위암에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임상 연구에서 CTLA4억제제의 용량과 횟수를 제한하려는 시도가 되고 있다. 간암 환자의 경우에는 전신상태가 대체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측면에서 CTLA4 억제제를 강력하게 사용하기 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치료 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CTLA4 억제제인 이뮤도를 1회만 사용했는데, 부작용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면서도 생존기간은 확실하게 연장시키는 결과를 보여줬다는 것이 HIMALAYA 연구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Q: 현재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이 간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면역+면역인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만이 가지는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가장 큰 장점은 장기생존인 것 같다. 현재 간암에서 4년 시점까지 추적 관찰을 한 연구는 HIMALAYA 연구가 거의 유일한데, 이정도의 긴 추적 관찰에서도 장기생존 효과를 일정하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큰 강점이다. HIMALAYA 연구에서는 저희 병원 환자들이 40명 가량 참여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외래 진료를 받으면서 병을 잘 조절하는 환자들이 존재하고, 일부는 완전 관해에 도달한 케이스들도 있다. 

부작용 측면에서도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출혈의 위험이 있는 반면,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은 출혈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식도정맥류 출혈 위험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을 더욱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약제의 치료 효과를 감소시킬 수 있는 항약물항체(이하 ADAs, anti-drug antibodies) 발생 비율이 30% 정도로 높았던 반면,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의 ADAs 발생률은 10%에 미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 투여로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들은 약을 끊은 상태에서도 상당 기간 그 효과가 지속된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제 환자 중에서도 완전관해 후 4년 이상 장기간 동안 종양의 진행없이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Q: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이 치료 효과에 안전성, 완전관해 효과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환자들 입장에서는 고가의 약제 비용이 치료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 

A: 간암은 넥사바 이전에는 별다른 치료제가 없었고, 넥사바 이후 몇가지 약물들이 출시되긴 했지만, 아직까지 폐암이나 유방암, 흑색종 등 타 암종에 비해서는 생존기간이 상당히 짧은 편이다. 환자들의 생존기간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추가적인 치료제들이 꾸준히 개발되어야 하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간암은 현재 환자들에게 사용할 치료제의 수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했다면 빠르게 진료 현장에 도입이 되어야 하고, 환자들이 그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보험 급여 적용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향후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에 대해 추가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연구가 있다면.

A: 어떤 환자들이 장기생존 효과를 볼 수 있을지를 확인하기 위한 생체표지자에 대한 연구가 추가로 시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생체표지자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치료 반응이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기존 발표된 3상 임상과 유사한 효과를 보이는지에 대한 부분도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 Child-Pugh 스코어 B와 C에 해당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 연구 역시 기대가 된다. 간암에서 기존의 면역항암제들의 임상은 Child-Pugh 스코어 A까지의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Child-Pugh 스코어가 B 이상일 경우에는 출혈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출혈 부작용이 적은 임핀지+이뮤도 병용요법을 충분히 적용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간암에서 Child-Pugh 스코어 B 이상인 환자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을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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