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이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임기를 시작한 대한항균요법학회 김신우 회장은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항생제 스튜어드십의 제도화를 추진하는 한편,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국민, 의료진 대상 교육 및 홍보를 적극 펼쳐 나가겠다는 다짐이다.

‘항생제 스튜어드십’ 제도화에 주력

“최근 항생제 내성이 국제적으로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학회는 국내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감염 관리를 비롯해, 항생제 스튜어드십(관리)의 제도화와 교육 홍보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1958년 대한화학요법학회로 창립된 학회는 65년 동안 초기의 창립 취지를 성실하게 계승해 오다가 2018년 대한항균요법학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학회는 다제내성균 감시체계 구축과 항균요법 연구, 항생제 내성 예방과 오남용 차단을 위한 지침 및 프로그램 개발, 정책 제언 등 효과적인 항생제 스튜어드십 전략 수립과 실천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올바른 항생제 사용을 지도하고 보급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항생제 내성이 많아지면서 어느 때보다 항생제 내성 관리를 위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은 최근 만들어진 항생제 적절 사용을 위한 스튜어드십 지침 및 핵심요소의 보급과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성화를 임기 중 가장 우선 사업으로 꼽았다. “그동안 학회가 항생제 스튜어드십에 대해 많이 알려 왔지만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에 일반인에게는 항생제 올바른 사용을 독려하고, 의료진에게는 항생제 스튜어드십 전문 인력을 양성을 포함한 항생제 스튜어드십 정착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생제 스튜어드십 지침 및 핵심요소’는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항균요법학회가 2021~2022년 우리나라 진료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발표한 지침으로, 다제내성균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위한 전략과 이를 수행하기 위한 의료기관내 조직과 그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병원에서 항생제 스튜어드십을 담당할 감염 전문 의료진의 부족으로 지침이 잘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항생제 스튜어드십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교육의 필요성을 깊이 느끼고 전문 인력이 양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항생제 스튜어드십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이후에도 반복될 신종감염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도 학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생제 내성 문제 심각…새 항균제 도입 및 ‘항생제 관리료’ 필요

세계보건기구가 다제내성균 감염증을 ‘앞으로 다가올 10가지 국제 보건 위험요인’으로 분류한 가운데, 국내 국내에서도 항생제 내성, 그 중에서도 그람음성균 내성 증가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 회장에 따르면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은 50% 이하로 내성률이 떨어지는 경향이지만,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 대장균, Klebsiella의 내성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및 녹농균은 증가하고 있으며, 카바페넴 내성 아시네토박터는 더 증가할 수 없을 만큼 높은 내성율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국내에서는 카바페넴 내성 그람음성균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며 “이에 대한 관리 및 치료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새 항균제 도입이 시급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에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김 회장은 국내 저수가 의료제도에 따른 다국적 제약회사의 약 가격 차이 때문에 도입이 원활치 않은 점과 국내에서 항생제 내성 감염의 위험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임상 현장에서 교과서에서 사용하라는 약을 사용하지 못할 때 좌절감을 느낀다”며 “학회에서는 이러한 심각성을 패널 토론이나 질병청, 보건복지부, 심사평가원 등 정부 기관과의 협의 및 질의 답변 등을 통해 알리고 정책에 반영되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항생제 내성관리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항생제 관리료’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를 통해 항생제 내성 발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이같이 전문 인력의 항생제 관리 및 활동을 늘리기 위해 ‘항생제 관리료’를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4주기 의료기관 인증평가에서 항생제 사용관리 활동이 정규 항목으로 포함되었다. 그러나 “해당 평가항목의 ‘기준의 이해’에서 요구하는 항목이 충분히 구체적이지는 않다”며 “항생제 스튜어드십 활동에 대해 더 구체적인 활동 및 임상 지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의료기관들이 충족시키도록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첫 시작인 만큼 5주기 인증평가 때는 더 개선된 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항생제 내성, 국민‧의료진 심각하게 인식해야”

“임상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의 3분의 1은 불필요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항생제 사용 기간 감소, 과도하게 넓은 항균 스펙트럼 사용 자제, 바이러스 질환에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기 등을 실천하여야 하며,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해 국민과 의료진 모두 심각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에 대해 국가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합니다. 학회는 항생제 적정 사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심평원과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항생제 사용에 대한 심사평가원의 분석 자료를 협력하여 분석하고 논문화하는 등의 사업”이라며 “이를 통해 항생제 사용의 적정성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협력 분야”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노력을 통해 미래 세대에도 항생제를 효과적으로 사용, 유지할 수 있도록 잘 관리(스튜어딩) 확산과 제도적인 정착(평가 및 수가)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하는 김 회장. 이러한 학회의 다양한 노력이 항생제 내성 위험으로부터 국민건강을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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