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인공관절수술이 내비게이션, 최소절개술,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기술과 접목되면서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로봇이 도입되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가운데, 힘찬병원은 도입 3년여 만에 마코로봇 인공관절수술 건수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백지훈 원장을 만나 로봇인공관절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원장
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원장

 

로봇수술 정확도 “마치 자를 대고 긋는 것과 같아”

힘찬병원은 2023년 4월 기준으로 국내 마코로봇 인공관절수술건수 총 22,553건 중 15,428건을 시행하여 국내 마코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로봇인공관절 수술이 미국에서도 시작한 지 4년 정도밖에 안 된 가운데, 국내에서 비교적 빠르게 도입하여 술기를 축적해 나갔기 때문. 이에 대해 백 원장은 “3년 여 전 이수찬 대표원장님이 적극적으로 여러 로봇수술 장비들을 도입하여 사용한 결과 마코가 가장 정확하다는 판단에 전국 힘찬병원에서 1~4대씩 배치 했다”며 “이후 국내에 빠르게 보급되어 지금은 국내 다수의 병원들이 마코 로봇을 도입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정확도’를 꼽는다.

어느 수술이든 수술의 정확도는 매우 중요하다. 인공관절 수술로봇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접목됐다.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마코 로봇에 입력한 뒤에 3차원으로 변환해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의 진행상태를 미리 파악해 절삭할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 및 삽입 위치 등 사전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다. 수술 전에 미리 모의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는 실제 환자의 무릎 정보를 가이드를 통해 마코로봇에 전달하고, 환자의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신전 간격 및 굴곡 간격을 평가하면서 컴퓨터로 계산된 수치를 보며, 관절 간 간격과 다리 축, 인대 균형을 맞춘다. 기존에는 이 부분을 의사의 경험에 의존했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정확한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 이에 대해 백 원장은 “기존에는 감으로 일직선을 긋는 것이라면 로봇수술은 자를 대고 긋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후 집도의는 계산된 수치를 보며 로봇팔을 잡고 손상된 관절부위를 정교하게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된다. 로봇팔이 지정된 절삭부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멈춰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막아준다. 의사의 임상경험적 판단에 따라 수술계획을 수정할 수 있고, 로봇팔을 잡고 절삭을 시행한다는 점에서 반자동방식으로 이는 다른 수술로봇과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백 원장은 “처음 도입했을 때는 난이도 높은 케이스에서도 과연 정확하게 수술이 될지 의문스러웠는데, 경험이 쌓이다보니 난이도가 높은 케이스와 쉬운 케이스 모두에서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수술 등 아주 일부분을 빼고는 앞으로 대부분 인공관절 수술이 로봇수술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수술이 안 되는 경우는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다시 하는 재수술이나, 희귀한 케이스로 고관절이 없는 환자 등 극히 일부 케이스라고. 로봇수술을 하려면 뼈를 인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는 로봇이 인식할 뼈와 고관절에서 발목 관절까지 하지축이 없기 때문이다.

 

수술 출혈 36% 줄여…부분치환술에도 효과적

로봇수술의 또 한 가지 큰 장점은 출혈이 적다는 것이다.

기존 수술에서는 다리의 축을 바르게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의 골수강 내에 긴 구멍을 뚫어 절삭가이드 기구를 삽입해 육안으로 보면서 맞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따른다. 하지만 로봇은 골수강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하기 때문에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일반 인공관절수술과 로봇 인공관절수술의 출혈량을 비교해보니 로봇수술로 약 36%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5월 시행한 일반수술 50건과 2023년 1월 시행한 로봇수술 50건의 출혈량이 각각 744ml, 476ml였다. 출혈량은 수술 시와 수술 후 입원기간 동안 피주머니(헤모박)을 통해 나온 혈액량을 모두 합친 수치다.

최근에는 부분치환술에도 적용을 넓혀가고 있다.

목동힘찬병원은 2021년 9월부터 무릎 안쪽만 부분적으로 손상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치환술에도 로봇을 도입해 현재 200건이 넘어섰다.

“부분치환술은 인공관절의 반만 수술하는 것으로, 시야 제한성으로 인해 좌우 밸런스를 맞추기가 까다로워 의사들도 수술을 꺼리는 편”이라며 “그런데 로봇으로 하면 밸런스를 잘 잡을 수 있고 최적의 임플란트 위치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수월하고 임상 경과도 좋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 후 25년 이상 사용’ 목표

“로봇수술이라고 전적으로 로봇이 수술하는 것이 아닙니다. 로봇은 일종의 수술 비서로, 판단은 의사의 역할이죠. 따라서 로봇수술 역시 많은 수술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합니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정형외과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2년까지 20건의 국제논문 중 총 5건의 마코로봇 관련 국제논문을 발표했고, 이중 2건은 SCIE급 저널에 게재되었다. 현재 국내 의료진이 발표한 마코로봇 관련 논문이 전무한 만큼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백지훈 원장은 “다양한 수술경험으로 숙련도를 쌓고,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구활동으로 수술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로봇 관련 논문은 앞으로도 계속 낼 예정으로 인공관절수술 후 2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이같은 목표가 충분히 가능한 이유에 대해 “최근 논문에 의하면 일반 인공관절 수술의 30년 추적 연구 데이터가 나왔는데, 재수술이 10%밖에 불과했다”며 “로봇수술의 경우 임플란트의 정확한 위치와 밸런스를 잡아주기 때문에 당연히 이보다 수명이 늘어날 것”이라며 “예상컨대 30년 뒤에는 로봇수술 인공관절의 유지율이 95% 이상까지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등산 등 레저 인구의 증가로 무릎 부상이나 퇴행성관절염 등이 늘어나고 있어서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백 원장은 “등산은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기 때문에 연골이 빨리 닳을수 밖에 없다”며 “허벅지 근육을 키워야 무릎에 손상이 덜 간다”고 조언했다. 또한 “무릎 보호대의 경우 통증 등으로 어쩔수 없는 경우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무릎 주위 근육들을 약하게 하므로 장기간 착용을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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