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신경외과학계 구원투수로 나선다

대한신경외과학회 권정택 이사장 문선희 기자l승인2022.11.24 00: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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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병원 사태로 뇌혈관 수술 의사 부족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신경외과학회가 위기 돌파에 전면적으로 나선다. 지난 11월 임기를 시작한 대한신경외과학회 권정택 이사장(중앙대병원 신경외과)은 필수의료 포함을 비롯해 전공의 증가와 근본적 문제인 수가현실화 등을 통해 신경외과 위기 극복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필수의료‧전공의 증가‧수가현실화’ 주력

“중요한 시기에 임기를 시작하여 막중한 책임감이 느낍니다. 무엇보다 시급한 필수의료 포함을 비롯해 전공의 증가, 수가현실화에 주력하고자 합니다.”

신경외과 전문의 배출 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 지원의 경우 기존 115명에서 지금은 89명 뿐이고, 이 중에서도 뇌혈관외과 세부 전공자는 20% 내외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실제 신경외과 전문의는 3,500명 정도 되지만,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자발성 지주막하출혈 환자가 발생할 경우 당장 개두술 및 클립 결찰술(Clipping)을 할 수 있는 뇌혈관외과 전문의는 4% 정도인 133명 밖에 없는 현실이다.

권 이사장은 “현재 전공의 1인당 주 80시간 이내로 근무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매년 1명의 전공의가 배정되어 4개 년차 전공의 총 4명이 있는 대학병원도 당직시간을 준수할 수 없어 전문의가 추가로 당직을 서고 있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우선 전공의를 연 20명 정도 증원해야 한다고 제시하는 권 이사장.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공의를 늘려도 척추 분야로 가거나 다른 과로 빠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며 “실제로 신경외과에서도 척추는 급여가 세고 수입이 좋지만, 뇌혈관 수술은 신경, 혈관 손상의 위험이 많은 고난이도 인데 비해 의료 수가는 낮다 보니 전공의들의 중도 탈락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

이같이 뇌혈관 수술의 의료 수가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공청회 등에서 이어졌다. 실제 우리나라 뇌혈관 수술의 의료 수가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20% 내외다. 예를 들어 뇌동맥류 클립 결찰술의 경우 일본은 수가가 1,140만 원인 반면, 한국은 242만원에 불과하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원인은 가산점수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뇌동맥류를 클립으로 묶는 수술인 ‘클립 결찰술’의 경우 현장의 고충도 크다고 지적하는 권 이사장. “뇌동맥류 클립이 없어서 급히 요청하면 업체에서 택시비도 안 나온다고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시키라고 하는 정도”라며 “후배들에게 기존 세대들처럼 더 이상 자부심만 갖고 수술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수술 환경은 미국 유수의 대학병원과 똑같은 시설에 수술 재료도 똑같은데 수가가 턱없이 낮은 현실은 근본적으로 해결이 돼야 한다”며 “뇌혈관 수술 수가를 일본 수가의 50~60% 정도까지 단계적으로 올려서 비슷하게라도 맞춰 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상황이 극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뇌혈관 세부전공자들 중에서도 개두술 및 클립 결찰술을 시행하는 의사들이 줄어드는 것도 우려되고 있다. “전공의 없이 혼자 수술을 도맡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간이 많이 드는 클립 수술보다 빠른 코일술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며 “코일술도 안전하고 빠르지만 코일술로 안 되거나 꼭 개두술을 해야 하는 경우들이 있어서 수술도 등한시하면 안 된다”는 것. 이에 학회에서는 수련실태 조사시 뇌동맥류 수술 개수를 클립 결찰술 숫자 곱하기 2배까지 인정해 주면서 수술 술기의 질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필수의료에 대해 “필수의료는 즉각적인 의료개입 시간이 매우 중요하며 노동 집약적이며 24시간 365일 일정하게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며 “신경외과는 중증 외상, 뇌혈관 질환 등의 중증-응급의료 관련 분야 등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과로, 필수의료의 핵심이라는 의견에는 조금의 논란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외과 60년, 맨눈 수술에서 증강현실 수술로까지 발전

학회는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지난 60년 동안 신경외과 수술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처음 선배들은 현미경도 없이 맨눈으로 수술했던 시절에서 CT, MRI 같은 의공학 발전으로 장님이 눈을 뜬 것 같은 발전을 했다”고 표현했다. 즉, “막연히 수술실에 들어가던 시대에서 지금은 뇌항법 장치, 뇌 정위술을 이용한 수술을 비롯해 수술 현미경으로 뇌종양을 형광으로 볼 수 있으며, 뇌동맥류로 혈류가 차단된 것을 도플러나 ICG 등의 인공염료를 혈관에 넣어 그려진 그림을 통해 문제 있는 부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

다만, 로봇수술 분야는 뇌혈관 수술에서 접목이 잘 안 되는 분야다. “뇌 혈관 수술은 혈관이나 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로봇수술 적용이 되지 않는데 비해 AI 분야는 뇌수술에 접목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이 같은 AI, 메타버스에 대한 임상데이타 연구를 위해 디지털융합연구회를 2018년에 창립해서 현재 대한신경외과학회 산하 연구회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융합연구회의 초대회장은 경희대학교 신경외과의 김승범 교수가 맡았으며, 2022년 11월 두 번째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최근 신경외과 분야에서 최근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적대적 생성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과 neuro-oncology 분야에서 Radiomics를 주제로 진행된 가운데, 인공지능연구에 관심이 있는 회원을 위한 기본 입문교육도 진행됐다.

이같이 “신경외과에서 AI 분야는 CNN, GAN으로 대변되는 영상분석과 영상모달리티로 부터 생성된 다차원데이터를 분석하는 Radiomic이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분야”라며 “또한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수술도 이미 상당히 발전된 분야”라고 소개했다.

 

다양한 뇌 병변 잡아내는 ‘뇌혈관검사’ 국가검진 제안

“뇌동맥류 인한 뇌출혈은 아무 증상이 없다가 터지면 3분의 1이 즉사하는 병입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뇌 CT나 MRI로 뇌혈관을 찍어보는 것이 좋으며, 학회는 이에 대한 국가검진을 정부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최근 배우 강수연이 뇌동맥이 파열되어 뇌출혈로 갑자기 사망한 바 있다. 이같이 뇌동맥류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뇌 CT나 MRI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뇌동맥류를 발견하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모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는 지켜보다 더 자라게 되면 코일이나 클립술 시행을 통해 뇌출혈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이에 “학회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활동 많은 40세와 50세 때 뇌혈관검사를 국가검진에 넣자는 제안을 했다”고. 이 같은 “뇌혈관 검사를 통해 뇌동맥류 뿐 아니라 뇌종양, 뇌혈관 기형, 뇌수두증, 알츠하이머도 등 뇌 병변을 다 잡아낼 수 있다”며 “일본에서 비용을 분석한 결과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와 간병비에 비하면 검사하는 비용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신경외과의 위기 돌파와 예방적인 국민 뇌 건강을 위해서도 전면적으로 나서는 학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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