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지만 임산부와 태아에 대한 연구는 큰 발전을 보이고 있다.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그동안 국가 과제 등을 통해 진행해 온 많은 연구들을 산업화로 연결하기 위한 기반 마련에 나선다. 올 9월 임기를 시작한 김영주 신임회장(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은 이 밖에도 고령화되는 산모들의 건강과 정책 마련에도 적극 참여하여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동참해 나가겠다는 다짐이다.  

내년 창립 30주년, 연구의 산업화 기반 마련에 주력

“내년이면 학회 창립 30주년입니다. 임산부와 태아 건강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온 학회는, 이제 단순 연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학연병 네트워크 조성을 통해 기술화, 산업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1994년 대한태아의학회로 출범한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임산부와 태아의학 연구 및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학회들과의 유대증진을 통해 대한모체태아의학회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목표로 하는 고위험 임산부 관리와 태아치료 분야의 학회이다.

학회의 산하 세부연구회인 역학위원회, 조산위원회, 고혈압위원회, 임신성당뇨위원회, 산전진단위원회, 산전약물상담위원회, 태아치료위원회, 다태임신위원회, 분만진통위원회 등에서는 국가 연구비를 수주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다.

김 회장은 이러한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30년을 위해 AI, 빅데이터 등과 연계하여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기틀 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김영주 교수는 이대목동병원 융합의학연구원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의료기술협력단장을 맡으며 수많은 연구 성과에 대한 국제 특허 출헌을 하는 등 활발한 산학연계 연구활동을 펼쳐왔다.

이 밖에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젊은 의사들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해 나갈 받침이다. 이에 대해 “바이오 벤처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의대 교수들과 연계해 논문 특허 기술이전 프로세싱을 연결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일환으로 젊은 의사들을 위한 모체의학상(가칭)을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회의 기존 ‘페링 학술상’이 중견 교수들을 위한 지원이었다면, 모체의학상은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 활성화 및 기술화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마지막으로 주력할 사업은 국민 건강과 직결된 부분이다. 낙태법 이슈와 관련해 낙태 유발 약품들이 인터넷으로 돌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임상시험이나 검증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임상을 통해 낙태 유발 약품들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아직 정확한 정립이 되지 않은 낙태 시기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며 “이 같이 국내 낙태법과 관련된 이슈들에 대응해 국민 건강과 관련된 부분들을 검증하고 정책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조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산부 관련 빅데이터와 AI 등 이용한 첨단 연구 활발

최근 모체태아의학에서 주목받고 있는 학술 분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한 조산 감소 연구 분야이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산모 질 분비물의 마이크로 바이옴을 시퀀싱하여 조산 위험 리스크를 찾아내고, 프로바이오틱스를 통해 조산 위험을 예방하는 연구”라고 소개했다. 즉, “장내미생물이 우세할수록 만삭아로 가고, 나쁜 균으로 대치되면 조산으로 간다”며,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사해 더 좋은 장내 환경을 만들어 조산을 예방하는 원리”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임산부 관련 빅데이터와 AI 등을 이용한 질환의 예측 모델에 연구도 최신 학술 이슈로 주목되고 있으며, 향후 국내에서 원격진료가 가능해지면 조산을 예측하는 태아심박동 모니터링시스템도 개발되어 임산부의 원격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전망했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 및 산하 연구회들은 그동안 수많은 국책 연구과제를 진행해 왔다.

주요 연구로 조산연구회의 국가과제 ‘빅토리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 연구는 전체 24개 다기관 공동 연구로, 조산 위험 여성에서 ‘프로게스테론 보충요법’의 근육 주사와 질 투여의 효과 차이 비교하기 위해 실시한 연구이다. 이에 대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실시한 비교적 큰 규모의 국가과제였다”며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산모들의 질내 프로게스테론 질정 치료를 통해 조산을 예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질병관리본부 연구과제로 조산 예측 데이터 연구사업을 진행해 다양한 형태의 연구논문이 나온 바 있으며, 현재는 미세먼지와 임신합병증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전국 임산부 1200명을 모아 갑상선기능, 대사질환, 혈압 양상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학회는 최근 코로나19가 임산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도 돌입했다.

“전국 12개 대학병원이 참여해 어떤 경우의 임산부가 코로나19에 더 강하고, 위중증에 취약한지 빅데이터를 통해 파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플랫폼을 형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거보다 만혼은 증가하고 40대 이상에서의 출산도 증가하고 있다 보니 선천성 기형에 대한 두려움이나 쌍둥이, 다태아 임신으로 조산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기형에 대한 두려움은 염색체 검사나 NIPT 검사를 통해 리스크를 감소할 수 있다”며 “또한 조산 위험은 학회에서도 애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해 예방에 도움을 주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학회는 조산에 대해 의료진이 카운슬링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전국 임산부들에게 배포해서 조산 예방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산과’ 연구 분야 많아…다양한 영역 진출 길 넓어    

“저출산 문제로 산과 의사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연구 분야는 더욱 발전하고 있습니다. 산과 의사들은 연구를 통해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열려 있으므로 진출 영역이 넓죠.”

기존에는 산부인과 중에서도 산과는 출산이 많다 보니 연구에 소홀한 면이 있었다. 그러나 저출산에 따라 오히려 연구파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성과가 많아지고 연구 수주도 많아졌다는 것. 이에 김 회장은 “실제 산과는 AI로 태아 심박동 모니터링하면 사람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조산도 AI를 통해 예측하는 등 응용 분야가 많다”며 “산과가 분만만 하는 것이 아니라 4G 시대에 맞춰 빅데이터, AI 정보들과 접목해 기술 사업화를 통해 바이오 업계 CEO 진출 등 영역이 넓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시대 임산부와 태아 건강을 위한 연구에 더욱 집중하며, 연구 발전과 산업화,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선도하고 있는 모체태아의학회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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