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대가 미래 의료환경에 부합하는 의사와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2019년 마곡 캠퍼스 이전 및 이대서울병원 개원을 계기로 많은 변화의 중심에 있는 이화의대는 최근 의과학자 양성 토대가 될 ‘이화의학교육센터’를 개설했다. 또한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컴퓨터의학, 여성벤처 과목 등을 개설하는 등 부임 후 1년 반 동안 대대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하은희 학장을 만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의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이화의대 하은희 학장
이화의대 하은희 학장

 

연구역량 강화 위해 나선형 과목 배치…이화의학교육센터 설립도

“의대 졸업후 기초의학을 하는 경우는 1년에 1~2명도 안 됩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총체적인 문제이므로, 임상으로 간 전공의들이 다시 기초의학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의사과학자 양성 활성화를 위한 재원 확대와 보다 많은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 수립을 준비 중이라는 하 학장.

이를 위해 우선 의대 재학 때부터 연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예과와 의학과 교육과정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구체적으로는 의예과 1학년 때부터 실험에 대한 기초를 학습하고, 의예과 2학년에 연구 설계, 자료분석, 논문 작성과 발표, 본과 1~2학년의 의과학심화연구, 본과 4학년의 자유선택실습에 연구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비교과의 형태로도 Lab Rotation을 통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재학생들이 꾸준히 연구 경험을 쌓고 논문을 발표해오고 있다는 것.

“재학시절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 관련 과목들을 나선형으로 배치해 학년이 올라가도 계속 반복되도록 하고 있다”며 “또한 그동안은 학생들이 연구 참여를 노력 봉사로 했다면, 앞으로는 연구 심화 학생들에게 장학금 수여 및 교수들에게 실습비를 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렇듯 꾸준한 연구경험을 통해 MD–PhD 교육 시스템을 계속 접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런 재학 시절의 연구 경험들이 향후 졸업 후 진로를 결정할 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현재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부 주도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이를 위해 의대뿐만 아니라 의료원 차원의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의과대학-의료원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나오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이러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융복합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의대 전문 의학교육 담당기구로 ‘이화의학교육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화의학교육센터는 의대의 의학교육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연구, 개발, 그리고 자문 역할을 담당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지원과 교수법, 학습방법 및 상담, 학생역량 개발을 하기 위해 설립했다”며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의학교육을 목표로 하는 우리가 지을 집의 모퉁이 돌 코너스톤을 놓은 것”이라며 “앞으로 마지막 캡스톤을 올려놓을 때까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컴퓨터의학’, ‘여성벤처’ 등 트렌드 반영한 과목 개설

최근 의대 트렌드에 대해 “학생 창업이나 기술사업화, 벤처 창립 등에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며 “이러한 생각을 반영해 새롭게 시작한 과목들의 인기가 생각 보다 높다”는 하 학장.

학생들이 의사가 되었을 때 신의료 기술들을 환자에게 적용하려면 학생 때부터 눈을 떠야 한다는 게 하 학장의 생각이다.

최근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신설한 컴퓨터의학 연계전공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을 개설하게 된 취지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학과 공학 교육과정을 통해 탁월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라는 것. “컴퓨터의학 연계전공은 국내 의대 중 최초로 개설된 것으로, 복수전공과 부전공의 형태로 이수하는 과정”이라며 “의예과, 컴퓨터공학과, 휴먼기계바이오공학부, 언어병리학과, 뇌·인지과학전공과 같은 다수의 학과를 연계한 것으로 공대에 가고 싶어했던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얼마전 시작한 ‘의료혁신과 여성벤처’ 의학과 전공선택 과목(의학과 2학년 의학과 4학년)도 반응이 좋다. “창업하신 교수님들을 주축으로 구글, 카카오 등 CEO 특강 중심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학점이 안 나가는데도 학생들이 관심이 뜨겁다”며 “이는 의료혁신을 주도할 의료기술사업화를 어려서부터 관심 갖게 하기 위해 개설한 과목들로, 앞으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소그룹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기초의학 전공자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려갈 예정이다. “기초의학 전공의는 전액 장학금 뿐 아니라 연구만 해도 월급을 주는 제도를 활성화 할 것”이라며 “이러한 사업들을 위해 임기 초부터 펀드레이징을 진행해 약 20억 원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 클러스터’ 한 축 담당할 것

“의대와 목동병원, 서울병원, 신촌 캠퍼스가 협력해 보건의료 패러다임과 바이오헬스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구축된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 클러스터’에서 의대가 적극적으로 한 축을 담당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 클러스터는 정밀의료나 재생의료, 의공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공대, 약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국제대학원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또 의료기기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조형예술대학과도 협력할 수 있다. 이처럼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갖춘 신촌 캠퍼스, 목동병원, 서울병원 모두를 아우르는 가상의 개념이 이화 첨단 융복합 메디 클러스터이다.

“이 중에서 의과대학은 기초의학 중개가 가능하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의대가 조금 소외돼 있었다”며 “신약개발을 예로 들면 기초-임상이 같이 가야 하는 것이 필수이므로 2030 의대 발전계획에 이 부분을 넣어서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의대 주변에 위치한 많은 BT·IT 기업들과의 기술 교류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를 위해 마곡 밸리에서 산학연병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특수대학원인 ‘의료기술융합대학원(가칭)’을 신설할 계획이다. 마곡 밸리 관련 기업 연구원 등이 겸임교수나 대학원생의 양방향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중심병원의 구축 및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고 산학연병 구성으로 관련 연구과제 수주 및 사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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