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일부터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줄어들고 일상 회복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들썩이고 ‘탈 마스크’ 시대를 대비해 피부과 수요도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평소 미용 성형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보툴리눔 톡신(일명 보톡스) 시술 역시 여러 피부 미용 고민을 빠르게 해결한다는 장점으로 대중에게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보툴리눔 톡신 시술에 대한 대중의 선택과 비례해 내성을 고민하는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미용 목적의 시술 시, 얼굴 외에 교근 비대, 침샘 비대, 체형교정 등에 대용량을 주입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시술 빈도도 늘고 있어 보툴리눔 톡신의 항체 형성으로 인한 효과 감소 우려에 대해 해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항체 형성에 대한 우려는 환자뿐 아니라 의사들 사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 피부과전문의 46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연구 결과에서 참석자의 약 절반 가량인 46%가 보툴리눔 톡신 내성에 대해 임상적 우려를 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법의 하나로 실제 약리작용을 하는 핵심 성분인 신경독소만을 고도의 정제 기술로 분리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내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독소 단백질을 줄여(150kDa) 순수 톡신이라 불리는 코어톡스 제품 연구 결과도 주목할만하다.
 
청담 리더스 피부과의 노낙경 원장은 “약리작용 없는 NAP(비독소 단백질)를 줄일 수 있다면 총 단백 함량이 줄어 항체 형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대한피부과의사회 초록을 통해 발표했다. (논문: An Update on the Cosmetic Use of Botulinum Toxin: The Pattern of Practice among Korean Dermatologists. 저자 노낙경. Toxins 2022, 14(5), 329;)

청담 리더스 피부과의 노낙경 원장
청담 리더스 피부과의 노낙경 원장

단백질 함량을 줄여 항체를 줄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신경독소와 비신경독소 단백질의 복합체로 존재하며, 실제 약리작용을 하는 신경독소와 이를 둘러싼 NTNHA(non-toxic non-hem agglutinin protein), HA (hemagglutinin)가 결합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다. 복합 단백질의 구성 유닛 중 비독소 단백질은 경구 섭취 시 위장관의 산성환경과 소화효소로부터 신경독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복합체 구조는 pH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므로 체액 내로 진입하는 순간부터 중성 pH에 반응하여 서로 분리된다. 복합체로부터 유리된 신경독소가 단독으로 표적 장기(Target organ)인 신경세포에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보툴리눔 독소의 경우 동결건조 제품을 식염수에 희석하는 순간부터 분리가 시작되고, 근육 혹은 피부에 주사하면 1분 이내에 분리되어 신경독소가 단독으로 실제 신경에 작용하게 된다. 즉, NAP(non-toxic neuro toxin associated proteins)는 섭취에 의한 독성에 관여할 뿐 보툴리눔 톡신을 의약품으로 사용하는 데 필수적 성분은 아니다. 약리작용에 이바지하지 않는 NAP의 문제는 총 단백질량에 더해져 면역원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면역원성이 높아지면 내성이 생겨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을 높이게 된다.

용량과 관련하여 초기에 개발된 ona-botulinumtxoin 의 경우 100단위 한 바이알당 총 단백 함량이 약 25ng정도였는데, 이후 개선된 공정을 통해 현재 총 단백 함량은 약 5ng 정도라고 한다. 초기 제품으로 치료받아온 경부근 긴장이상 환자가 개선된 제품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경우보다 훨씬 높은 중화항체 형성률과 2차 치료 불응 발생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는 총 단백질량이 톡신에 대한 면역원성에 이바지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코어톡스’, 안전하게 만족을 높이다
 
In vitro 실험 결과, 7S 타입의 보툴리눔 신경독소는 신경세포에만 결합하는 특이성을 보여주었으나, 비결합 단백질이 존재할 때는 근육, 림프구 및 섬유모세포 등과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신경독소 단독일 경우에는 나타나지 않는 여러 전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의 분비를 증가시킨 예가 있다.
 
다른 연구에서는 치료 저항을 보인 환자들의 혈청에서 발견된 항체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분석하였을 때, 일부의 항체는 신경독소(neuro toxin)가 아닌 복합단백질(complexing protein)에 대한 항체를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런 환자의 경우 복합단백질이 없는 신경독소 단독 제제를 투여할 때 톡신 치료에 반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메디톡스의 코어톡스
메디톡스의 코어톡스

 
항체 형성을 막는 최고의 방법은 시술의 간격을 줄이고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의약품 선택의 기준은 안전성일 터. 이런 점에서 내성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비독소 단백질을 줄이고 순수 신경독소로만 구성되어 내성 발현 가능성을 낮춘 제품인 독일 멀츠사의 제오민과 메디톡스사에서 개발한 코어톡스의 역할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어톡스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된 톡신 제제로 감염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균주 배양 과정에서 비동물성 배지만 사용하고, 사람 혈청알부민(HSA)을 안정화제로 사용하지 않은 장점도 갖췄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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