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최고의 놀이터라고 할 만큼 봄철은 백패킹 족들이 활동하기 제격이다. 등산과 트레킹, 캠핑을 절묘하게 섞어 놓은 듯한 백패킹은 배낭 하나만 들고 떠나 간단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텐트나 침낭 등 야영에 필요한 장비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있기 마련이다. 또 자연 속 힐링을 하러 갔다가, 오히려 신체의 통증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다.

▲ 배낭 무게가 허리 통증 불러

‘짊어지고 나른다’라는 뜻의 백패킹은 나만의 성지에서 하루를 묵고 와야 하는 특성상 배낭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배낭의 무게를 지탱해 주는 것은 허리로 한 번에 많은 짐을 메게 되면 쉽게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리 장비를 경량화하고 미니멀하게 준비한다 해도 최소 10kg가 넘는다.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몇 시간씩 걷거나 산을 오른다면 누구나 아프지 않던 척추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무거운 짐을 메고 허리를 반복해서 굽혔다 펴는 동작이 이어지면 허리를 지탱해 주는 근육이나 인대기 손상되어 급성 요통의 원인이 된다. 이런 요추 염좌는 2~3주가 지나면 통증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되며, 대부분의 환자가 6주 안에 일상생활로 복귀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급성 통증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겪어 생기는 요통은 증상이 잘 낫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평힘찬병원 신경외과 서병선 원장은 “허리 근육이 약한 사람의 경우 본인은 갑작스러운 통증이라고 느껴지더라도 실제로 증상의 시작 시기가 애매해 만성으로 생긴 다른 원인의 질환인 경우도 많다”라며 “특정 자세에서 어떤 통증을 느끼는지 경험을 의사에게 상의하고, 검사 장비를 통해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백패킹 활동에서 흔히 발생하는 요통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은 가벼운 배낭과 장비를 구입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며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대개 많은 짐을 넣을 수 있는 중, 대형 배낭을 메는 경우에는 등판 부분이 등에 밀착되도록 하고, 허리 벨트를 탄탄하게 메어야 한다. 배낭의 무게가 골반 및 허리에서 70%, 어깨에서 30% 정도로 분산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배낭을 멜 때는 먼저 허리벨트 끈을 채우고 어깨 길이 조절 끈을 조금씩 풀어서 배낭 무게를 허리벨트로 분산시킨다. 배낭을 꾸릴 때는 무거운 것을 등 쪽에 가까이 넣고 앞쪽에는 가벼운 옷가지 등을 넣는 것이 좋다. 그러면 짐이 뒤로 쏠리는 현상이 줄어 산행이 한결 쉬워진다.

 

▲ 다치기 쉬운 무릎과 발목 주의

백패킹 장소로 인적이 드문 곳을 선호하는데, 이런 곳은 오고 가는 길이 험하다. 장비를 챙겨 메고 고르지 못한 길을 걸을 때 무릎과 발목 건강을 살펴야 한다. 관절 주변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고 인대가 튼튼한 경우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평소 운동을 잘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산행 중 생길 수 있는 부상을 유의해야 한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현 원장은 “산행 중 손상되는 신체 부위가 다양한데,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각종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불필요하게 무릎과 발목이 꺾이거나 관절에 부담을 주는 일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릎과 발목의 관절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는 산행을 자제하고 보폭을 크게 하거나 경사진 곳을 구부정하게 걷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등산용 스틱이나 보호대 등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산 시 하지 관절이 받는 하중은 평지보다 몇 배나 되기 때문에 배낭의 무게까지 더해지면 무릎과 발목에 더 큰 하중을 준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면 이러한 하중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 내리막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미끄럼을 방지해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스틱의 길이는 짚었을 때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조절하고, 내리막에서는 조금 더 길게 하는 것이 좋다. 오르막일 때는 스틱 2개를 같은 높이의 위쪽에 짚고 다리를 올리는 순서로 해야 관절 보호에 도움이 된다. 보호대나 테이핑도 관절이 갑자기 꺾이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천천히 자주 쉬면서 보폭은 평지에서 걸을 때 보다 좁게 하고, 리듬감 있게 걷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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