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사바 투약한 한국인 6명 중 1명은 장기 생존”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1.11.16 00: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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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국내 출시 이후 간세포암 치료제로 각광받아 온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

넥사바는 대규모 3상 임상연구인 SHARP 연구를 통해 위약군 대비 생존율을 44% 연장시킨 10.7개월의 전체 생존기간(OS)의 중앙값을 보이며 간세포암의 표준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 이후 2017년 넥사바의 후속 약물인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가 국내에 허가를 획득하며 넥사바는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했다.

하지만 최근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제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특히 신규 약물들 모두 넥사바 대비 비열등성 혹은 우월성을 입증하다 보니, 일각에선 '넥사바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오가는 상황.

그렇다면 의료 현장에선 넥사바의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본지는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를 만나 넥사바의 강점과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서의 효용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윤준 교수 인터뷰

Q: 최근 다양한 간암 치료제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약제를 선택할 때 어떤 기준으로 치료제를 처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간암 환자들은 생존율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생존 데이터가 가장 중요하다. 객관적 반응률(ORR)도 중요하지만 생존율, 그 중에서도 장기 생존할 수 있는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간암 분야에서 넥사바는 가장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치료제인데, 치료옵션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넥사바가 가진 1차 치료제로서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넥사바는 Child-Pugh B7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넥사바가 2020년 1월 1일부터 Child-Pugh 분류 기준 B7 등급의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 적용이 되었다. 치료의 대상이 되는 환자 범위가 넓어지면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더욱 확대되었고, 의료진의 선택권도 존중 받게 되어 의미 있는 변화이다. 또한 넥사바에 대한 전문의들의 많은 처방 경험이 쌓이면서 치료 성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2차, 3차 치료제가 존재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 FDA에서 넥사바 사용 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Nivolumab-ipilimumab)을 신속승인 했다. 그래서 보험 급여가 되는 넥사바를 1차 치료제로 쓰고 반응이 아주 좋은 경우 스티바가로 연속치료를 할 수 있겠고, 반응이 별로 좋지 않은 경우에는 면역항암제 조합(Nivolumab-ipilimumab)이 가능한 다재다능(versatile)한 옵션이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넥사바 처방한 한국인 환자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린다.

A: 국내에서 넥사바 처방이 점차 늘어나면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9개 기관에서 넥사바를 투약한 1,566명의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시행했다. 환자들은 장기 생존 가능성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데 이 부분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국내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리얼월드 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연구이다.

환자군은 2년 이상 생존한 장기 생존군과 나머지군으로 분류되었으며, 1차 결과는 장기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예후 요소(The prognostic factors affecting long-term survival) 였으며, 2차 평가변수는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time-to-progression, TTP)과 다른 이상반응(other safety profiles)들이었다.

연구 결과, 해당 연구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9.1%, 2년 이상 생존한 환자 비율은 16.4%(6명 중 1명)로 나타났다. 환자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OS)은 9개월,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 중앙값(mTTP)은 3개월로 나타났다.

아울러 높은 장기 생존 예측 요인으로 확인된 것은 수족증후군과 같은 피부 이상반응, 메트포르민 병용치료, 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 요법을 동반하는 치료 등으로 확인됐다.


Q: 넥사바의 흔한 이상반응이자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던 수족증후군이 장기 생존을 예측하는 예후 인자로 확인되면서, 수족증후군이 불편한 요소에서 바이오마커 같은 지표로 전환이 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수족증후군이 발생 빈도나 시점에 따라서도 영향을 미치는가.

A: 수족증후군은 환자 1/5 정도에서 관찰이 되고 수족증후군이 나타나는 시점은 환자마다 다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수족증후군이 나타나는 환자에서 확실히 생존율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많이 관찰이 되어왔지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Q: 현재 넥사바를 처방 받은 환자 중 수족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 임상현장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가.

A: 수족증후군 자체는 다소 귀찮은 부작용이긴 해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에서 발생하는 출혈이나 자가면역질환보다는 치료가 어렵지 않다. 대개 치료제 복용량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환자들이 반응을 한다. 복용량을 줄이는 것 외에도 두꺼운 양말이나, 보습제(로션)를 바르는 등 이런 것으로 대부분 컨트롤이 가능하다. 환자분들에게는 부작용이 나타나면 약이 듣고 있다는 좋은 신호이기 때문에 약을 줄일 수 있고 오히려 좋은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수족증후군은 대개 치료를 시작한지 2주~6주 사이에 나타나는데 잘 치료하면 초기에 사라지는 경향을 보이고, 환자들이 놀라지 않도록 잘 설명 드리면 환자들은 오히려 좋은 것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신다. 요즘은 피부과에서 항암 피부반응을 전문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어 임상적으로 부작용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Q: 그 동안 넥사바를 오랜 기간 처방하신 경험을 비추어, 장기 생존 환자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달라.

A: 장기 생존 사례는 5년 이상 생존한 환자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장기 생존자 중에는 완전반응을 보여, 넥사바를 언제 끊어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도 다수 있다. 주사제인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을 5~6년 투약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자주 방문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넥사바가 경구제인 점, 보험 급여가 되는 점 등이 상당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2차 치료제로 다양한 옵션이 있는 것, Child-Pugh B7에서도 보험급여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 간이나 신장 이식 환자, 자가면역질환자나 위식도정맥류, 항혈소판제를 많이 사용하는 환자에서도 넥사바가 1차 치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담당 환자 중에서는 7~8년 이상 생존한 환자도 많다. 그런 환자들은 대부분 방사선 색전술과 병용한 환자가 많다. 개인적으로 방사선 색전술 후에 넥사바를 사용하는 경우 굉장히 장기 생존한 환자들이 많은 경험을 했는데, 이 부분에서는 향후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연구 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코호트 연구에서는 6명 중 1명이 장기 생존했고 이는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넥사바의 초기 연구인 AP 임상 연구에서 넥사바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6.5개월이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생존기간 중앙값은 13개월 이상 보이는 경우가 많았고, 스티바가와 연속 치료할 경우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26개월 이상 기대하고 있다. 연속치료의 경우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의 mOS인 19.2개월과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만약 비용효과성까지 생각한다면 충분히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6명 중 1명이 장기생존 했다는 것은 본 연구에서 밝혀진 굉장히 중요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Q: 과거 넥사바와 화학색전술(TACE) 병용요법 3상 임상연구가 OS를 개선하지 못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 같다.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과거 연구에서도 TACE를 하는 경우에 여러 가지 객관적 반응들은 좋았다. 아마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 연구에서는 밝히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Real-world 연구 결과에서는 TACE나 방사선 치료를 동반하는 경우 장기 생존 비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실제 치료 상황에서 많은 간 질환 전문가들이 TACE나 방사선치료를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실제 임상현장을 잘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Q: 이번 연구에서 수족증후군과 메트포르민 병용요법, TACE와 방사선치료 등이 장기 생존 예후 예측인자로 꼽혔다. 해당 결과가 실제 임상현장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실제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고 보는가.

A: 큰 패러다임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최근 변화 중 하나는 FDA에서 넥사바 사용 후 2차 치료 옵션으로 면역항암제(Nivolumab-ipilimumab) 병용요법을 신속허가 한 것이다. 이는 곧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이 고가이고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해당 약제로 초기에 치료를 먼저 하지 않고, 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넥사바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한 후 반응하지 않는 경우. ‘넥사바->스티바가->3차 치료제(Cabozantinib)’ 혹은 ‘넥사바->면역항암제(Nivolumab-ipilimumab) 병용요법’과 같은 연속 치료로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은 지속 보고되어 왔다. 게다가 지난 10여년 간 처방 경험이 지속적으로 쌓여오면서 점점 더 생존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도 여러 임상의사가 처방에 익숙해지면 생존 기간이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난 후의 일이기 때문에 지금 넥사바처럼 경험이 풍부하고 이상반응 관리가 잘되는 치료제를 먼저 사용하는 것도 적절하다고 본다.


Q: 본 연구 결과와 같이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을 환자들에게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그렇지는 않다. 사실 메트포르민이 여러가지 암에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은 실험실 연구, 동물 연구, 일부 인체 대상 연구에서 확인했지만 임상에 도입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그리고 많은 당뇨병 환자에서 1차적으로 메트포르민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B형간염이든 C형간염이든 당뇨가 있으면 간암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잊지 말고 메트포르민을 처방해야겠다는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당뇨병이 없는 환자까지 메트포르민를 추가로 처방해야하는 단계는 아니다. 향후 연구로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Q: 간암을 치료함에 있어 전체적인 치료기간을 고려해서 1차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보는가.

A: 그렇다. 넥사바는 경구제라는 장점이 있다. 주사제는 환자가 3~4주마다 내원해서 투약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 또한, 고가의 비용뿐만 아니라 부작용 측면에서도 넥사바는 생명과 연관된 부작용은 없지만,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의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꽤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모두 고려해서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때문에 무조건 면역항암제를 선택하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이 안 듣는 환자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럴 경우 넥사바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어느 것을 먼저 쓰느냐의 문제이다. 넥사바를 먼저 쓰게 되면 잘 들을 경우 스티바가로, 잘 듣지 않는다면 면역항암제(Nivolumab-ipilimumab) 옵션이 있다.


Q: 마지막으로 간암 환자들과 의료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에 현혹되는 환자분들이 있다. '넥사바는 효과가 없고 부작용이 심하다'는 등, 그리고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을 무조건 우선시하는 잘못된 지식들이 공유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물론 임상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이 넥사바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긴 했지만, 투약할 수 있는 환자가 제한되어 있고, 부작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넥사바만 가지고도 일부 환자에서 장기 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며, 반응하지 않는 경우 즉시 2, 3차 치료제로의 연속 치료, 또한 면역항암제(Nivolumab-ipilimumab) 병용요법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넥사바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을 단순히 1:1로 비교하는 것도 옛날의 개념이라는 생각이다. 넥사바->스티바가->3차 치료제(Cabozantinib) 또는 넥사바->면역항암제 병용요법(Nivolumab-ipilimumab) VS 면역항암제 병용요법(Atezolizumab-Bevacizumab)을 사용한 그룹 등 다양한 옵션을 놓고 비교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비용효과성까지 고려한다면, 넥사바가 절대 열등한 치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도 2년 이상 장기 생존한 환자도 16.4%로 높은 비율이었다. 10년 이상의 치료 경험으로 이상반응 관리도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넥사바로 시작하여도 장기생존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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