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주최하는 ‘2021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이번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 축사를 시작으로 마가렛 햄버그 前 FDA 청장, 로제리로 가스파르 WHO 국장 등 세계 석학들의 기조 강연과 국내외 제약바이오 연자 총 67명의 강연 등으로 구성되었다. 행사 기간 내 본격적인 포럼 일정은 14일과 15일 이틀로, 행사 둘째 날에는 ▲백신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등이, 셋째날에는 ▲혈액제제 ▲첨단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전략 등을 주제로 한 포럼이 진행되었다.

이종이식, 첨단바이오의약품 주요 아젠다로 다뤄져...관련 연구 빠르게 발전 중

특히 15일에 진행된 첨단바이오의약품 포럼에서는 두 세션 중 하나로 이종장기이식에 대한 연구 동향이 선정되어 눈길을 끌었다. 세션2 <이종장기이식을 이용한 이식연구 동향>에서는 세계이종이식학회(IXA) 웨인 호손 교수와 국내 이종이식전문기업 제넨바이오의 김성주 대표가 연자로 참석하여 각각 ‘이종장기이식 규제, 가이드라인 및 개발 사례’와 ‘이종이식의 연구개발 및 임상적용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종장기 사업은 미래의료의 핵심 트렌드로 손꼽히는 첨단 재생의료 중에서도 시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점쳐진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만성질환 발병률이 상승하고 장기이식 대기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장기기증 비율은 해마다 줄고 있어, 형질전환 돼지를 활용한 이종장기 활용 등의 대안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종이식 연구는 현재 미국과 독일을 선두로 하여 한국, 호주, 독일, 중국, 일본 등의 각지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보스턴 소재 이종이식 및 세포치료제 개발회사인 제노 테라퓨틱스(Xeno therapreutics)가 2018년 12월에 FDA로부터 돼지피부 이식에 대한 임상승인을 받고 2019년 3월부터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이종이식용 형질전환돼지 개발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미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이제네시스(eGenesis)가 투자 시리즈B에서 1억달러, 시리즈C에서 1억2500만 달러의 자금유치에 성공하며 이종이식 시장성과 사업성이 크게 주목 받기도 했다. 독일은 국가적 차원의 컨소시엄을 구상하여 형질전환돼지의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하는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서는 이종 조직, 세포, 장기의 비임상 실험 결과가 빠르게 향상되며 동종이식에서 이종이식으로 전환되는 이식 패러다임의 전환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종이식 해외연구 동향
이종이식 해외연구 동향

우리나라에서도 국가사업의 일환으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에 700억 규모를 투자하며 연구개발을 지원해왔으며, 현재 이종 췌도 및 각막 부문에서 국제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복지부와 과기부 공동으로 2030년까지 10년 간 총 5,955억 원을 투입하는 ‘범부처 재생의료 개발 사업’을 공고하였으며, 세부 분야 중 하나인 이종장기이식에 대해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제1세부과제), 옵티팜 최기명 이사(제2세부과제), 삼성서울병원 박재범 교수(제3세부과제)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식약처가 지난 6월 29일부터 국내 이종이식제제 개발 지원을 위한 산학관 협의체와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하는 등 첨단 재생의료의 핵심인 이종이식 분야에 대한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제넨바이오, 세계 최초 이종췌도이식 IND 신청…현실화 가능성은?

이종장기 중에서는 췌도가 가장 빠르게 이종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 이종이식 발표 연자로 참여한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는 서울대 이종장기사업단, 가천대 길병원과 함께 지난해 8월 식약처에 이종췌도이식에 대한 IND(임상시험계획승인)를 신청한 바 있으며, 지난 8월 25일 관련 자료를 한차례 보완해 IND를 재신청했다. 이는 WHO, IXA의 기준에 맞춘 세계 최초의 이종장기이식 임상연구 계획으로, 현재 식약처를 비롯한 유관 정부 부처, 기업 및 단체 등이 함께 관련 가이드라인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넨바이오 김성주 대표는 이번 콘퍼런스 발표를 통해 이종췌도이식의 성공적인 임상 수행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성주 대표는 발표를 통해 “췌도이식은 비임상시험에서 사용한 면역억제제 프로토콜을 임상시험에서도 적용 가능하며, 무균돼지의 췌도를 이식받은 영장류에서 의미 있는 인슐린 투여량 감소 및 TEF(Transplant Estimated Function) score 증가 소견이 확인되었다”며 “이종췌도이식에 대한 임상시험 프토로콜은 2018년에 IXA 자문단의 검증을 받은 연구이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성 입증이 끝나는 대로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넨바이오는 이종이식에 사용되는 형질전환돼지를 IXA의 국제 가이드라인을 준수한 무균사육시설(DPF, Designated Pathogen Free)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돼지가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인 PERV의 인체 감염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인하는 등 임상시험에 적합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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