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생존율이 10%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췌장암. 국내에서는 매년 7~8천여 명의 췌장암 신환이 발생하고 있지만, 이 중 수술이 가능한 비율은 30%에 불과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간 절제가 불가능한 전이성 췌장암 치료에는 4제 복합제 '폴피리녹스(FOLFIRINOX, 옥살리플라틴+이리노테칸+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와 '젬시타빈 기반 치료(젬시타빈 단독 혹은 젬시타빈+아브락산 병용)'가 주로 사용되어 왔다.

이후 2017년 젬시타빈 기반 후속 치료 효과를 입증한 '오니바이드(성분명 나노리포좀 이리노테칸)'가 등장했다. 하지만 폴피리녹스와 오니바이드의 2차 치료 효과에 대한 비교 연구가 없다 보니, 젬시타빈 기반 치료 이후 효율적인 후속 치료 시퀀스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한 와중, 최근 젬시타빈 기반 치료 이후 2차 치료 약제에 대한 비교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젬시타빈 단독요법 및 젬시타빈+아브락산 병용요법(이하 AG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전이성 췌장암 환자 3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 국내 11개의 3차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후향적 분석 연구다. 특히 젬시타빈 기반 치료 이후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최초의 연구인 만큼, 향후 전이성 췌장암 환자들 개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치료 시퀀스를 제시하는데 주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지는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 비교 연구에 참여한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 결과와 그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Q: 최근 젬시타빈 기반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폴피리녹스와 오니바이드를 비교 연구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해당 연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이번 연구는 KCSG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 다기관, 후향적으로 진행된 연구다. 우선 전반적인 치료 옵션에 대해 설명하자면, 젬시타빈 기반 치료요법이 실패한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것은 병합요법, 그리고 단일약제가 있다. 병합요법 중 대표적인 것은 오니바이드+5-FU+류코보린 병합요법이 있고, 그 외에 폴피리녹스, 폴폭스, 젤록스 요법이 있다. 단일요법으로는 대표적으로 TS-1, 캡시타빈 요법이 있다. 병합요법 중 옥살리플라틴이 포함된 폴폭스, 젤록스 요법은 그동안 많이 사용이 되었지만 최근 캐나다의 연구에서 오히려 생존율을 낮출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매우 일부의 환자들에게만 적용이 되고 있다.

결국, 병합요법이 단일요법보다 더 효과가 나을 것이라 생각되는 상황에서 젬시타빈 기반 1차 치료요법 실패 환자 중 전신 상태가 좋아 다른 항암제를 쓸 수 있는 환자에게 가능한 옵션이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 총 2가지가 남는 것이다. 물론 이 2가지 약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직접 비교 연구(Head to Head)를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췌장암 환자에서는 가설 검증부터 연구 디자인, 환자 모집 등 연구 과정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오니바이드 등 다양한 약제가 일찍부터 사용되어 임상 경험이 많은 편이었고, 덕분에 2차 요법 중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를 후향적 연구로 비교해볼 수 있었다.

오니바이드의 장점이라면 젬시타빈 기반 1차 치료요법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유일하게 글로벌 3상 연구에서 효과를 증명한 약제라는 점이다. 폴피리녹스의 장점이라면 젬시타빈 기반 1차 치료요법 실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는 없지만, 1차 치료 요법,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어쥬번트)로 사용가능 하고 효과를 보인 요법이라는 점이다. 둘 다 전이성 췌장암에서 효과를 보인 약제이기 때문에 효과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총 11개의 3차 의료기관들이 참여했으며, 오니바이드 투여 환자는 104명, 폴피리녹스 투여 환자는 274명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효과 측면에서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와 무진행 생존기간(Progress Free Survival, PFS)의 차이가 없었다. 후향적 연구이다 보니 생존기간은 약제 이외에도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러한 예후 인자를 보정한 결과값에서도 효과 차이는 없었다. 다만, 부작용 측면에서는 폴피리녹스가 3가지 항암제를 사용하는 3제 요법이기 때문에 해당 환자군에서 호중구 감소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폴피리녹스 요법에서 옥살리플라틴이 사용되다 보니 말초신경병증 등 부작용이 많이 나타났다. 결론적으로는 젬시타빈 요법에 실패한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서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 모두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번째로는 부작용 측면에서 폴피리녹스가 오니바이드에 비해 호중구 감소, 말초신경병증 발생 등 아쉬운 점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는 임상의에게 약제의 사용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상의는 약제를 사용할 때 약제의 도입 여부, 가격, 사용 경험, 환자가 경험했던 독성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범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이미 젬시타빈 기반 요법에서 호중구 감소증이나 말초신경병증 때문에 고생을 했던 환자라면 폴피리녹스를 2차로 사용하기에 부담이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사는 환자의 개별 특성에 따라 2가지 약제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사용해야한다. 이번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연구이면서도 좋은 연구였다고 생각하며, 유럽종양내과학회(ESMO Open)에서도 상당히 좋은 코멘트를 받으며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가 진행되었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 간 효과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오니바이드는 이리노테칸 성분을 봉입화(encapsulazation)하여 약제의 체내 전달 기술을 향상시킨 약제로, 리포좀이리노테칸과 5-FU, 류코보린으로 구성된 2제 요법이다. 대신 폴피리녹스는 옥살리플라틴을 추가한 3제 요법이기 때문에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연구자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연구 결과를 보니 2가지 요법은 효과 측면에서 비슷했다. 즉, 오니바이드가 기존의 이리노테칸보다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연구이기도 하다. 오니바이드+5-FU+류코보린 요법이 항암제를 하나 더 추가한 폴피리녹스 요법만큼의 효과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Q: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는 폴피리녹스의 OS와 PFS가 오니바이드보다 더 높았다. 1~2개월 정도의 차이이긴 하나 췌장암 환자에게 1개월은 무시할 수 없는 기간이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동등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인가?

A: 그렇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 기본 특성 중 1차 치료요법으로 받았던 치료에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오니바이드 환자군의 약 86%는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으로 1차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폴피리녹스의 경우 약 51%만이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으로 치료받았다. 즉, 폴피리녹스 환자군의 약 반절은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보다 치료 효과가 약한 단독요법 등으로 1차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1차 요법에서 약한 약제를 사용했을 때, 2차 요법에서 효과가 더 좋은 것처럼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오니바이드 치료군은 현재 표준 치료로 쓰이는 젬시타빈+아브락산 요법으로 1차 치료를 받은 환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폴리피녹스만큼의 효과를 보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통계적으로도 비교하고 오니바이드, 폴피리녹스 그룹 간 차이를 보기 위해 다변량 분석도 진행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 통계적인 차이는 없어 1-2개월 정도의 차이라 해도 유의미하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OS, PFS의 차이는 이러한 1차 치료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본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2가지 요법의 효과 차이가 없다고 발표했을 때, 폴피리녹스 요법을 선호했던 의료진부터 폴피리녹스 요법을 처음 만든 유럽 의료진까지 모두 이견이 없었다.

이처럼 오니바이드와 폴피리녹스 환자군 간 이전 치료의 차이가 있었던 이유는 국내에서 약제 허가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폴피리녹스는 2013년 허가 및 2017년 급여, 아브락산은 2016년(췌장암 대상 급여 출시), 오니바이드는 2017년에 (비급여로) 허가가 되다 보니 차이가 발생했다. 후향적 연구라 연구 상 편향(bias)이 있었을 수도 있으나 이정도의 샘플 사이즈의 연구는 신뢰도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Q: 질병통제률과 객관적 반응률은 오니바이드가 더 높았다. 이 역시 두 그룹 간 1차 치료가 다르기 때문인가?

A: 오니바이드 환자군의 경우 이미 1차에서 충분히 치료받은 환자였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전향적 임상연구가 아니기 때문에 반응률(Overall response)을 평가하기에는 어렵다. 결국, 췌장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OS와 PFS 결과라고 본다.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도 3%차이일 뿐이다.


Q: 하위 분석을 살펴보면 70세 이상일 경우 오니바이드 환자군의 OS 결과가 더 좋았다. 폴피리녹스군 대비 어느 정도 개선된 것인가?

A: OS의 Hazard ratio는 3.20 정도로 나왔다. 폴피리녹스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70대 이상인 경우 오니바이드보다 폴피리녹스가 더 위험도가 있다는 것이다. 오해를 피하고자 쉽게 말하자면 70세 이상에서는 오니바이드가 더 선호되는 치료 옵션이다. 70세 미만에서는 폴피리녹스가 OS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차이가 생긴 이유는 항암제의 독성 때문일 수 있다.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무조건 강한 약제가 환자를 오래 살리는 좋은 약제라고 보기 어렵다. 일시적으로 종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누적되는 독성과 합병증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70세 이상이거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는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독성이 적은 오니바이드와 같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70세 미만의 전신 상태가 좋은 환자라면 폴피리녹스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연구의 하위 분석은 치료 선택 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편은 아니며, 편향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 하지만 트렌드를 보았을 때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이며, 단순히 나이로 환자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전신 상태, 동반질환 등을 적절하게 고려해야한다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일반적으로 70세 이상인 경우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다.

Q: 오니바이드는 글로벌 3상 RCT 연구 근거를 갖추고 있는데다 두 약제 간 효과는 비슷하고 독성의 위험은 폴피리녹스가 더 높다면, 연구자 임상 데이터만 있는 폴피리녹스 대비 오니바이드의 근거 수준이 높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A: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에서는 Category 1 수준으로 오니바이드를 언급하고 있다. 물론 폴피리녹스가 전이성 췌장암의 2차 치료 시 효과가 없을 것이라 보긴 어렵다. 하지만 3상 임상연구가 없다는 것의 단점은 약제의 기대효과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언제, 어느 환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환자에게 설명할 때도 아쉬운 점이 있다. 임상 연구 근거가 있다면 환자에게 치료했을 때의 예상 결과 등 더 다양한 정보를 주며 상담하고 치료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RCT 연구 근거가 없다면 환자와 약제 선택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Q: 최근 국내에서도 췌장암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는 2차 약제에 대해 어떻게 권고하고 있는가?

A: 우선, 작년부터 준비되어 나온 가이드라인이라 이번 연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상으로, 전이성 췌장암 환자에게서 2차 항암치료는 1차 항암치료 병력 및 수행능력 등 임상 상황을 고려하여 조건부 권고한다. 대규모 연구는 없으나 1차 치료로 효과를 보이는 폴피리녹스 또는 젬시타빈, 아브락산 병합 치료를 교차하여 2차 치료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젬시타빈을 기반하는 치료 이후에 췌장암이 진행이 되었을 때에는 오니바이드로 치료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Q: 1차 요법에 따라 2차 요법의 효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효과와 안전성 그리고 환자 삶의 질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 때 1차 항암치료로 젬시타빈, AG요법으로 치료 받은 환자의 후속 치료로 가장 긍정적으로 보는 시퀀싱은 무엇인가?

A: 개인적으로 젬시타빈 기반 요법에서 실패했을 때 효과적인 측면, 생존기간과 독성을 생각해 오니바이드를 2차 요법으로 고려한다. (폴피리녹스는) 독성 문제가 있다는 점과 오니바이드는 3상 임상 근거와 우리나라에서의 추가 데이터가 있기도 하며, 폴피리녹스와 효과 측면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폴피리녹스를 고려하는 예외적인 상황은 1,2달 이내에 암이 매우 급속도로 진행될 경우이다. 독성이 있더라도 예후가 나쁜 환자에게는 빠른 종양 컨트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이미 6개월 정도 1차 치료를 받으며 말초신경병증 등으로 지쳐 있는 환자에게 폴피리녹스는 삶의 질 측면에서 상당히 부담이 된다. 예를 들어 항상 하던 등산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등 삶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젬시타빈, 아브락산에 반응이 있었거나 항암치료 효과가 4개월 이상 지속이 되었던 환자라면 오니바이드를 우선 고려한다. 하지만 아직 오니바이드는 급여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모든 환자들이 사용하기에는 어렵다.


Q: 오니바이드가 효율적인 대안이긴 하지만 약가 때문에 임상에서 사용하기에 장애물이 있을 것 같다. 오니바이드가 약평위를 통과하긴 했지만 이미 아브락산 등 다른 요법은 급여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 아직 오니바이드가 급여에 도달하지 못했는데 이에 따른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A: 그렇다. 급여 상황 때문에 환자와 이야기를 하면서 독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폴피리녹스를 우선 고려해야 할지를 의논하기도 한다. 간혹 폴폭스와 오니바이드 간에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고, 경제적 부담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폴폭스를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환자가 이미 말초신경병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폴폭스를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환자의 니즈에 맞춰서 오니바이드를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의료진과 환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위해 급여가 되기를 희망한다. 의료진은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환자와 의사의 치료제 선택이 특정 약제로 강요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만약 오니바이드가 급여가 된다면 환자의 1차 치료 병력이나 독성 등 측면을 고려하여, 적절한 상황이라면 폴피리녹스 대비 오니바이드를 우선 고려하겠다.


Q: 1차 AG요법-2차 오니바이드 치료 이후에도 암이 진행된다면 폴피리녹스를 시도하는 것이 가능한가?

A: 오니바이드로 치료했음에도 암이 진행했다면 폴피리녹스는 의미 없을 것이라고 본다. 독성만 늘릴 뿐 암 줄이는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5-FU, 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이 더 나을 수 있다. 또한, 환자가 견딜 수 있는 독성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3가지 항암제를 쓰다 보면 용량을 감량을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요법보다는 환자가 견딜 수 있다면 폴폭스, 젤록스 병용요법이 나을 수도 있다.


Q: 전이성 췌장암 치료 환경 측면에서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요소가 있는가?

A: 우선, 1차, 2차 치료제에 대한 구분이 임상에서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러한 규정이 완화된 것에 대해 상당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췌장암은 수술 후 재발도 잦고, 급격히 상태가 나빠지기도 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모든 약제를 비보험으로 써야한다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암종과 동일한 기준을 췌장암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규정이 나아졌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만약 오니바이드까지 급여에 도달한다면 환자들의 다양한 언맷니즈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미 1차 치료에서 말초신경병증, 호중구 감소 심했던 환자에게 폴피리녹스로 치료하게 되면 호중구 감소증이 더 심해지고, 항암제의 투여 시기도 지연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폴피리녹스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는 점이다. 이는 2차적인 사회적 비용 발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항암제를 투여 받으러 왔다가 투여 받지 못하고 되돌아 가거나, 호중구 감소로 인한 발열, 설사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약제 비용을 떠나 사회적 의료비용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오니바이드가 급여가 되어 치료 옵션이 조금 더 확장이 된다면 좋을 것 같다.

여전히 연구 개발에 많은 연구진이 몰두하고 있지만, 2-3년 내에 급격한 효과를 보일 약이 나오긴 어려울 것 같다.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약이 1상 임상 중이기 때문에, 현재 사용 가능한 약제를 환자들에게 어떻게 현명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마지막으로, 이번 논문의 참여자로서 환자와 의료진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췌장암은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힘든 암이라는 것을 임상현장에서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열심히 지속하는 환자분들은 언제나 대단하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치료 약제 선택을 할 때에는 약제의 특성이 다양한 만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를 하고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다. 환자에 따라 병용요법, 혹은 단일요법을 권하기도 하는데 이는 환자의 1차 치료 시 부작용, 효과에 따라 2차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환자분들은 1차 치료를 받으며 어떤 점이 어려우셨는지, 무엇을 개선하고 싶으신 지에 대해 충분히 말씀을 해주시면 의료진 입장에서도 약제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췌장암은 아쉽게도 다른 암종에 비해 아직 선택지가 많지 않은 암이고,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처럼 효과가 큰 약은 그만큼 부작용이 많은 경우가 많다. 때문에 효과와 부작용의 균형을 잘 맞추고 치료기간을 잘 관리하셨으면 한다. 췌장암 치료는 마라톤이라고 본다. 치료 강도 등을 의료진과 상의하고, 약제 선택 시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환자 치료에 힘쓰고, 공동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는 의료진분들께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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