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저혈당 관리

배경

저혈당은 제1형과 제2형 당뇨병 모두에서 적절한 관리를 방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저혈당의 기본적인 정의는 혈장포도당 농도가 낮으면서(70 mg/dL 미만), 자율신경항진 또는 신경당결핍 증상이 있고, 포도당 섭취 혹은 투여로 혈당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이러한 증상이 소실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1) 주의가 필요한 저혈당, 2) 임상적으로 명백한 저혈당, 3) 중증저혈당으로 세분하기도 한다(표 18-1). 혈당이 70 mg/dL 미만인 주의가 필요한 저혈당 수준에서부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혈당강하제의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인슐린이나 설폰요소제를 사용하는 환자에게서는 저혈당 발생 후 길항호르몬 분비와 저혈당 인지 같은 저혈당 방어체계가 활성화되는 혈당 역치가 변할 수 있고, 혈당이 54 mg/dL 미만일 때는 이러한 방어체계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낮은 수준의 저혈당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임상적으로 명백한 저혈당은 당뇨병이 없는 생리적인 상황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심실부정맥의 위험을 높이며, Action to Control Cardiovascular Risk in Diabetes (ACCORD), Outcome Reduction with an Initial Glargine Intervention (ORIGIN), Normoglycemia in Intensive Care Evaluation‒Survival Using Glucose Algorithm Regulation (NICE-SUGAR) 연구에서 사망률과의 연관성이 입증됐기 때문에 54 mg/dL 미만의 매우 낮은 혈당은 중증저혈당이 아니더라도 매 방문 때마다 확인되어야 한다.

임상적으로 명백한 저혈당은 저혈당무감지증이 있음을 시사하며, 스스로 저혈당의 처치가 불가능한 중증저혈당 발생의 강력한 위험인자이다. 의료기관을 방문해야만 하는 중증저혈당은 의료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뿐더러, 인지기능장애, 심혈관질환 및 사망의 위험을 높이므로, 저혈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떨림, 불안, 혼란, 두근거림, 공복감 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저혈당무감지증과 같은 상황에서는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반면 혈당이 평소에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던 환자는 혈당이 저혈당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고 정상 범위이더라도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앞서 언급되었던 길항호르몬 작용의 장애 혹은 저혈당무감지증과 같이 저혈당에 대한 방어체계가 무너진 경우에는 선행되는 저혈당 증상 없이 의식소실, 발작, 혼수, 심지어는 사망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저혈당이 발생했을 때 운전 중이거나 기계를 다루고 있을 때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저혈당의 치료목표는 즉각적으로 낮은 혈당을 감지하고 치료하여, 이로 인한 증상 및 손상을 줄이는 것이다. 저혈당이 발생하면 혈당을 빨리 높이도록 15‒20 g의 포도당 혹은 이를 함유한 탄수화물을 섭취한다(그림 18-1). 섭취한 포도당 1 g은 혈당을 약 3 mg/dL 올릴 수 있으며, 15‒20 g의 단순 당질은 20분 안에 혈당을 약 45‒65 mg/dL 올릴 수 있다. 따라서 이 정도의 당질을 섭취하면 대부분 저혈당 증상이 소실된다. 하지만 지방이 포함된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은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을 천천히 올리므로 저혈당 치료에 적합하지 않다. 저혈당 발생이 저혈당 방어체계의 약화를 더욱 촉진시킬 수 있고 저혈당 회복 후라도 투여된 인슐린이나 인슐린분비촉진제의 작용이 계속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저혈당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가혈당측정으로 저혈당 발생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간식이나 식사를 하여 저혈당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 다만 과잉치료는 반동고혈당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스스로 저혈당으로부터의 회복이 불가능한 중증저혈당의 경우 응급실 및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10-25 g의 포도당을 수분에 걸쳐 정맥투여하여 해결하도록 한다. 중증저혈당에서 회복하기 위해서 희귀약품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는 글루카곤키트를 집에 배치하고, 필요한 경우 보호자가 환자에게 직접 주사하도록 교육할 수도 있다.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혈당 목표의 개별화,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저혈당 교육, 혈당강하제의 종류 및 용량 조정, 그리고 적극적인 혈당모니터링이 중요하다. 2015년부터 공복혈당의 목표를 70‒120 mg/dL에서 80‒130 mg/dL로 상향 조정하였는데, 변경 이유 중의 하나는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혈당변동성이 매우 커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은 제1형 당뇨병환자에게서는 지속혈당 감시장치가 저혈당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저혈당의 고위험군은 표 18-2와 같다. 노인 또는 저체중, 신기능장애 환자, 또는 만성질환 혹은 중증질환의 이환자와 같은 저혈당 고위험군 환자에게서는 혈당 목표를 개별화하여 당화혈색소를 7.5% 혹은 최대 9.0%까지 높여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특히 중증저혈당을 경험 했거나 저혈당무감지증이 있는 환자는 저혈당 발생 위험이 매우 높고, 이런 환자들은 저혈당 재발, 그리고 방어체계 약화가 이어지는 ‘저혈당 악순환’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 이런 경우 최소 2‒3주 이상 저혈당에 노출되지 않는다면 이 상황에서 회복될 수 있으므로 이 기간에는 저혈당의 재발을 철저히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기능장애는 저혈당 발생의 강력한 위험인자 중 한가지이며 이런 환자에게서 저혈당이 발생하면 치매와 같은 중증인지장애의 위험성이 더욱 증가될 수 있다[5,6]. 따라서 의료진과 보호자는 인지기능장애 환자에게서 저혈당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교육과 정기적인 인지기능 평가를 해야 한다.

의료진은 당뇨병환자가 방문할 때마다 저혈당 경험 여부와 저혈당의 위험인자를 확인하고, 고위험군을 적극적으로 선별해야 한다. 저혈당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교육을 하고, 필요한 경우 혈당조절 목표, 혈당강하제의 종류와 용량을 조정해야 한다.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저혈당이 무엇인지, 저혈당에 노출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저혈당이 일어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저혈당이 발생했을때 대처법에 대해 교육한다.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 운동, 치료 약제간의 상호 균형이 필수적이며, 각각의 요소에서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들을 실생활에 맞게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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