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이 지난 11월 초 지역 최초로 간이식 800례를 달성했다. 특히 다장기 이식 및 생체 간이식 같은 고난이도 이식도 성공적으로 지속해옴으로써 서울 대형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안심하고 수술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대구가톨릭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동락 센터장에게 수술 성적 및 지역 균등하게 의료혜택에 대한 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간이식 1년 생존율 97%…고난이도 이식 성적도 우수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 수술장면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 수술장면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간이식팀은 2003년 담도성 간경화를 가진 30대 후반의 여성 환자의 첫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100례 달성에 이어 2018년 10월 700례의 간이식을 시행했다. 이어 올해 11월 초 생체간이식 628례, 뇌사자 간이식 172례를 시행해 지역 최초 800례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특히 간이식팀은 그동안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간이식 수술의 성공도 지속해왔다.

2010년 지역 최초로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과 국내 최초로 전격성 간부전 환자에서의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또 2011년에는 간-신장 동시이식 수술을 지역 최초로, 2013년 췌장-신장 동시이식 수술과 췌장이식 수술을 성공한 바 있다.

최 센터장에 따르면 고난이도 간이식은 간을 포함한 다장기이식, 2:1 생체 간이식, 고 MELD 수치 환자같이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 간이식,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을 포함한다. 그동안 센터에서는 다장기이식 2건, 2:1 생체간이식 10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83건을 진행했으며, 고 MELD 수치 환자를 포함한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도 전체 수술의 15%정도를 차지한다.

최 센터장은 “현재 다장기 및 2:1 생체 간이식은 성공율은 100%”라며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의 경우에는 1년 생존율이 95%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생존율에 유의한 차이가 없고,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중환자의 경우에도 1년 생존율이 95%”라고 말했다.

특히 전체적인 수술 성적은 2000년 초반에는 1년 생존율이 80%였으나 최근 5년간 97%로 향상되어, 전체적인 성적은 서울 BIG 5병원과 비교해도 비슷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대구·경북 지역은 물론 서울·경기 지역과 전라도에서도 간이식을 받기 위해 환자들이 내원하고 있다.

70%는 대구·경북환자이며, 25%는 부산경남, 나머지 5%에서 대전 강원 전라도 등의 분포이며, 서울지역 환자도 2명 포함돼 있다.

최 센터장에 따르면 국내 전체적인 간이식 수술은 감소하는 추세다.

1980년대 후반 B간염예방접종으로 B형간염 환자가 감소했으며, C형간염 치료제가 나오면서 말기 간질환 환자가 많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것. 그러나 최근에는 알콜성간경변 환자가 크게 증가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국내 간이식 수술의 수준에 대해서는 “세계적 수준”이라고 자부하는 최 센터장은 “다만 최근에는 공여자의 창상절개의 크기가 이슈가 되고 있으며, 본원에서는 창상절개를 12-14cm으로 하여 최소한의 흉터를 남기고 수술시간의 단축으로 공여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역서 진료받을 시 인센티브 등 도입 필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최동락 교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최동락 교수

한편, 최동락 센터장은 간이식 분야 국내 최고의 명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간이식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서울아산병원 출신인 그는, 대구로 내려온 후 부단한 노력으로 지방에서도 간이식 수술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실제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 자체가 서울아산병원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지역이라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대구에 내려올 때 열심히 하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했다”며 “그 결과 어느 정도 성과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요즘은 지역민의 인정을 받는 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특히 “지역의 의사는 ‘2류’라는 생각을 타파 하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하기가 힘들다”며, “실제 실력 있는 의사는 청운의 꿈을 품고 지방으로 내려오나 환자가 없어서 견디기 힘들어 서울지역으로 많이 되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아쉬워했다.

서울로 환자쏠림이 심할수록 가장 힘든 것은 지역 환자들이다. 이에 지역에서도 균등하게 질 좋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절실한 이유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라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우리국민의 대부분은 큰 수술은 서울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며 “그러면 지방병원의 수준이 떨어지고 투자도 줄어 지방의 의료의 질은 감퇴될 수밖에 없다”면서 “각 지역에서 진료 받을 때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타지역으로 갈 때 페널티를 주는 건강보험 체계나 제도의 도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간을 부모님에게 공여한 자식들이 수술한지 수년 후 자신들의 부모님을 살려줘 고맙다고 찾아와 인사 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최 센터장.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팀 같은 지역 의료현장의 노력들이 모여 서울로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편하게 질 높은 지역의료 제공을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으로 바꾸어 나가는 주춧돌이 되고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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