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지바, 다발골수종 골격계 합병증 예방에 효과적"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20.11.24 0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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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발골수종은 국내에서 연간 약 2천여 명의 신환이 발생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치료제의 발전으로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점차 길어지고 있는 것.

이렇듯 장기 생존 환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다발골수종의 직접적인 치료 외에도 골격계 합병증(Skeletal Related Events) 예방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다발골수종 합병증 가운데 골격계 합병증 예방에 의료진들이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다발골수종 질환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내 형질세포가 증식하면서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를 활성화 시킨다. 이로 인해 뼈를 이루는 균형이 무너지면서 골절이 발생하거나 신장이 망가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더욱이 골격계 합병증으로 발생한 골절은 비가역적으로 진행되어 치료를 하더라도 원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

그간 다발골수종의 골격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주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투약 시간이 길고 장기 처방 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러한 와중에 골격계 합병증 발생 위험 감소 치료제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가 다발골수종 골격계 합병증 예방 약물로 등장해 의료진들이 주목하고 있다.

엑스지바는 다발골수종 환자 1,718명을 대상으로 첫번째 골격계 합병증 발생까지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된 대규모 3상 임상연구에서 졸레드론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해 냈다. 급성기 이상반응 발생률은 엑스지바 5%, 졸레드론산 9%로 나타났으며, 신장 독성 관련 이상반응 발생 위험도 10%로 졸레드론산(17%) 대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3상 임상 연구에 참여한 아시아인(196명) 하위그룹 분석 결과에서는 골격계 합병증 조발생률이 엑스지바가 38.8%로 졸레드론산(50.5%) 대비 낮게 나타났다. 세부 기간에서도 25주차(엑스지바 29.9%, 졸레드론산 44.6%), 49주차(엑스지바 36.8%, 졸레드론산 48.7%), 109주차(엑스지바 43.1%, 졸레드론산 52.8%) 모두 엑스지바 군이 골격계 합병증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장독성에 대한 이상반응 역시 엑스지바가 8.8%로 졸레드론산(21.7%) 대비 우수했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이러한 엑스지바의 효용성을 바탕으로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을 위한 치료제로 비스포스포네이트와 함께 엑스지바를 권고하고 있으며, 신장애가 있는 환자에게는 엑스지바를 우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를 만나 다발골수종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의 중요성과 엑스지바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

Q: 먼저 다발골수종 질환의 정의와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A: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은 면역세포 중 골수에 있는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분화 및 증식되어 나타나는 혈액암이다. 골수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인 암세포 상태가 되면 골수종세포(myeloma cell)라고 부른다. 골수 내 골수종세포가 증식하면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가 활성화돼 뼈의 통증을 유발하고 잘 부러지게 하며, 콩팥(신장)이 망가진다. 또한 뼈 파괴로 인해 혈액으로 칼슘이 과도하게 방출되는 고칼슘혈증이 생기며, 반복되는 감염으로 인한 뼈통증 등 여러가지 임상 증상을 호발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암세포가 직접 몸을 공격하는 행위 보다는 암세포에서 만들어진 부산물들이 몸을 망가뜨리는 작용을 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통상적으로 암세포의 증식으로 장기가 파괴되는 위암, 폐암 등의 고형암과는 다르게 은근한 방식으로 몸이 망가지게 되는 독특한 암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연간 약 2천여명의 새로운 다발골수종 환자들이 발생한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평균 수명은 5년이 넘고, 유병률이 높아 현재 진료를 받고 있는 다발골수종 환자수는 현저하게 높아지고 있다.


Q: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격계 합병증(Skeletal Related Events)이 위험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원래 뼈는 ‘뼈를 생성하는 세포(조골세포)’와 ‘오래된 뼈를 없애 주는 세포(파골세포)’, 이 두 세포가 균형을 이뤄, 뼈 대사(Metabolism)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다발골수종 환자의 경우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이 균형을 깨트려, 뼈가 약해지고 여기저기 파인 부위가 생기며 심한 경우는 골절로 이어진다.


Q: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한 다발골수종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는 어떤 차이가 있나?

A: 암의 임상 증상 중에는 잘 치료하면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단 망가지면 치료를 하더라도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비가역적인 부분들도 있다. 골절이 바로 비가역적인 경우로,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병변이 발생하면 아무리 잘 치료해도 완벽하게 회복할 수 없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에게는 척추압박골절 발생 비율이 높은데, 회복이 불가능하고 통증 완화 등 부러진 상태에 몸이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수준이다.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경우 거의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골격계 합병증으로 골절이 생긴 환자는 치료를 잘해도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보면 된다. 일단 골절되면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


Q: 다발골수종 환자 중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하는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A: 골을 부식시키는 골병변을 가진 환자는 거의 절반에 달한다. 그리고 이 중에 실제로 골절 등의 골격계 합병증이 발생하는 비율은 10~20% 정도다.


Q: 골격계 합병증은 예방이 중요할 것 같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을 위한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어떻게 권고하고 있나?

A: 우선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골을 침범하는 골병변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전신의 뼈를 검사하는 MRI가 가장 정밀한 검사법이고 간단하게는 엑스레이로 하기도 한다. 골병변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골병변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는 뼈를 강화시키는 치료, 조골세포와 파골세포의 균형을 맞춰 뼈를 잘 생성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인 약제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있으며, 파미드로네이트와 졸레드론산 두 가지 약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2018년에 엑스지바란 약제가 대대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치료제의 카테고리에 포함됐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 글로벌 진료 가이드라인은 다발골수종 치료를 받고 있는 골 질환 환자에게 비스포스포네이트 또는 엑스지바를 통해 뼈를 보호하고 골격계 합병증 발생위험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Q: 엑스지바가 다발골수종 골격계 합병증 예방 약물로 새로운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에 대한 임상적 근거를 소개해 달라.

A: 엑스지바는 의료진에게 상당히 흥미로운 약제이다. 일단 작용 기전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와 차이가 있는데, 뼈를 파괴하는 물질인 RANKL(Receptor Activator of Nuclear factor Kappa-B ligand)을 표적으로 골흡수를 감소시키고 골파괴에 이르는 악순환을 멈추게 한다.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엑스지바의 임상 연구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설계돼 졸레드론산군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엑스지바 투여군이 졸레드론산군보다 더 효과적으로 보이는 양상이 일부 관찰된다는 점이다. 상당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임상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보면 엑스지바가 좀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 지금은 엑스지바가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같은 수준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엑스지바가 더욱 효과적인 환자군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도 엑스지바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스포스포네이트보다 효과가 더 뛰어날 수 있고 안전성 측면에서 위약 대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Q: 기존 치료제 대비 엑스지바의 장점은 무엇인가.

A: 두 가지 장점이 있다. 하나는 신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고 엑스지바 투여 후에도 신장 기능 저하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또 하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대비 투약 시간이 굉장히 짧고 피하로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크게 개선시켰다는 점이다.


Q: 일부 약제들은 신장이나 턱 관절이 안 좋은 환자들에게는 다소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발골수종 환자들 중 이들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A: 대략적으로 기존 치료를 사용한 환자의 3분의 1 정도에서 신장 기능 저하가 관찰된다. 상당히 안 좋은 경우도 10% 이상이다. 턱뼈괴사는 원래 치아 상태 좋지 못했던 환자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대략 10% 내외의 환자들에게 턱 관절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턱 관절은 일단 문제가 생기면 잘 치료가 되지 않아 임상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


Q: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엑스지바의 효용성이 궁금하다. 리얼월드에서도 엑스지바가 RCT 만큼의 효과를 보이고 있는가. 

A: 보수적으로 말하자면, 최소한 의학적으로는 비스포스네이트와 비교해 단점에 해당할 만한 부분은 찾지 못했다. 비용적인 고민이 없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동반질환이 많은 환자들에게는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제가 가장 효과적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신장애 환자에게는 특히 엑스지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다발골수종 치료 약제의 발전으로 환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비스포스포네이트 처방이 신장애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그렇다.

더불어 엑스지바는 피하주사제로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대단히 유리한 치료 옵션이다. 기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제는 정맥 주사해야 하고, 투여에 소요되는 시간도 파미드로네이트는 최소 2시간, 졸레드론산은 이보다는 짧지만 약 1시간 소요된다. 특히 엑스지바는 매 4주 간격으로 투여해 기존 치료제와 달리 대부분의 다발골수종 항암제와 투여 스케줄이 어긋날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Q: 엑스지바의 투약 시작 시기가 궁금하다.

A: 가이드라인 상으로 골병변이 있는 환자는 항암치료와 동시에 골병변 관리를 위해 엑스지바나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 급여 상황에서는 1차 치료에 파미드로네이트만 사용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임상에서는 1차 치료제로 최근에 보다 좋은 데이터를 갖고 있는 엑스지바와 졸레드론산 등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1차 치료부터 엑스지바와 졸레드론산 등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예정된 항암치료가 종료된 뒤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뼈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문가들마다 약간의 의견 차가 있다. 하지만 잔존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치료가 종료됐다면 뼈에 대한 관리는 지속적으로 하는 편이 환자의 골격계 합병증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맞게 약제를 선택하면 된다. 만약 신장애가 있거나 턱관절에 무리가 간 상황이라면 엑스지바를 적극 고려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다발골수종의 골격계 합병증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서두에 언급했듯 골격계 합병증은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인 문제다. 빈혈이나 신장이 나빠진 경우는 늦게 발견해도 치료하면 다시 좋아지기도 하지만, 골절은 발생하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 환자가 평생동안 불편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의료진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또 항암치료가 종료돼도 잔존질환이 있으면 골절 내지는 근골격계 합병증 위험도가 높다는 점도 반드시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환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다발골수종은 오랜 기간 투병해야 하는 질환이다. 엑스지바와 같은 신약에 대해 환자들이 많이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고, 담당의와 교류를 통해 최적의 치료가 가능하도록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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