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가 새로운 역할 정립을 위해 대대적으로 전공의 교육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비뇨의학회는 비뇨의학과 의사들이 수술을 비롯해 독자적 진료가 가능한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이에 맞는 수련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규성 회장(삼성서울병원)은 이와 함께 비뇨의학과 현실에 맞는 전문병원 추진 및 학회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써전’ 역할에 맞는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에 총력

“비뇨의학과 의사는 기본적으로 써전입니다. 앞으로 수술 안 하는 소규모 개원 형태 보다는 수술이 가능한 전문의원이나 전문병원, 2, 3차병원에서 활동하도록 전공의 수련과정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비뇨의학회는 사상 최악의 전공의 지원 기피 현상에 빠져 있다가 최근 지원율이 78%까지 개선되고 있는 상태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새로운 역할 정립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학회는 과거 연차당 100명을 넘어갔던 전공의 수를 50명으로 줄이는 큰 결단을 한 바 있다. “이 50명이 트레이닝을 받고 나가면 피부과 진료를 하거나 약 처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을 비롯해 전문영역에서 독자적 진료가 가능한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   

이에 따른 전공의 교육 개편 사항으로, 수련병원에서 전립선비대증, 요실금, 요로결석 등 6개 수술 분야 가운데 4개 분야를 선택해서 전공의가 직접 수술 집도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위해 지도전문의가 체크하며, 이를 학회에서 인정한 경우에만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을 부여키로 했다. 또 4년 후 부터는 기존 필기시험과 더불어 시행하는 슬라이드 시험을 구술면접, 오스키(OSCE) 술기 측정도구, 인성 테스트로 개편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꺼번에 급격히 시행할 수는 없으므로 전문의 시험 강화는 올해 전공의 1년차부터, 지도전문의의 술기 테스트, 수술 영상 제출은 2022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학회는 이 같이 수련교육을 강화하면서 전공의들이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잡무를 줄이는 등 수련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학회는 비뇨의학과 현실에 맞는 전문병원도 추진한다. 현재 보건복지부 인증 전문병원 지정 기준인 병상수 30베드는 비뇨의학과 현실상 어려운 부분이다. 이에 학회는 재원기간이 짧은 비뇨의학과의 특성을 반영해 기준을 20베드로 줄여달라는 요청을 해 놓은 상태이다. 

“대부분 2차병원에서는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1~2명 뿐이고 대학병원도 5명 정도라 큰 수술이 원활치 않은 상황”라며 “전문의 5~10여 명이 상주하는 수술 전문병원이 있으면 대학병원 쏠림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검진에 PSA 검사 포함 및 혈뇨검사 개선 지속 추진

학회는 약 10여년 전부터 PSA 검사의 국가검진 포함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독일 의료기술 평가 기관인 건강관리 품질 효과 연구소(IQWIG)의 검사 효용성에 부정적인 보고가 나와서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국내 전립선암의 악성도가 외국에 비해 높은 것은 이미 많은 논문을 통해 밝혀져 있다”며 “효용성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국가마다 결과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한 두가지 만으로 판단해서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자경경부암, 유방암 등 여성 특이암 국가검진은 있어도 남성 특이암 대상은 없는 상태”라며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PSA 검사를 일반검진 항목에 넣거나 고위험군인 50세 이상 75세 이하 정도로 연령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런 경우 대상 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혈뇨’에 대한 국가검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국가검진 중 일반검진 항목에 있는 소변검사의 경우 4가지 검사를 진행하는데, 환자에게 알려주는 항목은 ‘단백뇨’ 한 가지 뿐이다. “이 검사에 혈뇨 검사도 진행되지만 위양성률이 높다는 이유로 결과는 환자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며 “육안적 혈뇨의 30% 이상에서, 현미경적 도료는 3%에서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 및 신장병이나 결석 같은 질환이 있을 수 있다”며 “추가 검사는 병원서 간단히 할 수 있으므로 환자에게 혈뇨 유무를 알려주는 것이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올 10월 국내 개최 ‘아시아비뇨기과학회’ 온라인으로 진행

코로나19로 연기 끝에 지난 7월 31일 개최된 춘계학술대회는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비뇨기 질환에서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내시경적 시술 및 로봇수술에 대한 강의가 주목을 받았다. 또 대한비뇨의학재단 아스텔라스 연구과제 사업 결과 보고도 있었다. 이는 여성에서 보험적용 되고 있는 HPV 바이러스 예방접종이 남성에서 접종할 경우 여성 건강 뿐 아니라 남성 음경 종양, 사마귀 발생을 낮출 수 있다는 내용을 비롯해, 요실금 수술 후 합병증과 약물 치료에 대한 내용이 발표되었다.

이같이 비뇨의학재단은 매년 심사를 통해 공익성 있는 연구과제를 선정해 학술대회 때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주목 받는 비뇨기 질환 중 하나가 ‘과민성 방광’이다. 성인남녀의 14%가, 40세 이상에서는 30% 이상이 겪고 있을 만큼 유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노인인구 증가로 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특히 최근 지난 50년 간 사용돼 온 항콜린제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줄인 베타미가가 6년 전 출시되면서 치료의 질이 높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종근당 셀레베타 등 제네릭까지 출시돼 치료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이 회장은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두 번째 오리지널 약물도 임상이 곧 시작되므로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는 약 4천 여명이 참여하는 아시아비뇨기과학회(UAA2020)가 24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다. 올 10월 15일~17일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100% Virtual Meeting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같이 기간 개최되는 대한비뇨의학회 추계학술대회(KUA2020)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없다면 온-오프라인으로 병행 개최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해외학회와의 교류도 중점으로 추진하는 사항 중 하나”라며 “중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의사들의 교육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매년 비뇨기 질환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펼치고 있는 학회는 지난해 혈뇨의 위험 및 방광암 캠페인에 이어 올해는 성병, 에이즈,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포경수술’에 대해 알려나갈 방침이다.

써전으로서의 비뇨의학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들의 비뇨기 질환 치료의 길 확대를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는 학회의 행보를 응원한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