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학회가 국제학회로의 탄탄한 기반 조성에 나선다. 

올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대한피부과학회 박천욱 회장(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아시아 대표 피부과학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 및 피부과 본연의 전문성 강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채널을 통한 대국민 홍보로 피부과 질환을 올바로 알리고, 피부과 중증분류 체계 마련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학회 국제화 및 피부과 전문성 강화에 전력

“추계학술대회를 아시아 대표 피부과 국제학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주력하겠습니다. 또한 전공의 교육의 표준화 기틀을 만들고 회원 의견의 빠른 수용과 피드백을 제공하여 회원 권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지난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박 회장은 학회 운영 기조로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학회 운영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하는 민주적, 합리적 회무 ▲개혁 성향 의견을 회무에 반영하여 역동적인 학회 발전의 도모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임기동안 주력할 사업 4가지와 이에 따른 10대 실천과제를 실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력할 4대 사업은 첫째 ‘활발한 소통과 통합’이다. 그 실천 방안으로 지역안배를 고려해 능력에 따른 학회 임원진과 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원 권익 증진을 위해 피부과 의사회와 현안 공조 및 활발한 교류 확대를 해 나갈 방침이다. 
다음은 ‘학술연구 활성화 및 국제화’이다. 이는 연구기금 확대를 통해 학술상, 장학금, 연구비 신설 및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추계국제학술대회가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피부과 국제학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실제 피부과학회는 2018년부터 추계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개최하고 있다. 외국인 등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해 추계학술대회는 30%의 강연을 영어로 발표하는 등 국제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다음은 ‘전공의 교육 선진화 및 표준화’로, 전공의 수첩 및 수련교육평를 전산화하고, 산하학회별 전공의 필수교육 내용에 대한 온.오프라인 표준화 수련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 주력 사업으로 ‘능동적인 대국민 대정부 활동’으로 꼽은 박 회장은, 유튜브 컨텐츠를 개발해 대국민 홍보를 통한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유도하고, 불합리한 보험 급여환경 개선 활동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각 피부과 질환별로 교수, 개원의가 참여해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해 정확한 피부과 지식과 의학상식을 국민들에게 전달할 것”이라며 “그 첫 질환은 ‘여드름’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토피 피부염, 건선, 모발 질환 등을 연달아 제작해 주기적으로 업로드 할 예정이다. 

 

피부질환 대부분 ‘경증’으로 의료전달체계 역행…중증 분류 시급

현재 피부과에서 제도적으로 개선돼야 할 시급한 문제로 박 회장은 중증질환 분류를 꼽는다.

현재 피부과 질환은 대부분 경증으로 분류돼 있어서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 한다는 것. “3차 병원은 중증환자를 진료해야하는데,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도 다 경증질환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대로라면 대학병원에서는 피부과 환자를 보지 말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일례로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증상이 심한 환자도 적지 않고, 백선(무좀)의 경우도 개원가에서 치료하다가 증상이 심해 대학병원으로 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모두 단순한 질병명만으로 경증으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는 대학병원의 피부과 인력 충원에도 거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질환별로 임상증상이 심한 정도를 분류하거나, 개원가에서 리퍼하여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들을 중증으로 분류 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존 임원진부터 보건당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피부 문신의 문신사 허용 및 의료기기의 미용 관리사 허용 부분도 학회의 주요 현안 중 하나다.  

박 회장은 “TF팀을 만들어 해외 여러 나라의 문신사 및 미용 관리사의 의료기기 사용 사례들을 조사하여 대응할 것”이라며 “일거리 창출도 좋은 취지이지만, 의사가 아닌 사람이 문신을 하거나 제거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고, 의료기기 사용으로 대한 피부 염증 악화, 화상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문가 단체로서 의사회와 공조해 이를 반드시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피부과에서만 수가를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를 넓혀가는 것도 박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 중 하나다. “현재 더모스코피(dermoscopy) 피부암 진단 의료장비의 경우 피부과 전문의만이 수가를 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피부과에서만 할 수 있는 전문 분야를 비롯해, 아토피 피부염 상담료 신설 등 피부 보험 분야의 수가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보험이사 1명을 더 충원했다”고 덧붙였다.
 
‘피부과 약은 독하다’ 등 편견 개선 캠페인 진행

“피부과약은 독하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처방약을 잘 복용하지 않거나 바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올해 피부건강의 날에는 ‘피부약은 독한가요?(가제)’를 주제로 캠페인을 진행해 피부과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박 회장에 따르면 ‘피부과 약은 독하다’는 편견은 한센병 치료도 할 정도이니 매우 독할 것이라는 인식을 비롯해 항히스타민제의 졸림, 스테로이드의 반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매년 피부건강의 날을 통해 대국민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피부과학회는 지난해 ‘백반증’을 주제로 다양한 홍보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는 이 같이 편간이 많은 ‘피부약’을 주제로 제대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한편,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는 코로나19 영향으로 7월 1~2일로 연기했으며, 국제학술대회인 추계학술대회는 10월 한중일 국제학술대회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국제학회 기반 다지기 및 회원, 의사회와의 협력과 소통강화로 피부과 전문영역의 틀을 확고히 다져나가는 박 회장의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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