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 중재시술의 다학제 표준화 프로토콜이 마련될 전망이다.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제 13대 채인호 신임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4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채 이사장은 범혈관 협의체를 만들어 다학제 표준화 프로토콜을 주도하는 한편, 중재시술 분야 관련 수가 개선 및 TAVI 급여화 등을 추진해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을 돕는데도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이다.  

 

범혈관 협의체 만들어 다학제 표준화 이끌 것

“심혈관중재 분야에는 순환기내과가 주도하는 관동맥 중재와 순환기내과를 포함하는 여러 과가 시행하는 전신 혈관, 즉 범혈관 중재시술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 시술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환자에게 혼선을 초래하게 됩니다. 따라서 범혈관 시술분야의 다학제 표준화 프로토콜을 만드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대한심혈관중재학회가 국제적인 대표 중재시술 학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심혈관 인터벤션은 순환기내과, 혈관외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과에서 시행하는 대표적인 다학제 분야다. 이에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주도로 다학제 표준화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함께 발전시키는 것이 채 이사장의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 산발해 있는 관련 학회를 통합하는 범혈관 협의체를 만들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없애고 치료 프로토콜을 표준화하여 다학제 치료의 중심이 되는 학회를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이러한 통합발전과 함께 심혈관중재학회 내부 세부 분야의 발전을 위해 연구회와 지회의 활동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독려할 방침이다.  

또한 인터벤션 분야의 수가 개선 및 정책적인 대관업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재 심혈관 인터벤션 분야를 지원하는 의료진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합당한 보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면, 인터벤션을 하는 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 기사들도 20분 내 병원으로 달려 올 수 있도록 ‘온콜대기’를 해야 하는데 시술 자체에 대한 수당만 있고 대기에 대한 보상이 없다보니 기피 분야가 된 것. 이에 “무조건적인 균등화 보다는 인터벤션 분야만의 특성을 적극 어필하고 설득해 차별화를 시키고, 이를 고려한 수가가 마련되도록 복지부와 상의해 나가는 한편, 입법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것.  

채 이사장이 꼽는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지역간, 병원간의 균형적인 발전이다. 현재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지역마다 편차가 크다. 정부 정책이나 사업이 대학병원 위주로 몰려있어서 중소병원들에 대한 지원이 저조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에 채 이사장은 “학회 내 가칭 ‘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중소병원의 학술적 지원과 제도적 지원을 도와 모든 지역이 균형 발전 할 수 있도록 도모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학회 주도로 진행하고 있는 인증제에 중소병원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방침이며, 궁극적으로는 학회 인증이 국가에서 하는 적정성 평가를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에 제안 및 설득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TAVI 등록사업 진행중…하이리스크 대상 급여화 제안

현재 학회는 두 가지 중요한 국가적 질병 등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는 중재시술 분야에서 핫 이슈이기도 한 TAVI 등록연구(K-TAVI Registry) 사업이다. 

대동맥 판막질환에 대한 중재적 시술인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on(TAVI)는  전신마취를 통한 대수술을 하지 않고도 최소침습적인 중재술로 심장 안쪽에 위치한 판막을 혈관내 도관을 통해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수술이나 전신마취가 위험한 환자의 경우에 큰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TAVI는 선별급여로 분류돼 있어서 수가의 80%인 고액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이에 채 이사장은 “경제적 부담이 커서 시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학회는 하이리스크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체 급여 적용에 대해 정부와 논의 중이며, 올해 연말 까지는 급여화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K-TAVI Registry는 이러한 급여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학술적 자료를 수집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미 2019년에 1차 코호트 자료를 발표했다. 이어 이번에는 3년 데이터를 모은 2차 연구결과를 4월 춘계학술대회 때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학술대회가 여름(7월 3~4일)으로 연기되어 이에 맞춰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될 2차 발표 내용에 대해 “우리나라의 치료 성적이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외국 아웃컴과 같거나 이 보다 좋게 나오고 있다”며 “수술 하이리스크 환자나 고령 환자들에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놀랄 만한 효과가 있으므로 급여화가 되면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20여 년 전 심장학회 내 연구회 때부터 진행해 온 K-PCI 등록사업도 지속 추진 중이다. 관동맥 스텐트 삽입술(PCI)의 적정성과 질관리를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 등록 사업은, 현재 1, 2차 코호트를 마쳐 2차 코호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현재 3차 코호트가 진행 중이다.  

 

중재시술, 전체 혈관 치료로 확대되며 발전 중 

“심혈관 중재시술은 관동맥 스텐트의 발전과 함께 전신 혈관에 대한 치료로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학회는 스텐트 등 국산의료기기 개발에도 학문적 서포트를 제공해 범혈관 중재 다방면의 치료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스텐트가 발전을 하면서 치료 범위도 대폭 넓어지고 있다. 약물 방출 스텐트가 등장하고 1, 2, 3세대까지 나오면서 관동맥 우회수술 만큼이나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조적 심질환, 대동맥 판막을 비롯해, 승모판막도 경피적으로 시술이 가능해 졌다. 또한 다혈관 질환도 무조건적인 수술이 아니라 개별 맞춤 치료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또한 PCI 시술 후 혈전방지를 위한 치료제도 발전을 거듭하며 치료 효과가 좋아지고 있다. “약제에 있어서는 그동안 약물의 순작용 이외 원치 않는 작용을 막기 위해 어떤 용량, 얼마만의 기간 동안 사용할지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했다”며 “이와 함께 강한 약을 짧게 쓰고 약한 약으로 바꾸는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외국에서 많은 인용을 할 정도로 약물 치료의 발전을 이끌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약의 숫자를 줄이는 복합제들이 이슈”라며 “이는 단순히 약 개수를 합친 데에서 나아가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온 심혈관중재시술 분야를 표준화하고 환자, 회원들을 위한 정책에도 적극 나서는 학회의 다양한 행보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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