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포폐암, '티쎈트릭' 등장에 치료 기대감 고조"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19.10.28 00: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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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에 생기는 악성 종양인 폐암은 암종 가운데서도 사망률이 매우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암의 종류는 크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 두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소세포폐암은 지난 20년간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전무해, 최근까지도 시스플라틴이나 카보플라틴 등의 백금 기반 화학항암요법만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최근 소세포폐암에 치료 효과를 보인 약물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로슈의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

티쎈트릭은 3상 임상인 IMpower133 연구를 통해 치료 경험이 없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카보플라틴+에토포시드 병용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해냈다. 연구 결과 티쎈트릭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은 12.3개월(95% CI, 10.8-15.9)을 기록했으며, 사망 위험율(HR)은 대조군 대비 30%(0.70, 95% CI 0.54-0.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티쎈트릭 병용요법을 투여 받은 환자(n=201)의 51.7%는 1년 생존율을 보였다.

티쎈트릭이 임상에서 보여준 치료 효과는 생존기간 연장은 2개월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본지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를 만나 소세포폐암과 티쎈트릭의 등장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치료제 개발 힘든 소세포폐암...생존율은 20년째 10개월

Q: 비소세포폐암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소세포폐암은 다소 생소하다. 소세포폐암은 어떠한 질환인가?

A: 폐암은 크게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뉘고, 이 중 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10~20%를 차지한다. 초기 성장과 전이가 빠른 소세포폐암은 항암치료나 방사능 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한 약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른 약제에도 내성이 생기는 매우 공격적인 암이다. 치료제 개발도 더뎌 그간 ‘폐암 치료의 불모지’로 불려왔다.

20년 전에는 4기로 진단받았을 때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0개월로 비슷했지만, 비소세포폐암 치료는 20년간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치료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왔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경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4~5년에 가깝고, ALK 돌연변이 양성 환자는 거의 7~8년에 이른다. 반면, 소세포폐암은 30년 가까이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이 10개월에 머물고 있다.

소세포폐암은 아주 초기를 제외하고는 수술하는 병이 아니다. 세브란스에서는 1년에 약 600건 이상의 폐암 수술을 진행하는데, 초기 소세포폐암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한 두 명의 환자들, 혹은 폐암인지 아닌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부터 하고난 후 소세포폐암으로 판명된 경우다. AJCC(American Joint Committee on Cancer)에 따르면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의 병기를 똑같이 구분하지만, 관습적으로 소세포폐암은 제한기, 확장기로 나눈다. 제한기는 비소세포폐암의 1~3기, 확장기는 비소세포폐암의 3기 일부 혹은 4기에 해당한다. 제한기는 항암방사선 동시요법을 진행하고, 수술한 경우에도 항암치료를 반드시 진행토록 권한다. 확장기는 항암치료만 하며, 두 병기의 치료는 방사선 병행 치료 여부의 차이 정도가 있고 동일하게 세포독성 화학항암제를 사용한다.


Q: 수술적 치료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면 치료제의 중요성이 더욱 클 것 같다. 그럼에도 소세포폐암 치료제 개발이 더딘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소세포폐암은 수술을 하지 않다보니 아주 적은 조직만을 채취해 치료한다. 또한 치료 예후가 나쁘고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특성상 치료 발전이 더뎠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치료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약을 사용하기 전에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연구, 세포 모델, 마우스 모델 등 다양한 전임상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소세포폐암의 경우 이러한 전임상 모델이 비소세포폐암에 비해 적고, 전임상 실험도 어려워 치료제 발전이 더욱 힘들었다.


Q: 티쎈트릭은 IMpower133 연구를 통해 소세포폐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했고, 국내에서도 허가를 획득한 상황이다. 티쎈트릭의 소세포폐암 적응증 확대가 가진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지난 30년 동안 소세포폐암 치료에 있어 FDA에서 승인된 치료법(regimen)은 ‘에토포사이드+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토포테칸’ 2가지 밖에 없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존 치료법을 치료 사이클 횟수 또는 투여랑 강도를 늘리거나, 4~6 사이클로 마치고 유지요법을 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여러 방법들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추가로 DLL3(델타 유사 단백질3), 올라파립 등 표적항암제로 유지요법 혹은 병용 시도에도 모두 실패한 상황에서 30년 만에 처음으로 성공한 약물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Q: 임상 결과를 보면 티쎈트릭은 대조군 대비 생존 기간을 2개월 정도 개선하는데 그쳤다. 과연 이러한 차이가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A: 종양학에서는 치료제가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을 3개월 정도 증가시키면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뉴잉글랜드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등 주요 학술지에서도 보면 치료 방법(practice)을 바꾸는 데이터들도 3개월가량의 OS 차이를 보인다.

사실 면역항암제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있어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보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얼마만큼의 환자가 생존해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이 측면에서 봤을 때 티쎈트릭의 1년 서바이벌, 즉 1년 뒤에 살아있는 환자의 비율이 15%나 증가했다. 100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을 때 35명이 살아있는 것과 50명이 살아 있는 것은 큰 차이라 볼 수 있다. 면역항암제의 큰 특징 중 하나가 장기 생존율을 높인다는 것인데, 티쎈트릭의 경우도 5년 혹은 그 이상에서 어떠한 영향을 보이는지 연구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티쎈트릭, 소세포폐암의 표준치료로 자리매김 기대

▲ 홍민희 교수는 티쎈트릭에 대해 '소세포폐암 치료의 새 전기를 마련할 약물'이라고 평했다.

Q: 티쎈트릭의 등장으로 소세포폐암 치료 환경이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보는가?

A: 보험급여 적용이 안 되는 현재 상황에서 티쎈트릭 치료를 무조건 권하기 어렵다. 하지만 향후 급여 적용이 된 상황에서 이 약을 권하지 않았을 때 누군가 ‘왜 이렇게 치료하지 않았느냐고’ 하면 할 말이 없는 정도로 좋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도 가장 권장하는 치료법(regimen)이자 글로벌 표준 치료법(standard regimen)이기 때문에 추후 신약 임상연구가 진행된다면, 기존 치료제가 아닌 티쎈트릭 치료와 비교해 우월함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Q: 면역항암제도 최근에는 내성 환자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소세포폐암 역시 치료제 내성이 잘 발생하는데, 티쎈트릭 치료 시에도 내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 그러한 한계점은 있다. 면역항암제의 가장 약점이라고 하면 아직 정립된 바이오마커가 없다는 것이다. 소세포폐암은 바이오마커가 없어서 내성이 생겼을 때 대체할 바이오마커도 부재한 상황이다. IMpower133 연구에서도 PD-L1, TMB 등을 함께 봤지만 바이오마커를 찾지 못한 상황으로, 향후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Q: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소세포폐암 치료법 중 하나인 방사선치료와의 병용요법이나, 다양한 항암 치료에 부스터 역할을 하고 있는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억제제 아바스틴과 같은 약물과의 병용요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방사선과의 병용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항암치료 후 방사선치료를 하면 암세포가 사멸하면서 신생항원(네오안티젠)이 발생하는데, 가설적으로 봤을 때 신생항원이 많을수록 면역항암제 효과가 좋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와 방사선치료 병용요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세포폐암 제한기에서도 처음부터 세포독성항암제, 방사선치료, 면역항암제 3가지를 병용하고, 이후 유지요법으로 면역항암제만 사용하는 것이 기존 요법보다 더 좋은 효과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바스틴과의 병용의 경우에는 확신하긴 어렵지만, 한번 해 볼 만한 연구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그동안 기다려왔던 소세포폐암 치료제가 등장했다. 이에 대한 소감은?

A: 티쎈트릭의 등장은 지난 30년 동안 이루지 못했던 소세포폐암 치료에서 크게 한 발자국 나아간 것이다. 면역항암제가 소세포폐암 치료에서의 의미 있는 진전을 이끌어 나가게 되길 기대한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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