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학회가 뇌졸중센터 인증을 처음 시작해 전국 59개 병원이 인증을 받았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센터 인증사업을 통해 전국에서 골든타임 안에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나정호 이사장은 이 밖에도 119 구급대원의 병원전단계 교육을 확대하는 한편, 뇌졸중협회 설립을 추진해 한국의 보편적 뇌졸중 안전망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인증사업, 센터 확대 및 컬리티 컨트롤이 가장 큰 목적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므로 가까운 병원에서 빨리 해결해야 합니다. 현재 대도시는 비교적 접근이 원활하지만 강원도, 전라도 등 지역들은 접근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인증사업이 활성화 되면 이러한 지역에도 센터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 이사장은 뇌졸중센터 인증사업의 중요한 이유에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국내 뇌졸중센터 부족으로 전체 뇌졸중 환자의 30~40%만 뇌졸중센터에서 진료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센터 설립 확대를 위한 지원이 1차 목적이다. 다음은 컬리티 컨트롤이 두 번째 목적이다.

이 같이 ‘뇌졸중센터 인증제도’는 뇌졸중의 치료 과정, 시설, 장비, 인력, 환자교육 등 뇌졸중 치료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의료 서비스 품질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대한뇌졸중학회에서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증제도다. 인증 신청 병원을 대상으로 학회의 심사가 진행되며 심사 기준 통과 시 ‘뇌졸중센터’ 인증이 부여된다.

학회는 지난 2018년 9월 처음으로 뇌졸중센터 신청 접수를 받은 이후 11월 평가를 시작하였으며, 올해 4월 2차로 추가 접수된 신청병원까지 포함하여 약 1여년 간의 심사기간동안 총 59개의 병원이 뇌졸중센터 인증을 받았다.

인증 기준에 대해 나 이사장은 “시설, 인력현황 등 여러 항목을 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진료지침에 맞춘 표준화된 진료, 제대로 된 기능을 갖춘 뇌졸중 집중치료실 기능, 24시간 환자 변화 모니터링과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 제공 등 소프트웨어 측면을 제일 중요하게 검증한다”며 “신청한 병원의 90% 이상이 이에 만족했지만, 5%~10% 병원은 충족되지 않아서 보류 및 불인정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즉, 센터들이 대부분 하드웨어는 갖추고 나서 신청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검증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 또한 이번에 인증받은 센터들은 3년 주기로 재인증을 받게 된다.

인증 센터, 차등수가나 인센티브 방안 마련에 주력

학회는 이처럼 어디서나 빠르고 최적화된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인증사업을 통해 센터 확장에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수가와 인력문제다. 

학회 등의 많은 노력으로 뇌졸중 집중치료실 수가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일반 집중치료실 수가 등급인 7등급 밖에 되지 못한다. 이에 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병원들은 적자를 감수해야하다보니 운영을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인 것.

이에 대해 나 이사장은 “뇌졸중 집중치료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병원에서 적극 설치할 것이기 때문에 학회에서는 공신력 있는 병원평가 기관인 의료기관평가인증원과 MOU를 맺고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이를 통해 차등수가제나 인센티브 등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심평원에도 지속적인 요청과 설득을 하고 있다고.

“이제 막 인증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인증사업이 자리잡으면 인증받은 병원과 그렇지 않은 병원간의 차이점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차등수가를 적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 이사장은 여기서 중요하게 감안할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심평원은 아웃컴으로 평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망률 등으로 따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인증받은 높은 레벨의 센터일수록 중환자가 많이 몰리므로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결과 지표만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입원 중증도에 대한 모델링이 확실히 선행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수가뿐만 아니라 인력 문제도 개선돼야 할 점이다.

뇌졸중 센터에 투입되는 인력은 당직 시스템이 필수이므로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지금의 세대는 기피한다는 것. 따라서 뇌졸중 진료 의사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학회가 돌파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꼽았다.

119구급대원의 병원전단계 교육 확대…뇌졸중협회 설립도 추진

“현재 소방청과 MOU를 맺고 뇌졸중의 병원 전단계 선별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를 확대해 전국 구급대원 교육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뇌졸중협회를 만드는 것도 학회의 중요 추진 사업 중 하나입니다.”

뇌졸중 환자를 빨리 판단하고 병원으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것은 119구급대원이다. 이에 학회는 119 구급대원들이 병원 전단계서 판단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난 6월 소방청과 MOU를 맺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교육이 지역별, 병원별로 이뤄지고 있는데 소방청 내부 교육프로그램에 포함시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자 한다”며 “또 소방청과의 공동 심포지움 개최 등을 통해 긴밀한 교육협력을 통해 병원전단계 판단 및 이송 시스템을 하나씩 갖추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 한 가지 학회가 적극 추진하는 사업이 뇌졸중협회의 설립이다. 

대부분 국가들이 학회는 하나라도 협회는 2~3개씩 있어서 세계뇌졸중 기구에 가입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러한 협회가 전무하다.

“학회는 학술을 담당하는 단체이고, 뇌졸중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도 필요하다”며 “이러한 역할의 뇌졸중협회가 설립되도록 지원하고, 학회와 더불어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재 기획 단계이며 학회 차기 집행부에서 TF팀을 만들어 추진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학회는 오는 10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전후로 각 병원별로 공개강좌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뇌졸중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인식 개선 홍보를 위해 지상파 홍보도 계획하고 있다.

전국에서 언제든 골든타임 안에 뇌졸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 및 대국민 홍보에 주력하고 있는 뇌졸중학회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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