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사바-스티바가, 간암 치료의 중추"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인터뷰 김태완 기자l승인2019.10.21 00: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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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사바가 오랜 시간 선점해온 간세포암 치료제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신규 약물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경쟁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특히 간세포암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를 획득한 렌비마는 높은 반응률을 앞세워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한 상황이다.

이같은 움직임이 실제 진료 현장에 가져다준 변화는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신약들의 등장이 오히려 넥사바의 효과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교수는 "넥사바가 간암의 치료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약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분당차병원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

간암 치료, OS가 가장 중요한 지표

항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환자의 생존이다. 결국 환자가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목표인 만큼, 생존율(OS)은 치료제를 보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 중 하나다.

전홍재 교수는 "여러 암종도 마찬가지겠지만, 간암이야 말로 OS가 가장 중요한 암종 중 하나"라며 "간암의 경우 간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반응률(ORR)보다는 OS를 연장시키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는 간 기능 저하가 환자의 생존 기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생존 기간을 연장 시킬 수 있는 치료 방법을 가장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 즉 ORR과 OS의 연관성이 아직까지 확립된 바가 없는 상황에서 단순히 눈에 보이는 효과를 위해 반응률만 쫓는 것은 근시안적인 치료에 그친다는 의미다.

전 교수는 "과거에는 반응이 좋고 암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을 많이 시행해 왔다"며 "하지만 TACE가 간 기능 악화를 동반해 항암 치료의 걸림돌로 작용된다는 점들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객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간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수준에서 TACE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간암 환자의 OS 연장에 가장 효율적인 약물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 교수는 '넥사바를 기반으로 한 치료법'을 꼽았다.

그는 "생존기간이 중요한 환자에게는 임상 연구를 통해 객관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넥사바는 간세포암 치료제 최초로 3상 임상을 통해 OS 연장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일 뿐더러, 10여년이 넘는 기간동안 실제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를 보인 약물"이라고 평했다.

더욱이 넥사바 치료 경험이 있는 간세포암 환자의 2차 치료제인 스티바가까지 대규모 3상 연구를 통해 OS 연장 효과를 입증하면서 넥사바-스티바가로 이어지는 순차 치료가 간세포암의 핵심 치료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전 교수는 "넥사바-스티바가 순차 치료는 RCT 뿐만 아니라 리얼월드 연구에서도 생존 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해 냈다"며 "이제는 간세포암 치료에 있어 중요한 백본(backbone)이 되는 치료 시퀀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3상 임상인 RESORCE 연구에서 넥사바-스티바가 투여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26개월로, 대조군 대비 유의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보였다. 또한 국내 간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데이터 결과에서도 넥사바 치료 후 2차로 스티바가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2년 전체 생존율(OS)을 보인 환자의 비율이 51.5%, 질병진행소요기간(TTP) 중앙값이 10.2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리얼월드 연구에서는 Child-Pugh A 뿐만 아니라 간 기능이 저하된 B와 C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포함됐다.

전 교수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리얼월드 데이터와 마찬가지로 넥사바에 반응이 좋았던 환자들은 스티바가에도 반응이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하나의 치료 옵션만 존재하다가 여러개의 옵션이 생기게 되면 치료 시퀀스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근거의 유무나 실질적인 치료 효과에 따라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사바, 과소평가 하지 말아야

스티바가까지 등장하며 간세포암 치료 효율을 높였음에도 불구, 넥사바를 과소평가하는 시선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대해 전홍재 교수는 "간세포암에서 넥사바 등장 이후 지난 10년 동안 면역항암제를 비롯하여 수 많은 약제들이 임상연구에 도전했지만 오직 렌비마 하나만이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임상에 성공했다"며 "면역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치료법이 기대가 된다해도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뿐더러, 면역항암제가 간 기능을 보존하면서 OS를 연장시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모든 2차 단계 이상의 치료제들의 임상 연구는 1차 치료제로 넥사바를 사용했을 때의 기준으로 설계됐다"며 "이는 넥사바가 10년동안 1차 치료제로서 명성을 유지하면서 얻은 수확"이라고 전했다.

즉,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오래된 약물임에도 아직까지 넥사바를 뛰어 넘은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전홍재 교수는 넥사바-스티바가 순차치료에 대해 "간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백본(backbone)"이라고 평했다.

전 교수는 "국내에 출시된 약물들의 경우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1차 치료제로 급여를 받은 렌비마도 2차 단계 이상에서는 급여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데, 급여 기준은 정부에서 엄격한 3상 임상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역시도 치료제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1차로 렌비마 처방 이후 2차로 넥사바를 쓰는 케이스도 있지만, 아직 충분한 근거가 있는 치료 방법은 아니다"라며 "대부분 제대로 정제된 임상을 통한 결과가 아니라 소급 적용되거나, 리얼월드 데이터만을 통해 나온 것들이 대부분인 만큼, 환자의 OS 연장에 실지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는 제대로 평가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쟁 약물에 비해 넥사바의 부작용이 심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는 "TKI(Tyrosine Kinase inhibitors) 제제 특유의 이상반응이 나타날 때 결과적으로 그 환자가 치료제의 효과를 가장 많이 받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수족증후군의 발생이 간암 환자의 전체 생존율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은 여러 임상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넥사바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는 수족증후군이 단점이 아니라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대리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 교수는 "넥사바는 10여년간 처방되면서 경험이 많이 쌓여 이상반응 관리도 용이하다"며 "수족증후군이 환자 입장에서는 걱정이 많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치료 효과가 좋을 뿐더러, 눈에 보이기 때문에 빠르게 대처가 가능한 만큼 치명적인 상황을 막을 수도 있다"고 피력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간세포암 3차 치료에 대한 애비던스도 보유한 카보메틱스가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게 되면서 넥사바를 기반으로 한 순차 치료는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라고.

그는 "모든 상황을 종합해 봤을때 넥사바-스티바가는 어떤 다양한 대안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첫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간암 치료의 근간"이라며 "지금까지 수많은 데이터가 쌓였고,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도 경험치가 높은 만큼 향후에도 중추적인 치료 시퀀스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완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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