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가 미세혈관감압술 4000건을 돌파해 주목받고 있다.

경희대병원은 1980년부터 현재까지 삼차신경통, 반측성 안면경련증 질환에 대해 미세혈관감압술 4,000건을 달성, 10년 내 합병증 발생률 3% 미만이라는 성적으로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안면경련 및 안면통증 클리닉’을 이끌고 있는 박봉진 교수를 만나 미세혈관감압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미세혈관감압술 1세대…뇌신경 및 혈관 다루는 최고난도 수술

“미세혈관감압술은 삼차신경통이나 반측 안면 경련증 환자에서 시행하는 수술입니다.  뇌혈관 상태에 따라 네 가지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하는데, 그 중 테프론을 이용한 압박술은 우리 병원에서 자체 개발한 수술법으로 치료 성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경희대병원은 1980년도에 미세혈관감압술을 시작한 국내 1세대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신경외과 이봉암 교수가 시작하여, 박봉진 교수로 이어져 4000례를 달성한 것.

미세혈관감압술은 3차신경통이나 반측 안면 경련증 환자에서 시행하는 수술 방법으로 두 질환은 같은 병인을 가지고 있다. 혈관이 퇴행성 변화 등에 의해 주변을 지나가는 신경인 3차신경이나 안면신경을 압박하여,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면서 신경을 과흥분시켜 발생되는 질환인 것. 

혈관에 의해서 3차 신경이 압박받으면 안면부에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3차신경통이 발생되고, 안면 신경이 압박받으면 안면부의 불수의적인 운동이 발생되는 반측 안면 경련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질환의 치료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미세혈관감압술이다. 

수술방법은 미세혈관감압술, 부분신경절단술, 뇌신경박리술, 경희대병원서 자체개발한 테프론 압박술 네 가지로 나눠지며, 보통 80% 환자에서 미세혈관감압술을 시행한다.

박 교수는 “70% 정도는 수술전 원인을 알지만, 30% 정도는 뇌를 절개해야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서, 절개 후 수술 환자의 뇌와 혈관 상태에 따라 네 가지 수술 중 방법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즉, 뇌를 절개하여 유착된 혈관과 신경을 떼어주어야 하는데, 3차신경통의 경우 20~30%는 혈관이 없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MRI 등으로 확인이 되지 않으므로 뇌를 절개하고 들어가야 알 수 있다는 것. 

박 교수는 “미세혈관감압술은 안면경련과 3차신경통의 근본적인 치료법이지만 신경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후유증이 극심한 최고난도 수술”이라며 “의료진의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안면경련과 극심한 통증 일으키는 안면경련과 3차 신경통

다소 생소한 뇌신경 질환인 안면경련과 3차신경통은 어떤 질환일까.

안면 경련과 안면 통증으로 알려진 뇌신경질환은 반측성 안면경련, 안면마비, 3차신경통이 대표적인 질환이다. 안면 경련은 입이나 눈꺼풀 등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떨리는 증세를 유발하며, 뇌졸중이나 구안와사라고 하는 안면 마비와는 다른 질환이다.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좀 더 발병률이 높고 대개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된다. 안면 경련의 경우, 원인은 다양하나 반측성 안면경련의 경우에는 혈관이 신경에 유착되어 발생된다. 대체적으로 안면 경련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 및 초조할 때 그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차신경통은 혈관이 3차신경을 압박해 혈관의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면서 안면부에 매우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최근 환자수가 늘어나는 추세이며, 5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주로 발병한다.

두 가지 질환의 모든 환자들에게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결정된다. 박 교수는 “진단 받은 환자 중 수술을 하는 환자는 약 10~20% 정도”라며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약물로 해결이 안 되면 수술로 진행 한다”고 전했다.

즉, 안면경련 및 마비 환자는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인 미세혈관감압술 중 결정해 진행한다. 3차신경통 환자는 약물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데, 대표적인 치료약제는 ‘카바마제핌’, ‘옥사카바제핀’이다. 초기에는 약 80%의 효과가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선 지속적인 약물 증량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글리세롤 신경절단술·풍선압박술·고주파 응고술 같은 경피적 시술, 감마나이프 방사선 치료로 시행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3차 신경통의 경우 10년 재발률이 중요하다”며 “수술로 80%에서 좋아지고 20%에서 재발하는데, 다른 치료들은 50% 이상에서 재발하므로 이미 신경 손상이 된 환자들은 수술적 방법을 권한다”고 전했다.

또한 3차신경통 환자의 경우, 수술 성공률은 85~90% 정도이며 10년 이내 재발률도 20~30% 내외로 알려져 있다. 다만 전신마취가 부적합한 고령의 환자나 전신 질환이 있는 환자, 수술 후 재발된 환자들에겐 감마나이프 방사선 치료를 추천한다. 한편, 안면 경련 환자의 미세혈관감압술의 치료 성공률은 95% 정도이고 재발률도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진단 통한 치료 결정 ‘매우 중요’

박 교수는 그동안 수술 환자중 재발한 케이스에 대한 논문을 리뷰 중이다. “재발한 환자 중에는 깊숙이 있는 혈관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나, 감압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테프론을 너무 많이 넣어 딱딱해진 경우 등이 있다”며 “테프론은 가능한 최소의 양으로 넣어서 감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뇌신경질환은 퇴행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우 젊은 나이에서 오기도 해서 최근에는 선천적인 원인도 있을 것이라는 가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전국에 한 해 1400건 정도의 수술만 진행될 정도로 흔한 질환들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한 치료 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모르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뇌신경질환에 대해 오랜 노하우와 새 치료를 접목해 전국에서 찾는 특화분야를 이룬 경희대병원 ‘안면경련 및 안면통증 클리닉’의 노력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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