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기업의 엘리트 사원 Y씨. 미모의 여인을 아내로 맞은 첫날밤, 그는 황홀경 대신에 엄청난 절망감을 맛보아야 했다.

침대에 누워 아내를 포옹하려 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아내는 자꾸 피하기만 하고 자신 역시 초조한 마음 때문인지 발기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처음엔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러려니 하며 긴장을 풀어보았지만 억지 마음일 뿐, 여전히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거였다. 두 사람은 끝내 사랑의 하모니를 이루지 못한 채 날을 밝혀야 했다.

불안과 갈등을 끌어안고 초야를 지새운 그는 다음 날 밤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마음을 간신히 추슬렀다. 하지만 이튿날도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들 부부에게 신혼은 천국이 아니라 고민의 연속이었다. 결혼생활 1년이 흘렀어도 이들은 여전히 총각과 처녀 ‘딱지’를 떼지 못한 채 밤을 함께(?) 보냈다.

“결혼기념일이 며칠 안 남았는데, 아직까지 부부 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요.”

진찰을 받으며 남편은 모기 소리로 이렇게 고백했다. 정말 보기 드문 사례라 기본 검사부터 서둘렀다. 하지만 결과를 살펴보니 뜻밖에도 외부 생식기 및 검사 소견 모두가 정상이다. 부인을 복도로 내보낸 다음 Y씨에게 조용히 물었다. “당신에겐 아무 이상이 없는데요. 혹시 아내에게서 뭔가 짚이는 증상이 있으면 말해보세요.”

“관계를 가지려고 하면 자꾸 피해요. 아프다고 하면서. 발기는 되는 것 같은데 어쨌든 삽입은 실패하고 마니….”

이 문제는 아무래도 산부인과의 협력을 받아야 할 것 같은 판단이 들었다. 진찰을 의뢰한 결과 ‘처녀막 완전함’으로 나왔다.

아니, 보기 드문 처녀막을 결혼한 부인에게서 발견하다니! 부인에게는 처녀막 확장 수술을 권하고, Y씨에게도 심인성 발기부전이 있는 것으로 진단하여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두 사람 모두 치료받기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저절로 회복될 것을 믿는다나. 질경련의 부인과, 심인성 발기부전인 남편이 어떻게 난관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걱정되었지만 그들은 이후 나타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2년쯤 지나 옛일이 궁금해져 차트에 남겨진 연락처로 전화를 해보았다.

“Y씨 부인이신가요? 어떻게 문제가 해결됐나요?”

“…아니, 그대로예요.”

“예? 아직도 해결이 안 됐다고요?”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전하자 부인은 “고맙습니다”라며 전화기를 놓았다.

질경련이란 질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질 입구를 꽉 죄는 까닭에 삽입 시 서로가 극도로 고통스럽거나 관계가 불가능한 상태로까지 몰고 가는 현상을 말한다.

질경련을 호소하는 여성들은 임신은 아예 엄두도 못 낼 만큼 성행위를 고통스러워한다. 매우 기이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질경련은 불감증 다음으로 흔한 여성 성 기능 장애에 속한다. 이 같은 증상은 정신적 쇼크 또는 종교적 억압 등으로 인한 성교공포증에서 비롯되는 수가 많다. 성행위가 죄라는 생각에 얽매여 여성의 상징인 질을 꽉 닫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질경련은 여러 가지 성 장애 가운데서 가장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인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대표적인 치료로 골반의 근육들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케겔 트레이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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