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퇴행성골관절염학회장이 나왔다.

임군일 교수(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정형외과)가 최근 세계퇴행성골관절염학회(OARSI)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것. 연골, 근골격계 재생 치료 연구에 20년 간 매진해온 임 교수는 앞서 선출된 세계연합정형외과연구학회장직을  함께 수행하여  세계 정형외과 연구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국내 위상도 한 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OARSI, 아시아인 최초 회장 선임

“세계퇴행성골관절염학회는 퇴행성관절염의 기초부터 임상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학회입니다. 인공관절은 다른 임상학회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이를 제외한 비수술, 약물, 신약개발 등 모든 것을 다루는 세계적인 학회지요.”
 
1990년에 설립된 OARSI는 현재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퇴행성골관절염 분야 전문학회로 정형외과 분야 학술지(Impact Factor : 5.5)인 Osteoarthritis and Cartilage를 발행하고 있다. 또한 매년 북미와 유럽을 번갈아가며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약 1500명의 회원이 참석하고 있다.

임 교수는 북미와 유럽의 학자들이 주도해온 이 학회에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회장직에 선임된 것. 이에 따라 2019년부터 2025년까지 6년 동안 차기회장, 회장, 직전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임 교수는 세계연합정형외과연구학회(ICORS) 회장으로도 선출돼 현재 차기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내년 6월부터 회장으로 3년간 임기를 시작하기도 한다.

ICORS는 근골격계와 관계된 모든 분야의 연구를 망라하고 있는 세계 정형외과연구학회들의 연합이다. 그 중에서도 생체 역학, 인공관절 연구, 정형외과 질환, 재생의학, 조직공학이 큰 부분 차지하고 있으며, 연구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국내에서는 조직재생을 연구하는 학회인 대한연골 및 골관절염학회장으로서 국내 골관절염의 재생 연구에도 앞장서고 있다. 임 교수는 “정형외과 의사는 병원에서 환자를 많이 봐야하기에 기초연구를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대한연골 및 골관절염학회에는 정형외과 의사, 류마티스내과 의사들과 기초의학자,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제약계가 함께 참여해 조직재생에 대한 연구와 신약개발을 위해 합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임 교수는 현재 한국조직공학재생의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생체재료학회 차기회장에도 선임돼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년간 재생치료 연구…최근 연골재생 세포 관련 미국특허 취득

임 교수가 세계적인 정형외과 관련 학회들을 연이어 맡게 된 이면에는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연골, 근골격계 재생 치료 연구에 20년 간 매진해오면 쌓아온 연구 성과와 여러 해외학회에서 임원으로 참여해 온 활동이 주효했다.

임 교수의 주요 연구로는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인술 후 버려지는 지방조직에 들어있는 성체줄기세포에 골격 형성 유전자를 주입, 골격을 형성하는 형질변환세포로 만드는 기술 개발 등의 업적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연골 재생세포의 비후화(Hypertrophy)를 조절할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한 미국특허를 등록해 전 세계 줄기세포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 기술에 대해 임 교수는 “파손된 연골은 재생을 목적으로 성체줄기세포를 환부에 이식 할 경우, 세포사멸 현상이 발생하여 재생치료 효과가 낮았다”며 “이 기술은 이러한 세포 사멸을 막기 위해 관절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하여 연골재생을 돕는 서방형 주사형 연골치료제로, 현재 신약개발사업으로 신청해 신약개발 트랙으로 들어가기 위해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향후 5년 내 실용화가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도 임 교수는 최근 ‘대퇴골두 무혈성괴사의 치료를 위한 혈관 및 골형성 강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대한 국가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개발, 이제 시작기…첫 술에 배부를 수 없어

최근에는 이러한 학계, 산업계의 노력으로 국내 첫 유전차치료제가 나오기도 했다. 코오롱티슈진의 무릎 골관절염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가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은 것. 인보사는 현재 세계퇴행성골관절염학회를 비롯해 AAOS, ICRS 등에서 한국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국 3상 임상을 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기대도 많고 우려도 많은데, 아직까지 어느 면에서는 임상 데이터가  더 필요한  부분도 있어서 회사에서도 후속 임상시험을 통해 증거를 모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경주해서 나온 국산 치료제인 만큼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효과를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 신약 개발은 이제 막 시작기를 넘어섰다고 강조하는 임 교수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포치료의 경우 재생효과가 드라마틱하게 나타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의미에서 첫 시도인 인보사는 시술 없이 바로 주입하는 형태라는 장점이 있으므로, 성능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쌓아 가고 대량생산으로 약가도 낮아져서 쉽게 쓸 수 있게 되기를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이 “개발이 어려워도 퇴행성관절염은 재생 치료로 가는 것이 맞다”고 강조하는 임 교수. 현재 국내에서는 흉벽 연골 세포로 연골 결손 부위 치료하는 연골치료제가 3상을 진행하고 있고, 외국에서도 퇴행성관절염의 줄기세포 치료를 여러 나라에서 시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므로, 지금으로선 여러 투여 경로나 투여 방법, 세포의 기능강화 쪽으로 연구를 집중하면 치료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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