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리얼월드 데이터를 발표한 '스티바가(성분명 레고라페닙)'에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간암 치료는 임상 데이터와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치료 결과가 대개는 상이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스티바가의 연구 결과는 이와 다른 결론을 보여줬기 때문.

이에 본지는 스티바가의 한국인 대상 리얼월드 연구의 제 1저자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의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서울아산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스티바가 리얼월드 데이터, 임상 3상과 일관된 결과 보여

그간 스티바가는 넥사바 치료 이후 대체제가 없던 간암 시장에 등장한 유일한 2차 표적 치료제임에도 불구, 효과나 안전성 측면에서 과소평가를 받아왔다. 3상 임상인 ‘RESORCE’ 연구 결과가 실제 치료 현장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던 것.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는 스티바가가 3상 임상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지만, 환자들에게 적용했을 때에는 그보다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임상 연구에서는 대부분 간기능이 좋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실제 환자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한국인 대상 스티바가의 리얼월드 데이터는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연구결과, 넥사바 치료 후 2차로 스티바가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서 2년 전체 생존율(OS)을 보인 환자의 비율이 51.5%, 질병진행소요기간(TTP) 중앙값이 10.2개월로 나타났기 때문. 이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S)이 26개월로 나타난 RESORCE 연구와 유사한 수치이다. 무진행생존기간(PFS) 값에서는 3.7개월로, 3.1개월이었던 RESORCE 연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Child-Pugh A에 해당하는 환자들이 참여했던 RESORCE 연구와 달리, 리얼월드 연구에서는 Child-Pugh A 뿐만 아니라 B와 C에 해당하는 환자들도 포함됐다.

유창훈 교수는 "이번 리얼월드 연구에서 가장 핵심은 간기능과 환자의 컨디션에 관계없이 효과와 안전성 데이터가 기존 RESORCE 연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그간 저평가를 받아 온 스티바가에 대한 우려가 말끔하게 해결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의료진들은 향후 스티바가를 더 넓은 환자군에서 2차 치료제로 적용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게됐다"며 "환자 입장에서도 절망이 아닌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훈 교수는 스티바가에 대해 "효과와 안전성이 저평가되어 있는 약물"이라고 평했다.
유창훈 교수는 스티바가에 대해 "효과와 안전성이 저평가되어 있는 약물"이라고 평했다.

넥사바-스티바가, 하나의 세트로 인식해야

스티바가가 임상 3상과 유사한 리얼월드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넥사바-스티바가 치료 옵션은 간암 치료에 있어 더욱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창훈 교수는 "넥사바는 지난 10년 간 국내에서 사용되어 오면서 다양한 임삭적 근거를 쌓아왔고, 스티바가 역시 기존의 3상 임상과 함께 이번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며 "결국 간암 치료에 있어서 넥사바-스티바가 옵션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치료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넥사바-스티바가 치료 옵션의 또 다른 강점은 두 약물 모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리얼월드 애비던스가 있다는 점"이라며 "실제 진료 환경에서는 임상 시험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넥사바-스티바가 치료 옵션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임상 시험과 달리 실제 진료 환경에서는 효과나 안전성이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치료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즉 넥사바-스티바가 연속 치료 요법이 높은 근거 수준을 입증한 만큼, 타 약물로의 스위칭은 쉽지 않다는 의미이다.

유 교수는 "현재 제도권에 들어와 있는 넥사바-스티바가는 '어음'이 아닌 '현금' 같은 존재"라며 "넥사바와 스티바가는 분명히 다른 약이지만 넥사바-스티바가 치료 옵션은 개별의 약제가 아닌, 하나의 셋트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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