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생물학회연합 김준 회장
한국미생물학회연합 김준 회장

마이크로바이옴을 비롯해 미생물과 감염, 질병과의 관련이 속속 밝혀지면서 100년 만에 미생물 분야의 황금기가 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생물 연구 분야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5개 학회가 모인 한국미생물학회연합은 지난 10월 11일~12일 더케이호텔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갖고 최신 미생물 연구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본 지는 연합 학회 김 준 회장(고려대 생명과학대 교수) 및 학회 임원진들을 만나 세계적인 미생물 연구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기초과학+의학 협동연구 활발해 져야”

“미생물 연구 분야는 100년 전 파스퇴르가 미생물이 발효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황금기를 맞은데 이어, 100년이 지난 현재 또다시 황금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준 회장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생태, 환경, 식품, 단백질, 유전자연구등의 기존의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감염질환, 만성질환, 대사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고, 또한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새롭게 밝혀진 ‘암과 미생물의 관계’가 새롭게 조명되는 시기라는 것.

한국미생물학회연합 고광표 학술위원장(서울대 보건대 교수)는 “현재 기초 분야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에 대한 약물들이 세계적으로 임상 3상이 진행되는 등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목 대한미생물학회 차기회장
김정목 대한미생물학회 차기회장

이어 “현재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는 우리 몸의 미생물로 DNA 염기분석을 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라며 “이러한 연구에서 암과 미생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는 있지만, 왜 연관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시작단계”라며 “앞으로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는 모를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큰 연구분야”라고 덧붙였다.

김정목 대한미생물학회 차기회장(한양의대 교수)는 이 같이 많은 질병과 미생물과의 연관이 밝혀지면서 기초과학과 의학과의 공동 연구도 앞으로 매우 중요하고 강조한다.

그는 “국가가 발전할수록 응용 연구에서 나아가 근본적인 기초연구가 돼야 약물 등 인간생활에 직결되는 연구로 나아갈 수 있다”며 “현재 생명과학대 및 의대기초연구실 등에서는 감염 분야 등 임상 교수에게 샘플을 얻는 등 서로 도와 연구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아직 미흡한 상태”라며 “앞으로 임상과 기초의 협동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미생물 관련 학회들이 힘을 모아 미생물 연구를 해 나가기 위해 2000년에 5개 미생물 관련학회(한국미생물학회, 대한미생물학회,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 대한바이러스학회, 한국균학회)가 연합한 한국미생물학회연합을 창립한 것.

이 5개 학회는 의학과 자연과학, 생명과학 분야의 국내서 가장 대표적인 미생물 관련 학회들로, 미생물 연구분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협력 연구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응용연구 치중, 과학 강국 되려면 기초과학연구에 투자해야

한국미생물학회연합 고광표 학술위원장
한국미생물학회연합 고광표 학술위원장

이번 추계학회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진흥과(이주원 과장)와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에서 공동으로 내년 기초연구사업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전체적인 기초연구비, 특히 개인당 연구비의 액수가 다소 증액 예정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연구재단 생명과학단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 준 회장은 현 정부가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나, 국가경제수준에 비해 ‘순수기초과학’에 대한 개인 연구비에 대한 분배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나라는 그간 산업 발전을 위해 응용연구에 치중하다보니 경제적으로는 성공하였으나, 이제는 산업규모에 비해 낙후된 기초과학연구에 집중할 시기”라며 “추격형 응용연구만 해도 산업적 수익은 있겠지만, 원천기술을 확보된 진정한 과학 선진국이 되려면 선도형 기초연구, 특히 그중에서도 우리나라가 매우 취약한 기초과학연구가 바탕이 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과학상 역시 기초과학연구에 상을 수여한다. 특히 최근 일본이 노벨상을 많이 받은 이유는 1901년 노벨상 제정 이후 50여 년간 기초과학연구에 지속적인 투자를 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일본은 1900년대 초에도 이미 기초과학 강국이었다. 그럼에도 50년이 걸려서 1949년 첫 수상자가 나왔는데, 1990년대 투자가 시작된 우리나라는 기초과학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며, 특히 “노벨 생리의학상 및 화학상은 기존에는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가 상당부분을 차지했지만, 앞으로 미생물관련 기초연구, 질병연구 및 면역항암제, 선천성 면역 관련연구에서도 상당부분을 차지해나가고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기초연구 투자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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