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대한심장학회 미래정책연구소 팀장)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대한심장학회 미래정책연구소 팀장)

미세먼지에 의한 심장질환 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세계적 연구들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와 대비가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대한심장학회 제62차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의학과 환경 분야의 융합적 협력연구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이 열린다.

학회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정익모 교수(대한심장학회 미래정책연구소 팀장) 미세먼지와 심혈관질환 사망률과 관련된 연구결과에 대해 알렸다.

이에 따르면 북미를 중심으로 대규모 연구에서는 미세먼지 대기오염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사망이나 질환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한 바 있다. 이들 연구에서는 건강한 수 천 명 내지 수백 만 명을 모집한 후 10년 이상 추적 조사해서 장기간 고농도의 미세먼지 대기오염에 노출된 사람들이 저 농도에 노출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계 사망이나 질환 발병의 위험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도 후반 미국에서 시작한 이러한 연구들은 최근 유럽과 중국 등으로 확대되었고, 장기간 미세먼지 노출에 따라 심혈관계 질환 발병 및 사망 위험이 증가된다는 일관된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특히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원인의 변화를 과거 20여 년 동안 원인별로 분석해 보면 미세먼지에 의한 주요 사인변화(1990년~2015년)는 허혈성 심잘환은 1.6배(전세계), 1.9배(중국), 폐암은 1.8배(전세계), 2.4배(중국)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 임원진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 미치는 기전은 폐에서 거르지 못하는 작은 미세먼지 덩어리들이 혈액을 통해 심장, 중추신경계, 면역계의 염증을 유발시키고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며 자율신경계에 변화를 준다. 이같이 혈관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되면 혈압이 오르고 동맥경화 및 염증을 일으킨다. 또한 인슐린 저항을 일으켜 당뇨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임산부에서는 태아에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발육, 건강에도 영향 준다는 것.

한편 국내 미세먼지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도별 연평균 관측농도(2016년)는 WHO연평균 대기환경기준 10㎍/㎥이며,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서울 26㎍/㎥, 제주 22㎍/㎥로 매우 높음에도 미세먼지가 심뇌혈관질환에 얼마나 영향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데이터 부족해서 정책 아젠다에 넣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오동진 교수(한림의대)는 “특히 미세먼지가 심장건강에 있어 이슈화된 것은 2010년경부터라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로 운동부족, 간접흡연 등과 마찬가지로 이제 미세먼지도 중요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는 만큼, 관련 학회들이 의견을 모으고 많은 연구들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에 대해 필요한 연구로는 미세먼지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전구물질, 즉 초미세먼지의 재료가 되는 가스상 배출 물질의 국내 배출량 산정 및 정량적 영향,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영향분석, ‘통찰력 있는’ 관측과 초미세먼지에 대한 기여도 추정을 위한 대기 질 모델링, 배출원 및 배출량에 대한 정확한 국가자료 구축, 중앙 및 지방 정부의 역할, 관리 프로그램 마련과 제도 개선, 국제 협력 등의 다각도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

정익모 교수는 “건강에 위협을 주는 과도한 미세먼지는 모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관리하기에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사회와 정부 그리고 학계와 산업체를 포함하는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과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같이 인식하고 국가적 차원의 쳬계적이고 포괄적인 관리 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같이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는 “예방의학, 사이언스, 심혈관질환, 암. 등 전문가 다학제 연구가 필요하므로, 융합연구가 필요하다”며 “이에 이번 학술대회에서 융합적 협력연구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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