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진료정보 교류에 EDI 국제 표준화 ‘필수’

심평원, EDI의 국제통용 위해 매핑 작업 진행 문선희 기자l승인2018.09.27 00:4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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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장수술, 맹장염수술, 충수염돌기수술, 급성충수염수술, 충수절제술, 맹장꼬리절제술...’ 이는 같은 수술에 대해 다르게 부르고 있는 진료 행위들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의료행위를 건강보험진료비청구코드(EDI)로 분류하고 있지만, 이는 수가 네이밍 분류일 뿐 국제적 호환은 안 된다. 추후 국내 병원간 진료정보 공유 및 국가간 진료정보 교류사업을 위해서는 표준화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본지는 이를 위해 우리나라 EDI를 세계 공통언어로 매핑 작업을 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분류체계개발단 공진선 단장과 상근 객원 연구위원인 박현애 교수를 만나 의료행위분류 및 용어의 세계 표준화 연구 현황과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전문가 영입해 의료행위분류 및 용어 표준화 연구

“국내 병원에서는 환자 진료에 대해 EDI 코드에 따라 청구하는데, 모든 병원의 진료행위와 용어가 표준화 되면 굳이 EDI가 필요 없습니다. 이에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국제표준임상용어체계인 SNOMED-CT와 EDI의 매핑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심평원 상근 객원 연구위원으로 의료행위분류 및 용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박현애 교수의 설명이다. 서울대 간호대 교수인 박 교수는 세계의료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한 의료용어표준화 전문가이기도 하다.

▲ 서울대 간호대 박현애 교수

건강보험제도 내 진료비 청구단위인 EDI 의료행위분류는 의료정보 교류나 국가 통계 산출 시에 적극 활용되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표준화 측면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심평원은 박현애 교수 같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행위분류 및 용어 표준화 메핑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의료분류체계개발단 공진선 단장은 “행위분류 용어 표준화 작업은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진료정보의 표준화와 진료정보교류 사업 활성화를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의무기록 자료의 관리와 활용이 모든 의료기관에서 균형 있게 이뤄져야 상호 교환이 가능하고, 국내 뿐 아니라 국가 간 호환이 가능해져 다양한 국가통계 생성과 임상연구 활용 등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EDI와 국제표준 SNOMED-CT 시범 매핑 작업중

그렇다면 박 교수와 의료분류체계개발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EDI와 SNOMED-CT 매핑 작업이란 무엇일까.

우선 SNOMED-CT는 현재 세계 50여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국제표준임상용어체계로, 국제적 연구를 중시하는 국내 대형병원 일부에서도 라이센스를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우리나라도 이 SNOMED-CT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평원은 이러한 기반을 위해 2017년부터 EDI분류와 SNOMED-CT간의 시범매핑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금년에는 대상행위를 점차 확대 중에 있다.

공 단장은 이러한 매핑작업에 대해 “현행 EDI 분류를 국제표준 용어체계 관점에서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임상진료정보와 청구데이터의 매핑이 가능하게 되어 진료비청구도 용이해지고 의료기관 간 데이터 교류도 가능해지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분류체계개발단 공진선 단장

구체적으로는 심평원 전담직원과 손승국 상근위원 등 진료과 전문의들을 비롯해 박현애 교수 같은 외부 용어체계 전문가가 함께 EDI와 SNOMED-CT 간 시범매핑을 5개 진료과(내과, 대장항문외과, 안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647개 시술(전체 처치수술항목의 약 25%)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중 599개 항목의 매핑이 가능했다고. 

현재는 대상 진료과를 간담췌, 위암, 흉부외과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나아가 WHO에서 개발하고 있는 국제의료행위분류체게(ICHI)와의 매핑도 최근 진행하여 우리나라에서 ICHI 분류의 적용 가능성도 판단해보는 검토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연구 내용은 국내외 학술대회 논문이나 포스터를 통해 발표하고 있으며, 금년 10월 예정된 WHO-FIC 네트워크 연례회의에서도 발표할 예정이다.

WHO-FIC은 국내외 관계자 및 전문가 300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협력회의로 금년에는 우리나라에서 10월 22일~27일까지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의학연구 가로막혀…해결책은 있어

이러한 의료행위 표준화는 대한의료정보학회에서도 꾸준히 필요성을 제기해 온 부분이고, 정부에서도 공감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가로막혀 있는 부분이 문제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보호할 기술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물건을 살 때도 주민번호를 비식별화 할 수 있는 기술은 이미 다 통용되고 있기 때문. 박 교수는 “이미 비식별화 기술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도 의료분야만 막혀있다“며 “진료도 물론 잘해야 하지만 환자의 케어방법이나 새로운 지식을 얻으려면 의료정보 자료를 통해 연구한 내용들이 진료에 피드백 돼야 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는 개인정보에 보수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이러한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환자들의 병원간 진료정보 연계가 안 되어 있어서 검사, 처치 등 중복으로 인한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나 불편도 계속 지적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외국 병원에서 진료 받은 적이 있는데 진료 전 내 진료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써도 되는지에 대해 7~8장에 대해 각각의 싸인을 받더라”며 “환자의 허락 하에 진료정보를 연구 등에 공유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이같이 환자 동의를 받는 방법도 있으므로 인식의 전환, 문화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러한 개인정보가 모두 풀린다고 해도 그 데이터들을 바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각각 정보들의 표준화가 있어야 비로소 데이터로서 사용될 수 있기 때문. 현재 정보의 상위단계가 EDI이므로 이를 국제 표준화 하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것. 

세계는 전 세계 데이터를 모아 약 개발이나 연구에 활용하는 모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의료행위분류체계 EDI를 전 세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국제체계와 호환을 시키는 것은 외국과 정보교류에 있어 기본 과정이다. 이에 힘들어도 누군가가 꼭 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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