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중증·난치성 아토피 피부염. 이는 면역 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적인 전신 면역 질환으로, 주로 목이나 얼굴, 두피 등 외부로 노출되는 부위에 발생해 환자들로 하여금 심각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야기하는 질환이다.

이 같은 성인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 있어 다소 증상이 가벼운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를 이용한 국소 치료제를, 스테로이드제제로 조절이 안되거나 악화가 자주 반복되는 중증 환자들은 사이클로스포린과 같은 면역 억제제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면역 억제제의 경우 전신적으로 광범위하게 면역을 억제하다보니 장기간 사용이 불가능 할 뿐더러,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던 상황.

하지만 최근 뛰어난 효과와 함께 장기간 안전한 사용이 가능해진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생물학적제제인 듀피젠트는 아토피피부염 염증을 유발하는 근원 물질인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물이다. 기존 치료제들과는 달리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내약성 및 안전성, 효과를 입증하며 출시 이전부터 의료진과 환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듀피젠트 임상에 총괄연구책임자로 참여한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 피부과 교수이자 임상연구소 책임자인 에릭 심슨 박사(Dr. Eric Laurence Simpson)를 만나 듀피젠트의 특징과 처방 경험에 대해 들어봤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 피부과 에릭 심슨 박사(Dr. Eric Laurence Simpson)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병원 피부과 에릭 심슨 박사(Dr. Eric Laurence Simpson)

< 듀피젠트의 SOLO 임상 >

Q: 듀피젠트의 SOLO 임상에 총괄연구책임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SOLO 임상에 참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A: 일단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으로 아토피피부염 치료 신약을 개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상당히 기뻤다. 그 당시 수년에 걸쳐 아토피에 도움이 될 만한 치료제를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고, 그때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처음 두 회사에서 아토피피부염 관련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명확하게 타겟과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고, 그 획기적인 시도를 함께 시작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Q: SOLO 임상은 어떤 연구였나?

A: 1상과 2상 임상시험에서 얻은 결과들을 기반으로 SOLO 연구를 설계했다. 임상시험은 16주간 3개의 그룹(매주 듀피젠트 투여군, 격주 듀피젠트 투여군, 위약군)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참여 환자들은 모두 중등도-중증의 아토피피부염을 가진 성인 환자들이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전신의 절반 이상이 병변인 중증의 환자들이었다.

16주 간의 치료 후 피부 발적이나 병변의 체표면적 비율 감소 등 다양한 지표들을 기준으로 평가를 했는데, 위약군 대비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줬다. 듀피젠트 투여군의 약 40%는 병변이 완전히 혹은 거의 사라진 상태까지 도달했다. 더 고무적인 것은 객관적인 치료 결과 외에도 환자들이 체감하는 개선도가 상당히 컸다는 것이다. 병변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까지 도달하지 못한 피험자들의 경우에도 위약군에 대비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다.


Q: SOLO 임상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A: 기존의 전신 치료제(systemic treatment)들은 신체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는 면역억제제로, 신체 전반의 감염 위험이 높아지거나 신장, 간 등 장기에 부작용이 발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반면, 듀피젠트의 경우 그런 우려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했다..듀피젠트는 면역체계에서 아토피피부염을 직접접으로 유발하는 신호전달체계에 표적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독성 우려가 없다. 따라서 환자를 치료하는 중에 채혈검사를 통해 환자들의 특정 수치들이 변화하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없어서, 의료진과 환자들의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아토피피부염 질환자체가 환자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환자들의 외모에 대한 영향은 물론 그들이 체감하는 고통, 불편함, 간지러움 등 삶의 질이 많이 저하된다. SOLO 임상에서 가장 강조할만한 점은 듀피젠트가 단순히 병변 상태만 개선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포함한 다양한 지표에서 모두 유의미한 개선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또한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우울증이나, 불안감, 다시 말해 임상적으로 우울증으로 진단이 될 정도로 심각한 환자들이 많았는데, 단 16주간의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임상적인 우을증과 불안증이 상당히 개선되었고, 그 중 40%는 더 이상 그런 증상을 겪지 않아도 될 수준으로 개선이 되었다는 점도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사노피의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사노피의 중등도-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

< 진료 현장에서의 처방 경험 >

Q: 미국에서는 이미 듀피젠트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듀피젠트의 효과와 안전성이 실제 진료 환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가?

A: 개인적으로 SOLO 임상 시험에 등록시켰던 피험자의 수는 35명 정도다. 그들을 통해 얻은 결과는 SOLO 임상 시험 결과의 전체와 일맥상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진료한 환자들의 40%가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거나, 거의 깨끗해졌다.

SOLO 임상 시험은 16주로 종료 되었지만 이 환자들은 이후에도 추가로 치료를 진행하며 지켜보는 연구를 진행했었다. 연구 기간 내내 35명 모두 연구에 빠지고 싶어하지 않았고 끝까지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모든 환자들의 피부가 깨끗해지는 수준까지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치료 전과 대비하여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고 연구가 종료된 후에도 모두 치료를 중단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들은 현재까지도 치료를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 사례 중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얼마 전 아이 아빠가 된 분이었다. 치료 전에는 집 밖을 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울 상황이라 직장도 구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딸이 아버지를 돌봐주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전까지 면역억제제들을 수 년째 사용하였으나 어떠한 경과나 차도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듀피젠트로 치료를 시작한 후 피부가 대부분 깨끗해져서 직장도 구하고 아이와 밖에서 노는 등 환자의 인생이 180도 바뀌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듀피젠트 처방 이후로는 이러한 사례를 매일 다섯 건 이상씩 듣고 있다.

이처럼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보면 인생이 아토피피부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입을 수 있는 옷이나, 사용하는 화장품, 목욕, 스포츠, 직장 및 학교를 다니는 방식 등에서 이들은 아토피피부염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 그러나 듀피젠트를 통해 환자들이 일상적인 삶을 되찾고, 입고 싶은 옷 등 모든 것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체험해 나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감동이고 보람차다.


Q: 듀피젠트의 등장이 향후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 최근 의료진들은 듀피젠트에 대해 한마디로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즉 게임의 판도를 바꿔놓는 약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그간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위해 승인된 약이 없었는데, FDA에서 승인을 받고 수 천 명의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하게 연구된 약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고무적이다.

과거에 면역억제제 사용으로 효과는 미미하고, 심한 부작용을 겪고 있었던 환자들에게 더 나은 옵션을 제시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 사이클로스포린 경우 다른 국가에서 아토피피부염 적응증을 승인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사용기한이 4-6 개월로 제한되어 있는데, 이제는 장기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 없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약을 얻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만성 질환으로 그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제를 드디어 얻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같은 치료제가 등장해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솔직히 이런 날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무척 기쁘다.


Q: SOLO 임상을 통해 듀피젠트의 16주 데이터를 확보하긴 했지만, 아토피 피부염이 만성 질환인 만큼 아직 장기 투여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A: 최근에 52주까지 듀피젠트의 효과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차차 2년차, 3년차 데이터들도 논문 발표가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그 전에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아까 언급했듯 처음 임상부터 참여했던 35명의 환자들은 지금까지 총 4년 반째 듀피젠트 치료를 받고 있다. 그들 외에도 제품 출시 이후 처방을 하면서 투약을 시작했던 환자들 100여명이 현재 1년 반째 치료받고 있다. 지금까지 치료를 계속하고 있는 환자들에 한해서 아직까지 약효가 소실된 환자는 없었다.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효과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Q: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전혀 없었다는 것인가?

A: 장기적으로 생물학적제제를 쓰거나 면역체계에 손을 쓰는 치료를 하는 경우 우려되는 사항이 혹시 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현재까지 듀피젠트를 치료한 경혐에 의하면 피부쪽 감염률이 오히려 낮아 지는 것을 확인했다. 혈액 검사 결과, 간과 신장 기능 그리고 혈액의 여러 가지 수치의 변화가 없어,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부작용은 없었다.

SOLO 임상에서는 위약군과 대비하여 듀피젠트군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흔한 이상 반응은 결막염이었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10-15% 정도의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다만 결막염의 정도가 시력이나 시야에 영향을 미치거나 각막에 흉터를 남길 정도가 아니라, 가렵거나 가려움으로 인해 눈물이 나는 정도였다. 이 경우에 듀피젠트를 계속 사용하면서 안과 치료를 병행하면 얼마 안 가서 결막염이 대부분 해소됐다.

조심스러운 부분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40~50%에게서 안과쪽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결막염이 듀피젠트 때문인지,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발생한 결막염인지 확실하지 않다. 필요하다면 안과 의사들과 협진을 해서 치료를 진행하거나 결막염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주위의 의료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두명 가량의 환자가 결막염 때문에 투약을 중단한 케이스가 있었다. 한 환자는 결막염이 생겨 투약을 중단을 했는데, 피부가 심해져서 듀피젠트 치료를 다시 시작했다가 또 결막염이 생긴 경우가 있었다.

반응이 없어서 치료를 중단한 사례도 한 건 있었고, 치료를 하면서 피부가 완전히 깨끗해지진 않고 조금 병변이 남아있는 상태여서 다른 약을 병용한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케이스들은 굉장히 드물기 때문에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Q: 듀피젠트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약가인 것 같다. 금전적인 이유로 부득이하게 치료를 부담스러워하거나 중단하는 경우는 없는지?

A: 굉장히 안타깝지만 보험 자격이 박탈되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도 일부 있었다.

현재까지 확보한 듀피젠트 관련 데이터를 보면 투여를 중단했다가 다시 쓰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얻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론상으로 그리고 건선 등 다른 생물학적 제제들을 사용했을 때 얻은 경험을 놓고 보면, 치료를 중단했다 다시 쓰는 행위를 반복하거나, 투여 주기 등을 임의로 건드리다보면 내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치료를 꾸준히 해야하는 중요한 이유는 질환보다 한발 앞서가는 치료를 하기 위함이다. 기존 치료들은 소위 불이 나면 불을 끄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불이 나지 않게 질환보다 한 발짝 앞서 있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염증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염증을 억제하면 분명 아토피피부염 외에 염증 억제로 얻을 수 있는 전신적인 이점들도 분명히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 성인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환경 >

Q: 듀피젠트가 국내에서는 중증 성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중증 성인 아토피피부염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A: 이에 대한 질문이 굉장히 많아 국제적으로 여러 전문가들을 모여 전신 치료제를 필요로 할 만한 환자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논의했다. 국가별 의료 체계가 다 다르기 때문에 현실성이나 적용가능성은 차치하고, 전문가들의 권고 사항을 이야기 하겠다.

이야기하기에 앞서 어떤 하나의 점수나 지표만 가지고 환자의 중증도 및 전신 치료제의 필요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요소들을 모두 복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증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은 ▲ 체표면적에서 병변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 ▲ 발적 등의 증상이 얼마나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가 ▲ 몸의 어느 부위에 병변이 위치하고 있는가 (중요하거나 더욱 다루기 힘든 부위에 존재하고 있는가) ▲ 질환이 환자들의 삶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고 있는가 등이다.

또한, 환자들이 이전에 적절한 국소 치료제를 이미 사용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했는지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적합한 국소 치료를 진행했으나 그것에 불응하거나 치료에 실패했는지, 신체의 넓은 체표면적에 병변이 있거나, 삶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위에 병변이 존재하는지, 또 그로 인해서 환자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지를 판단하고, 이 사항들에 대해 모두 해당하는 환자들이 기본적으로 적절한 전신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대표적인 표본이다. 다만 무조건 위 네 가지 기준에 모두 해당이 돼야만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병변이 차지하는 체표면적은 매우 작은데 중요 부위에 위치하기 때문에 삶의 질에 영향이 매우 심한 경우에는 전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환자별로 판단하는 기준이 위 네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정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국소 치료제에 실패했고,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경우가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과의 상담에 대한 수가가 책정되어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사실상 환자 한명에게 긴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렵고, 환자를 기피하는 현상도 간혹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상황이 어떤한가?

A: 그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인 문제다. 미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도 개원의들의 경우에는 많은 교육과 설명과 상담을 필요로 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별로 반기지 않는 상황이다.

한 가지 팁은 환자와의 초진 때 처음에 어느 정도 과감한 시간 투자를 해 두면 그 다음엔 더 이상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만 일반적인 진료나 상담 시간의 2~3배 정도를 투자한다면 그 다음에 진료할 때는 5분이면 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두 번째 팁으로는 ‘Patient Reported Outcomes (PROs)’라고 해서 환자가 직접 보고하는 결과에 대한 얘기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다.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받은 약이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또는 증상이 지금은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어떤 증상이 더 심해졌는지 등을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작성하거나 집에서 온라인으로 작성하도록 하면 굳이 얼굴 맞대고 진료하는 시간에 일일이 물어보거나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그 자료만 보고 환자의 상황이 파악 되는대로 바로 필요한 치료나 처방을 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 절약에 도움이 될 것 같다.


Q: 끝으로 한국에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 한 가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앞선 여러 가지 연구에서도 밝혀지고 있듯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대부분 자신들의 현재 상태에 대해서 상당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치료를 하더라도 별로 호전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좌절감을 느끼거나,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지고 여러 병원들을 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

그래서 환자들을 치료할 때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감히 의료진들에게 한 가지 권고를 드리자면, 그 환자들이 한 번 거쳐가는 병원들 중 하나가 되지 말자는 것이다. 시간이 조금 더 들겠지만 환자들에게 더 귀 기울여서 아토피피부염에 대해서 심각하게 같이 고민하고 환자가 필요로 하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해 주자는 것이다. 시간이나 노력이 더 들겠지만, 얻을 수 있는 결실이나 보람은 의사이나 환자 입장에서 상당히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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