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이 공공기관 최초로 3년 연속 청렴도 최상위 기관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익명신고시스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태한 상임감사는 11일 출입기자협의회와 가진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태한 상임감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태한 상임감사

건보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2015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 상임감사는 이에 대해 “전 직원이 공단의 업무, 회계 및 재산상황 감사를 통해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건전한 재정운영 도모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청렴도 평가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공단은 전국적으로 6개 지역본부, 178개 지사로 구성되어 있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4대보험 징수, 보험급여, 장기요양 등 업무범위가 다양하며 임직원이 1만5천 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다. 이에 민원 발생 수가 많고, 크고 작은 사건들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므로 2012년에는 5등급, 2013년 4등급을 받는 등 청렴도 등급이 높지 않았다. 

이 상임이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단은 자체 분석을 통해 지사현장 업무환경과 지역특성에 맞는 ‘맞춤형 청렴컨설팅’을 도입했다”며 “또한 유관기관 중 최초로 익명신고시스템인 ‘헬프라인’을 도입해 자체 감찰과의 연계로 부패발생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특히 청렴도가 높아진 성과 배경에는 사전위험 요인 제거 등 내부통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 헬프라인의 역할이 컸다”고 덧붙였다.

실제 헬프라인 익명신고는 2016년 70건, 2017년 117건, 2018년 9월 현재 116건이 접수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상임감사는 “헬프라인을 2013년에 처음 도입했을 때는 음해 등의 우려가 많았다”며 “이에 2014년부터 전국 지사를 돌며 청렴도를 교육하고, 익명 신고된 내용에 대해 감사실에서 정확한 감사를 한다는 신뢰를 얻고자 매뉴얼을 만들어 사안마다 분류하여 대응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기준 감사를 총 162회 진행했으며, 징계가 요구된 건은  21건, 시정·주의 경고는 1280건, 개선권고 통보는 388건 등 총 1689건을 조치했다.

익명 게시판 내용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민원적 성격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지사에서 실명 거론하지 못하는 내부적 갈등들이 주로 들어오는 편이고, 특별감사에서 경찰고발까지 간 사례를 비롯해 매뉴얼에 맞게 다양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상임감사는 특히 건보공단은 청렴도 중요하지만 민원서비스를 많이 하므로 친절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단의 특징상 청렴의 기본은 친절”이라며 “공단에서 국민들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러한 사례가 공단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상임감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 복지정책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역임하고 지난 5월 건보공단 상임감사로 부임했다.

복지부에서 바라봤을 때와 실제 공단에서 근무하며 느낀 점에 대해 이 상임감사는 “생각보다 조직문화가 경직돼 있는 것을 느꼈다”며 “이는 승진하면 지사로 내려가야 하다 보니 규정만 남고 랍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 같다”며 “이번에 인사제도를 과감히 혁신하고 있으니 이러한 문제도 짚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공단 내부 직원들에게는 “좀 더 자기가 하는 일과 공단 조직에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국민을 위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보람을 갖도록 도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e-의료정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