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융합학회, 국내 첫 포문 연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 서준범 창립 준비위원장 문선희 기자l승인2018.09.11 00: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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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병·정’이 모인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가 10월 22일 공식 출범한다.
 
지난 1년간 의학을 비롯해 공학, 산업, 정책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학회 창립을 준비해온 서준범 창립 준비위원장(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그는 다양한 분야가 모인 융합학회인 만큼 교류를 가장 중시하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이 모든 분야가 융합된 오픈 이노베이션을 목표로 하겠다는 포부다.

 

‘교류-교육-규제’ 단기 목표…장기적 ‘오픈 이노베이션’ 지향

“다양한 분야가 모인 학회이기 때문에 첫째는 교류가 가장 중요합니다. 다음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교육,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규제 참여 부분입니다. 이 세 가지가 학회의 초기 집중 과제이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활성화과 국제적인 추세인 오픈 이노베이션이 목표입니다” 

‘산·학·연·병·정’이 모인데다 의학에서만도 영상의학과 외 여러 과에서 모인 학회이다 보니 요구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이에 서 위원장은 우선 각 분야 간의 교류를 가장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다음으로 중시하는 부분은 교육이다. 새로운 기술들이 앞으로 미래 의학을 바꾸게 될 것인데, 이 길을 가려는 학생이나 연구자들을 가르칠 틀이 없다는 것. “의학자, 산업체, 의학연구자 등을 교육할 부분이 모두 다르며, 이러한 교육 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 번째는 규제 부분이다. 의학 분야는 규제가 매우 많다. 예를 들면 데이터 안전 활용, 새 기술 검증, 현장에 적용되기 위한 허가제도, 성능평가 모니터링 등 수많은 규제 단계가 있다는 것. 문제는 산업체, 연구자, 사용자에 따라 규제에 대한 입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또 규제 기관에서도 공신력 있는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일 루트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에 학회는 각 분야 학자들의 조율된 의견을 제시해 정책 입안을 도울 방침이다.

서 위원장은 단기적으로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꼽으며, 10월 22일 창립 심포지엄도 각 분야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기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과제로는 산업 활성화와 의료데이터의 국제 오픈이노베이션을 제시했다.

“학회를 의학회로 만들지 않고 융합학회로 만든 이유도 국내 산업분야가 함께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라며 “예를 들면 다기관 임상시험 및 기술 전문가 자문도 산업계와 융합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장기적으로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15년간 인공지능-영상 기술 개발하며 융합학회 필요성 느껴

지난 7월 발기인대회를 마친 학회는 10월 22일 식약처 주관으로 코엑스에서 열리는 ‘스마트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창립 심포지엄과 총회를 갖고 정식 출범한다. 이 자리에서 이변이 없으면 서 위원장이 초대회장을 맡게 될 예정이다.

서 위원장이 학회 창립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출발점은 2004년으로 거슬러 간다. 그는 당시 우리 의학수준이 높고 의료영상기기도 첨단인데 왜 소프트웨어는 수입해야하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이에 자체 아이디어로 공학자와 융합해서 의료분석 영상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3D 프린팅, 의료로봇, 인공지능 기술 등 의료영상이 연계된 연구들을 지속해 오게 됐다. 실제로 산업부 과제로 진행한 3D 프린팅과 영상 관련 연구는 추후 회사 설립으로 이어지기도 했고,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국내 관심이 커지면서 2014년 국내 의료 인공지능 산업 분야에서 앞서 있는 뷰노와 인공지능 연계 영상의학 연구를 시작으로, 인공지능 관련 다양한 국가 과제를 수행해 왔다.

서 위원장은 “15년간 공학자들과 만나고, 임상 검증팀을 비롯해 기술 산업화 과정에서 규제 담당자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서로 모르는 점이 많다는 것”이라며 “이에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우리 병원에서 워크샵을 진행해보니 연 인원 1천 명이 넘을 정도로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 관심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이에 학회 창립을 주도하게 된 서 위원장은 관심 있는 분야 전문가들과 1년 정도의 교류를 가지면서 지난 7월 28일 의학(94명), 공학(45명), 산업(53명), 정책(8명) 분야별 200여명의 참석자와 함께 발기인 대회를 마쳤다.

앞으로도 학회는 ‘효율적 의료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안전하게 적용하는 기술을 만든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면 누구에게나 회원의 문을 열어놓는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 의사 대체 아닌 폭발적 의료수요 대응 기술

“몇 년 전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고를 했는데, 실제 그렇게 되고 있지 않습니다. 과대 포장된 측면이 있죠. 현재 단계에서 인공지능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의료지식과 의료수요를 대응하는 기술의 측면이 큽니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들은 정답 데이터를 활용해 구체적인 업무 일부를 대치하는 수준의 기술로서, 의료진을 대체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특정분야의 의료 종사 인력이 줄어들거나 구조상 변화는 올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은 인공지능 뿐 아니라 첨단 기술이 나오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며, 인공지능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의료시스템은 바뀔 것”이라고. 이어 “인공지능 대 의사로 대립항을 세우면 아무것도 풀 수 없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 된 미래 의사와 인공지능 기술을 거부하는 의사의 비교가 돼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인공지능 기술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 도입해서 더 나은 의료 제공하는 것이 미래 의사의 새로운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중국 등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분야는 수년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많은 스타트업들이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기에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우리나라 의학기술 및 연구수준은 세계적 수준이고 공학에서도 기초 연구가 강하지만 문제는 숫자가 적은 것”이라며 “규모는 작을 수 있지만 인공지능 필요 요소에 뛰어난 연구자를 충분히 갖고 있고, 카카오, 인터파크, 삼성전자 등 굴지의 회사들이 인공지능 분야를 주목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의학 분야의 데이터와 과학자, 의학자가 힘을 합치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매우 매력적인 첨단 의학기술 분야이지만 새로운 길이라 섣불리 도전하기도 힘든 분야이기도 한 의료 인공지능 분야. 융합을 통해 그 포문을 여는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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