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성공클리닉 최형기 원장 ('헌집줄께 새집다오' 저자, 연세의대 비뇨기과 교수 역임)

러시아 월드컵 축구가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섹스는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선수들의 성관계가 월드컵 성적과 연관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당시 브라질,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등 8강 진출팀은 선수들의 성관계를 자율에 맡긴 반면, 조별 예선에서 탈락한 러시아, 스페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은 금지령을 선포했다. 이 매체는 “독일과 네덜란드는 선수의 아내나 애인이 대표팀 숙소에 머무는 것을 허용했고 두 팀 모두 8강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운동선수들은 뛰는 운동을 많이 하므로 테스토스테론과 도파민 분비가 왕성해 성적 욕구가 높고 강한 근육과 뛰어난 순발력, 높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운동선수들이 여성들에게 연예인 못지않게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이렇듯 건강과 성적 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또 같은 이유에서 스캔들에 쉽게 휘말리기도 한다. 어떻게 성충동을 잘 해소하고 조절할 수 있느냐가 선수들의 인기와 수명을 좌우하는 것이다.

중요한 운동시합 때 섹스는 금기다. 사정을 한 후에는 근력과 순발력, 지구력,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너무 오랫동안 금욕을 하면 교감신경 긴장도가 올라가 불안심리 때문에 숙면을 하기 어렵다. 숙면을 못하면 높아진 스트레스 호르몬 때문에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지 못해 몸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 골프대회에서 3일간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앞둔 선수가 마지막 날 이상하게 퍼팅이 안 돼 무너지는 것은 우승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충분한 숙면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생활과 금욕기간을 자기의 생체리듬에 맞춰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사람마다 생체리듬이 다르므로 이를 일률적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잠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잠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지배를 받으므로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된다. 그런데 섹스는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의 자동조절기로,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수면제다. 너무 오랫동안 금욕해 욕구가 해소되지 않으면 숙면을 못해 오히려 몸의 컨디션이 나빠진다. 가벼운 섹스 후 충분한 수면으로 긴장을 풀고 근육을 이완시키면 오히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뇌 시상하부의 생체시계는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가장 중요한 중추이며 몸의 여러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 주위 환경, 행동 양식 등에 영향을 받는다. 잠은 우리 몸에 쌓인 스트레스와 긴장을 푸는 과정이다. 낮에 있던 모든 일들을 자면서 꿈속에 털어 버리는 것이다. 잠과 꿈이 없다면 정신세계가 맑아지기 어렵다. 깊은 잠에서 꿈을 꾸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눈알이 빨리 움직이며 잠꼬대하는 REM 기간이 있다. 이때가 우리 몸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몸의 근육이 무긴장 상태가 되는 시기다. 산소가 재충전돼 야간 발기가 나타나고 근육의 피로도 해소된다. 하지만 깊은 잠을 못 자고 선잠을 자면 피로 해소가 안 된다. 뇌의 건강 상태가 그날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것이다. 우승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강박관념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과다 분비시켜 근육 이완과 편안한 잠을 방해한다.

평소에 열심히 훈련해 자신감과 근력을 키우고 시합 날은 평소 연습 때와 같이 편안한 마음이 돼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너무 긴장을 해도 안 되고 너무 풀어져도 안 되고, 결국 정답은 없다. 본인 스스로 디데이에 맞춰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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