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
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

간암진료 가이드라인의 3번째 개정안이 나왔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는 재발 간암에 대한 2차 치료가 세계 처음 들어가는 한편, 최근 개발된 치료제들이 대거 포함됐다.

대한간암학회(회장 박중원)와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는 2003년 처음 간암가이드라인 만든 이후 2009년, 2014년 개정에 이어 금번 세 번째 개정한 가이드라인을 오늘(15일) Liver week 2018에서 발표한다.

금번에 새롭게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새로운 권고, 개정된 권고를 포함해 17항목에 50개 사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 사항은 임상적 근거에 따라 3개의 근거수준(A, B, C)과 2개의 권고수준(강함, 약함)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새 가이드라인에는 감시검사와 이차치료항목이 새롭게 추가되었으며 진단과 전신치료부분은 새로운 근거를 추가해서 대폭 개정했다.

여러 가지 변화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에 처음으로 소개된 ‘간암의 감시검사’는 그간의 관련 연구결과들을 총망라하여 간암 감시검사의 대상(고위험군), 검사를 시행하는 연령, 검사 방법, 검사 주기 등에 대해 근거수준을 명확히 정리해 우리나라 실정에 가장 합당한 간암 감시검사 시행방법을 마련하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대개 간경변증으로 거쳐 발생하는 간암에 대한 감시검사는 종양의 연간발생률이 1.5% 이상일 경우 비용-대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성B형간염일 경우 간경변증 없이도 직접적으로 간암을 발생시킬 수 있어 전문가 합의에 따라 연간발생률이 0.2% 이상이면 감시검사가 적절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간암발생은 남자 40세 이상, 여자 50세 이상의 모든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 진행성 C형간염(섬유화 F3-4 이상) 환자, 그리고 원인 및 연령과 관계없이 간경변증 환자들은 모두 간암 감시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나타나서 간세포암종 고위험군인 만성 B형간염, 만성 C형간염, 간경변증 환자에서 감시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편 감시검사 방법으로는 진단의 민감도를 고려해 ‘간 초음파 검사’와 ‘혈청 AFP’를 동시에 시행하도록 했고, 검사주기에 대해서도 메타분석의 결과를 참조해 감시검사 효율성이 비교적 높은 6개월로 정했다. “이는 간암의 종양배가시간(tumor doubling time)과도 일치하는 소견으로 다른 나라들의 간암진료 가이드라인에서도 채택하고 있는 사항”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서는 ‘간세포암종의 진단’을 위한 최신 영상 기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영상 검사의 진단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권고했다. 그 일환으로 ‘조영증강 초음파 영상 검사’를 새롭게 도입했고, 영상 검사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함으로써 진단의 효율성 향상을 꾀했다.

간세포암종의 영상 진단에 MRI 특히 간세포특이조영제 MRI의 빈번한 사용을 고려하여, 간담도기 씻김 현상을 간담도기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전형적 영상 소견 뿐 아니라 보조적 영상 소견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영상 소견을 국내의 현실에 맞게 재정비 했다는 소개다.

또한 간세포암종의 진단의 확신도에 따라 진단의 단계를 세분하고 이에 따른 치료 및 처치의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재발암에 대한 진단 기준도 새로이 마련해 재발암의 치료 방향을 제시한 이번 개정안의 전체적인 흐름과도 부합토록 했다

금번 개정 가이드라인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2차 치료’와 관련한 내용이다. 간세포암종의 근치적 치료인 간절제술, 고주파열치료술 및 간이식 후 재발한 암종의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전세계적으로 없는 상황이다. 2018년 대한간암학회-국립암센타 간세포암종 진료가이드라인에서 세계 최초로 이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체계적인 문헌고찰을 통하여 권고하였으며, 요약하면 근치적 치료 후 재발한 간세포암종에서 치료는 환자의 간기능, 전신상태와 간세포암종의 크기나 갯수와 같은 암종의 상태에 맞추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간암 치료약들이 나오면서 ‘간세포암종의 새로운 신약’에 대해서도 추가했다.

신약부분에 대해서 살펴보면,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간세포암종 환자에게 분자표적치료제인 레고라페닙으로 치료할 때 중앙 무진행생존은 3.1개월로 대조군의 1.5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었고, 중앙 생존기간 역시 대조군의 7.8개월보다 유의하게 긴 10.6개월이었다. 이에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간기능이 보존되어 있고, 전신수행능력이 좋은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소라페닙에 실패한 환자들에 대해서 2차 치료로 레고라페닙을 권고했다.

니볼루맙은 면역항암제로서 1/2상의 다국적 임상시험에서 소라페닙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투여할 때, 객관적 반응률 20%, 중앙 반응 지속기간 9.9개월, 12개월 생존율 60%의 성적을 보여주어 미국 식약청에서 소라페닙 치료 후 2차 치료제로서 니볼루맙 사용을 조건부 신속승인했다.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도 근거 수준은 다소 약하나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서 2차치료제로 니볼루맙을 권고했다.

카보잔티닙은 경구용 분자표적치료제로서 진행성 간세포암종으로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 중 간기능이 양호하고 전신수행능력이 좋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2차 또는 3차 치료제로서의 효과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3상 임상시험이 시행된 바 있다. 카보잔티닙 치료군의 중앙 전체생존은 10.2개월로 위약 대조군의 8.0개월보다 유의하게 길어 개정된 가이드라인에서는 소라페닙에 실패한 진행성 간세포암종 환자에서 카보잔티닙을 2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대한간암학회 박중원 회장은 “개정 가이드라인은 우리나라 간세포암종의 환자의 특성과 진료 여건을 잘 반영하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가이드라인에 참고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치료법과 약제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축적되는 대로 가이드라인에 지속 반영해 간세포암종 환자의 조기진단과 생존율 개선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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