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근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임효근 춘계학술대회 조직위원장

국내 EMR 보급률은 세계적이지만 질이 낮은 이유는 표준화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대한의료정보학회(이사장 박래웅)는 14일~15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개최된 춘계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학회 중 만난 박래웅 이사장은 “우리나라 EMR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비해 질적인 면은 뒤쳐져 있다”며 “이유는 EMR이 병원 내에는 최적화 돼 있지만 전체적인 표준화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병원이나 개발 업체들이 표준화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은 큰 데 비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으므로 표준화에 적극 나서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

이에 “EMR은 병원이나 업체가 표준화하기에는 공적인 영역이 강하기 때문에 EMR 표준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우리 기술의 솔루션을 해외에도 수출할 수 있고 의료의 질을 높여 전체 의료비를 낮추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춘계학술대회 임효근 조직위원장(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장)도 “우리나라 의료계 현실에서 의료정보의 표준화는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예를 들어 암에 대한 빅데이터를 표준화 하고자 해도 보수적인 의료계에서는 잘 따르지 않는다. 의사마다 정보 처리 방식이 다르고, EMR도 모두 다른 방식으로 정리한다. 표준화 틀을 주어도 자존심, 아이덴티티 같은 문제들이 있어서 표준화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박래웅 이사장
박래웅 이사장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진료와 연구의 표준화를 위해 표준화 데이터 서비스 개발 등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분산형 바이오헬스 빅데이터 사업단 출범식’을 갖고 오는 2020년까지 약 40여개 병원별로 상이한 포맷의 의료데이터를 표준화하는 작업을 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애초에 데이터를 잘 정리해 구축하며 시작하지 않으면 양질의 데이터가 되지 않으며, 그런 데이터는 의료시장에서 사장되고 만다”며 “우리는 이미 그런 무수한 전처를 밟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근이 필요하다”면서 인센티브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예를 들어 국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이 빠르게 퍼진 것도 보험에서 수가를 책정해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

헬스데이터의 표준화에서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보안’이다. 표준화에 보안이 확보되지 않으면 의료정보의 활성화는 무용지물이기 때문.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국가의 강력한 통제로 병원 데이터 유출이 원천으로 막혀있다. 이는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개인 정보 유출의 우려는 적지만, 교류 차단으로 인해 국민 삶의 질 향상이나 의료산업 활성화에는 장벽이 되기 때문”이라며 “현명하게 보안을 지키면서 데이터 교류를 활발하게 할지가 앞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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