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산부인과의사회가 직선제라는 산은 넘었지만 과정은 아직 험난해 보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8일 같은 날 각각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산의회는 대의원총회에서 직선제 정관 개정안(2020년 직선제 회장 선출안 포함)을 상정했으나 (직선제)산의회 측에서는 즉시 회장 선출을 시행할 것과, 그 전에 제명된 회원들의 징계 취소가 우선이라는 조건을 제시해 통합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원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원진

먼저 기자간담회를 가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이충훈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크게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에 대한 성명서 낭독과 정기총회에 상정될 직선제 정관 개정,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회원의 70%가 직선제를 원했으므로, 정상적 절차를 밟아 정관개정을 추진하는 것이며, 대의원총회에서의 토론과 결정에 따라 스케줄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개정안 안건 조항에는 2020년 7월 새 회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는 대의원 총회에서 논의에 따라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며 “개정이 확정되면 선거관리 규정도 개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직선제 개정안이 통과되어도 (직선제)산의회 측을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임원진은 "산부인과학회와 양 의사회가 함께 구성한 대한산부인과학회 개원 통합추진 TF팀 회의에서 정관개정 통과시 바로 (직선제)산의회 측에서 바로 해체하겠다고 했다"며 "정상적 단체라면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 결의가 돼야 해체가 가능한데도 직선제 개정안만 담보되면 해체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럼에도 이번 총회에 해체에 대한 안건은 들어있지 않아서 신뢰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직선제)산의회 측에서는 2020년 직선제 회장 선출 시행안에 대해 반발했다.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원진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원진

김동석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2020년 직선제 회장 선출은 말도 안 된다. 통합추진 TF팀 회의에서 이충훈 회장은 직선제 정관개정과 대의원총회 논의 결과에 따라 단체장을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했는데, 2020년 선출이라는 안건은 임기를 다 하겠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직선제 개정안이 통과되면 두 개 단체가 총 사퇴하고 양쪽의 선거관리위원회를 대행해 주겠다고 했으므로, 통합 회장은 어디서든 선출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그렇게 되려면 산의회가 윤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제명 및 회원자격 정지 회원 15명의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원진은 “직선제 회장을 선출하려면 누구든 회장에 출마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제명 회원 대부분은 (직선제)산의회 임원들이다. 공평하게 선거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다 제외하고 선거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직선제)산의회 측에서는 법원에 회원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한 상태이며 회원총회를 통해 직선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회원 15명 제명 처분에 대해서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한 상태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열린 산의회 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직선제 선출 안건은 통과됐다. 하지만, 회장선거 직선제 안건 적용은 2020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이에 산의회 정관개정으로 직선제 회장 선출이라는 산은 넘었지만, 회장 선출 시기와 제명회원 징계 취소 등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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