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인센티브를 ‘비트코인’으로 준다면?

의료분야 블록체인 활용 논의…복지부 올해 관련 R&D 착수 문선희 기자l승인2018.01.11 00: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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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잘하는 의사에게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암호화폐로 인센티브를 준다면 어떨까. 황당한 얘기같지만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다.

어제(10일) 김세연·박인숙 의원 주최로 ‘의료분야에서의 블록체인 활용방안’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블록체인이 의료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료계-산업계-정부 측의 다양한 논의가 펼쳐졌다.

임상연구-보험청구/의약품 물류-보상체계 등 활용가능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열풍과 함께 널리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은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릴 정도로 큰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기술은 탈중앙화 된 분산환경에서 공동분산원장 기술과 거래내역을 ‘블록’으로 묶고 위변조를 불가능하게 ‘체인’으로 고정한다. 이를 통해 ‘이중지불 문제’와 ‘단일 취약점 문제’라는 두 가지 가상화폐의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금융기관 없이도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에 블록체인 기술은 의료에 미칠 영향 또한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상태다. 

그렇다면 의료분야에서 블록체인은 어떻게 이용될 수 있을까.

서울의대 의학과장 김주한 교수(정보의학)에 따르면 우선 임상 데이터나 연구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꼽았다.
“블록체인 기술은 구조상 원본성 보장이 확실하므로 임상데이터 조작이나 편향된 연구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그러나 임상 연구에는 여러 이해당사자가 얽혀 있으므로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보험청구, 의료/의약 물류, 약품 관리의 신뢰 강화를 강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활용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개인건강기록(PHR)을 공급자 주도가 아닌 환자 주도형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 김 교수는 “블록체인이 개인의료기록을 만났을 때 기록을 누가 사용했는지 알 수 있고, 원본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앞으로 환자정보가 현재 의료기관 등 공급자 중심에서 미래에는 환자인 소비자 주도용으로 의료혁신을 일으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부분은 보상체계에 대한 활용이다. “환자 관리를 잘했는데 수가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코인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며, 이 같이 “의료 인센티브 시스템에 암호화폐를 도입하면 강력한 인센티브 도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의료정보 중심 공급자에서 ‘환자’로…맞춤형 의료 가능

이어 의료계, 산업계, 정부 측의 다양한 의견과 향후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 토론이 이어졌다.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홍순필 교수는 스마트폰 등 금융거래에서 개인 정보 누출에 대한 우려에 대해 블록체인이 신뢰성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한 블록체인의 의료분야 활용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환자의 사전 동의 하에 개인의료 정보를 응급한 상황에 즉시 제공하면 빠른 처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이용 목적이 확실하고 신뢰성이 확보된다면 실용성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용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 기반 본부장은 현 시대를 안전한 디지털·인공지능 세계의 중간단계 정도라고 정의했다. “완전한 디지털 세상으로 가려면 기존질서와 충돌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가 숙제”라고 제시했다.

이어 “향후 디지털시대는 목적 대상이 ‘이용자 중심’이라는 점이며, 이를 어떻게 바꿀 것이냐가 핵심”이라며 “정보를 내가 허용해서 내가 가져가는 체계의 핵심기술이 블록체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각종 규제가 이러한 활용을 가로막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규제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이 바뀌니 변화에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정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도 블록체인 활용 기술에 대해 대규모 사업 진행을 연계해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 서울의대 김주한 교수

메디블록 이은솔 대표(영상의학과 의사)에 따르면 의무기록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개인 부정 방지 기능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기록에 원본대조필 찍어서 체크했다면,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원소스의 검증 없이 블록체인 통해 진본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 

이 같이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건강 기록을 활용하면 정밀의료시대에 걸맞은 데이터를 모아서 맞춤형 의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개인건강관리 기록이 블록체인으로 진본이 검증되면 B2B에서 나아가 B2C도 가능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환자는 스마트폰으로 은행 일을 처리하듯 병원 관련 업무도 보험사나 병원이 아닌 환자 자신이 플랫폼이 되어 처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올해 블록체인 의료분야 활용 R&D 착수

정부 역시 시대 흐름을 반영해 이와 관련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난관도 많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의료정보정책과장 오상윤 과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핵심적이고 탈중앙화 등 여러 측면 장점이 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해 임상시험 활용, 허위 부당청구 적발 등의 긍정적 부분은 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블록체인의 장점은 정보 통제와 활용 방안이 환자에게 힘이 실어지고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라며 ”올해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R&D를 추진을 구상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기술 활용에 있어 우려되는 부분도 언급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는 논란과 쟁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예를 들어 블록체인을 통해 환자가 자기 건강정보를 관리할 경우, 보험사에 정보를 판매하거나 희귀질환자가 연구를 위해 정보를 판매하는 등의 시장도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일부는 보험사 지배력 강화를 우려하기도 할 것이고, 일부는 자신의 정보를 활용해서 보험료를 낮춘다는데 무슨 문제냐는 논쟁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오 과장은 “기술 도입에 따른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또 어디까지가 자신의 정보인가도 문제이므로 이러한 규정에 대해서도 각계 각층의 논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수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선희 기자  kmedinf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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