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바이러스 간염에 비해 소외되었던 대사성 간질환 연구, 교육 강화에 나선다.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간학회 양진모 차기 이사장은 그동안 바이러스 간염 정복을 위해 노력해 온데 이어, 그에 비해 다소 소홀했던 대사성 간질환 교육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비 지원 확대와 간 초음파 교육 확대를 비롯해 서울-지방 회원간의 정보 및 치료 표준화를 위해서도 노력한다는 다짐이다. 

 

간 초음파·대사성 간질환 교육 강화…연구비 지원도 확대 

“임기 동안 크게 세 가지 목표에 역점을 두고자합니다. 하나는 간 전문 초음파 교육이고, 두 번째는 대사성 간질환에 대한 교육과 연구 강화, 나머지 하나는 학회지 위상을 높이기 위한 연구 독려입니다.”

양 차기이사장은 임기 중 주력 추진 사업으로 크게 이 같이 세 가지를 제시했다.

초음파 보험급여가 단계별로 확대됨에 따라 간 전문학회로서 기타 초음파 교육 학회와는 차별화 된 간 전문 초음파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  

대사성 간질환에 대한 회원 교육 강화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등 바이러스 간염은 교육과 홍보를 많이 했지만, 상대적으로 지방간, 간경화, 알코올성 간질환, 담즙 정체성 간질환 등 대사성 간질환은 소외된 경향이 있다”며 “B형 간염, C형 간염은 치료가 거의 정복된 만큼 대사성 간질환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는 “미국 간학회의 최신 교육 방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연구 독려를 위한 방안도 모색한다. “학회 연구비 뿐 아니라 정부 연구비를 따는 것이 중요한데, 간 분야는 기본연구비가 많기 때문에 다른 학회에 비해 정부 연구비를 따는 경우가 적었다”며 “외부 연구 활성화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빠르게 쏟아져 나오는 우수한 치료제들에 대한 보험 등재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최근 C형 간염 치료제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하면 보험 등재가 최소한 1년은 늦는 편”며 “안전성과 유효성이 증명된 신약이니만큼 빠른 보험등재를 통해 환자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간암학회와 공조해 아직 보험 적용을 못 받고 있는 항암제에 대해서도 보험 적용을 이끌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간학회가 매년 10월 진행하는 간의 날 행사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동안 학회는 간의 날 행사를 통해 국민 계몽에 힘써왔다”며 “여건이 되면 대국민 건강 홍보 중 하나로 외국인 노동자 대상 검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치 가능한 C형 간염, ‘국가검진 포함’ 지속 추진 

간학회는 C형간염의 국가 건강검진 도입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올 10월 제18회 ‘간의날’ 기념식에서 발표한 간질환 전문 의료인 119명을 대상으로 C형간염 정책에 대한 의료인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간질환 전문의료인 대부분과 건강검진 수검자 80% 이상이 C형간염 항체검사 국가건강검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다. 

이에 대해 양 차기이사장은 “국내 C형 간염 유병률은 0.7%까지 나오고 있고,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혈액으로 전파되므로 무시할 수 없다”며 “일본의 경우는 C형 간염 유병률이 더 높아서 관심도 더 큰 편”이라며 “우리나라도 일본 유병률을 따라가기 전에 걸러내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C형 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다 보니 의사들조차도 C형 간염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C형 간염은 WHO에서도 2030년까지 90% 이상 박멸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 특히 좋은 치료제들이 대거 개발돼 완치도 가능하다. “일례로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이 작년과 비교해 40%~50% 가량 줄어 든 것도, 완치 인구가 늘어서”라며 “국민건강을 위해선 C형 간염의 선별검사가 꼭 필요하다. 이는 정부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재정 문제로 미뤄지고 있는 현실이라,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같이 새로운 C형 간염 치료제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간학회는 최근 제1회 소화기연관학회 국제소화기학술대회 및 2017 KDDW 2017에서 ‘2017년판 만성 C형 간염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 DAA 급여로 인해 오랫동안 만성 C형 간염 치료제로 쓰였던 인터페론이 치료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됐고, 길리어드의 ‘하보니’가 8주 치료 가능성이 인정됐다.

간학회는 하보니에 대해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중 간경변증이 없고 HIV 동반 감염이 없으며 HCV RNA 바이러스 농도가 600만 IU/ml 미만이면 8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2015년 당시 출시되지 않았던 DAA 제제들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되기도 했다.

양 차기이사장은 “최근 우수한 C형 간염 치료제들이 나오면서 다양한 선택권을 가지고 치료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적절한 시기에 개정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보험급여 등재 실시간 확인 앱 마련, SCI 등재 지속 추진

“약재 급여등재 정보를 전국 회원들이 실시간으로 쉽게 볼 있도록 간학회 앱에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약제 접근성을 높이고 지방과 서울이 동등하게 정보를 접해 치료 표준화를 도모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학회가 그동안 공들여온 학회지 SCI 등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재 학회지가 E-SCI에 들어가 있는 상태로, 앞으로 2년 동안 조건이 맞아야 SCI 등재가 가능하므로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신경 쓰겠다는 것. 

또한 올해로 4회째 ‘The Liver Week’를 개최하며 국제화가 무르익어가는 만큼,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아태 간학회’ 유치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연구, 학술 뿐 아니라 성공적인 대국민 캠페인 등으로 모범적인 학회상을 제시하며 대한의학회 평가에서 매번 우수학회로 꼽히고 있는 간학회 신임 임원진의 활약을 또 한 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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