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면역력 강화’는 잘못된 표현으로 ‘면역력 조절’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나왔다.

최근 세계적으로 항체치료, 세포치료 등이 발전하면서 ‘면역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는 가운데, 40여년 역사를 가진 대한면역학회 임원진을 만나 면역학의 현 주소에 대해 들어봤다.

대한면역학회 박정규 회장
대한면역학회 박정규 회장

 

항체 치료·CAR-T 치료 등 국내 면역학 세계 탑 수준

“면역이 세균 바이러스의 방어기전으로만 작동해야 하는데 자기 자신에게 작동하면 자가면역질환이 되고, 면역이 계속 활성화되면 만성 염증성 질환이 됩니다. 따라서 무조건 면역력 강화가 아닌 ‘면역력 조절을 해야 한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임원진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면역은 병에 대한 저항력을 지칭하는 것으로, 외부 침입 세균 등에 방어 작용을 말하지만, 그 작동원리는 복잡하다. 이같은 원리를 규명해 면역이 과하게 올라간 것은 떨어뜨리고 부족한 것은 올릴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이 면역학의 기본이다. 

면역학은 현재 기존 항체 치료제에 이어 최근 세포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최근 면역학의 발전으로 세포치료, 바이러스 질환 치료 및 장기이식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면역학은 가장 많은 연구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첨단 학문으로서 선도적인 분야”라고 소개했다.

임원진에 따르면 노바티스의 T세포(CAR-T) 치료제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로 최근 FDA의 허가를 취득하면서 개인 맞춤형 세포 치료제 시대를 열고 있다. 또한 셀트리온이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는 국내 최초로 누적 수출액 1조원을 달성하며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항체 치료의 발전으로 자가면역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거의 완치 수준에 다가왔을 정도로 빠른 발전을 하고 있다고.

임원진은 “면역학이 최근 질병 치료의 중심이 되고 있다. CAR-T 치료제의 경우 추후 고형암과 다른 암까지 확대되면 매우 큰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며 “항체 치료를 비롯해 CAR-T 치료도 우리나라가 선도할 정도로 세계 탑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또 앞으로는 환경과 면역질환의 연계가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임원진은 “예를 들면 정상적 세균무리들이 환경에 따라 면역 기능을 변화 생기고 질환으로 연결되는 기전이 밝혀지면서 당뇨병 등과의 연관이 밝혀지면서 장내 미생물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학회지 ‘Immune Network’ 올해 SCIE 등재

Immune Network 이종길 편집위원장
Immune Network 이종길 편집위원장

대한면역학회는 1974년 창립해 기초과학, 임상의사, 기초의학, 약학계 및 관련학 학생 등 현재 회원수가 3천여 명에 이르는 국내 면역학계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학회다.

학회지인 ‘Immune Network’가 PMC 등재, SCOPUS에 등재에 이어 금년 9월 SCIE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국제화의 노력으로 ‘2021년 FIMSA 국제학술대회’도 유치했다.

임원진에 따르면 면역학 분야는 매우 넓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보면 기초분야는 떨어지지만 그중 일부는 앞서는 분야도 있다.

“기초연구자들은 원천 기술 개발은 있지만 타겟 아이디어는 부족해 임상 의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두 가지를 잘 매칭 한다면 특정한 분야에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앞서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이에 학회는 다양한 회원들이 함께 공부하는 만큼, 임상과 기초를 조인하는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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